스토리 없기로 악명 높은 메이플스토리... 눈물 쏙 뺀 스토리도 있어
'마가티아'·'차원의 도서관'·'셀라스', 가슴 울리는 스토리로 호평
[게임플] ‘메이플스토리’엔 ‘스토리’가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종종 나온다. 그만큼 게임의 스토리에 대해 아쉬워하는 유저들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속에도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스토리가 몇 가지 있다.
최근 ‘메이플스토리’는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맞았다. 7년 만에 출시된 6차 전직과 파격적인 하이퍼 버닝 이벤트 등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데다가 경쟁작들의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덕분에 주변 PC방이나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메이플스토리를 갓 시작한 ‘메린이’ 유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이중엔 게임의 스토리를 물어보는 유저들도 종종 있다. 여느 다른 게임처럼 독특한 세계관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기대하며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이렇다. “스토리는 기대하지 마라.”
메이플스토리의 스토리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우스갯소리로 게임 이름에서 ‘스토리’는 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리멘 지역 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오르카와 팬텀의 대화는 게임을 모르는 유저들도 알 정도로 유명해졌고, “힘을 줘봐! 똥 싸듯이!”라는 최악의 대사로 대표되는 리마스터 이후 모험가 직업군 스토리 역시 악명이 자자하다.
게임을 직접 해보면 스토리의 부재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메이플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대도시 ‘헤네시스’의 스토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커닝시티’나 ‘페리온’ 지역의 스토리는 지역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들 수준에서 그친다.
테마던전 ‘버섯의 성’은 이제는 낡고 오래된 유행어와 농담으로 점철되어 재미가 없다 못해 불쾌한 수준이다. 흥미로운 스토리가 없으니 퀘스트를 이어갈 동기는 사라지고, 결국 사냥만 끊임없이 반복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하지만 가뭄에 콩 나듯 ,탄탄하게 짜인 플롯과 전개로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스토리도 분명히 존재한다. ‘스토리’를 찾아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한 신규 유저와 성장에 집중하느라 스토리를 놓친 기존 유저 모두를 위해 체험해 볼 만한 스토리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순서는 퀘스트 시작 레벨 순으로 정리했다.
■ 사막 한복판에 세워진 연금술사의 마을, 마가티아
니할 사막 지역에 위치한 ‘마가티아’는 인근의 사막 도시 ‘아리안트’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아리안트가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로 밝았다면, 마가티아는 늘 거대한 보름달이 떠 있다. 스테인드글라스와 증기기관 등으로 꾸며진 건물과 주민들의 복장에서 근대 서양을 모티브로 했음을 알 수 있다.
마가티아는 연금술사들이 모인 마을로, 이곳의 연금술사들은 연금술로 생명체를 연성하는 ‘제뉴미스트 학파’와 금속과 기계를 연성하는 ‘알카드노 학파’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유저는 이곳에서 두 학파의 연구를 지원하며 사막 한가운데 모인 연금술사들의 마을에 얽힌 비밀과, 이와 관련된 ‘검은 마법사’의 이야기를 파악하게 된다.
마가티아의 스토리가 특별했던 것은 메이플스토리의 상징적인 숙적인 검은 마법사의 이야기를 최초로 다뤘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을 주민 ‘필리아’와 ‘키니’ 그리고 ‘휴머노이드 A’에 얽힌 ‘실종된 연금술사’ 이야기가 큰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단순히 부가적인 스토리가 아닌, 마가티아의 중심 이야기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전개로 서서히 드러나는 전말과 이야기의 끝을 장식하는 여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아쉽게도 현재는 퀘스트가 일부 소실되어 그 감동이 덜해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체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다.
■ 메이플 월드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보관소, 차원의 도서관
100레벨 이후 차원의 거울을 통해 입장 가능한 ‘차원의 도서관’ 역시 유저들에게 큰 호평을 받은 콘텐츠다. 차원의 도서관은 메이플 월드에서 있었던 중요한 사건들이 기록된 책을 보관하고 있으며, 총 6개의 에피소드에서 유저들은 직접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2013년 차원의 도서관과 함께 업데이트된 에피소드 1·2·3은 인게임 플레이를 통해 설명되지 않았던 메이플스토리의 설정을 다룬다. 에피소드 1은 검은 마법사의 정체와 탄생의 비화를, 에피소드 2는 시그너스 기사단의 유래, 에피소드 3은 레지스탕스와 시그너스 기사단 사이의 불화를 소개한다.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이후 추가된 에피소드 4·5·6의 스토리는 더욱 풍성하다.
‘설원의 음유시인’은 검은 마법사의 침략에 맞서 싸운 영웅 ‘류드’와 생명의 초월자 ‘알리샤’의 이야기를 담았고, ‘그림자 연금술사’는 기존 부족했던 제로의 스토리를 보충하며, ‘샤레니안의 기사’는 과거 메이플스토리의 설정으로 남아있던 ‘샤레니안’ 지역의 전말과 함께 게임 내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듄켈’과 ‘엘리트 보스’의 과거를 다뤘다.
차원의 도서관 콘텐츠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살리는 BGM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차원의 도서관 메인 OST와 설원의 음유시인에서 사용된 ‘Forgotten Names’가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 별이 잠긴 미지의 심해, 셀라스
개인적으로 ‘셀라스, 별이 잠긴 곳’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에 깊게 남는다. PC방에서 스토리를 감상하다가 울컥해서 곤욕을 치를 뻔했다.
셀라스 이전 지역인 모라스와 에스페라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아쉽다는 반응도 있지만, 미지의 세계 심해에 대한 공포와 죄책감에 대한 묘사는 대사 한 줄 한 줄은 특히 가슴 깊이 다가왔다.
240레벨 이후 입장 가능한 셀라스는 앞서 다룬 모라스와 에스페라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모라스와 에스페라가 그란디스의 빛의 초월자 ‘타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에 반해, 셀라스는 메이플 연합의 일원인 ‘슈멧’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저와 일행들은 임무를 위해 바다 깊은 곳으로 잠수정을 타고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잠수정은 정체 모를 무언가에 의해 공격받아 반파된다. 잠수정을 고치는 과정에서 에델슈타인의 과거 잠수부대에서 근무했던 슈멧은 사고로 조난되어 목숨을 잃은 동료의 모습과 무전을 받게 되고, 유저는 알 수 없는 기현상의 원인을 찾고 함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것이 셀라스의 중심 스토리다.
조난된 잠수정에서 제비뽑기를 통해 구조자로 선택된 슈멧이 수면 위로 올라가면서 내려다본 바다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 같았다. 산소가 고갈되어 죽어가는 동료들은 서서히 바다 깊이 가라앉고, 그들의 잠수복의 불빛은 별빛처럼 아스라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별이 되어버린 동료들과, 가장 빛나는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 슈멧의 대비는 다시 생각해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큰 감동을 줬다.
지금까지 소개한 스토리 외에도 크리티아스로부터 이어지는 모라스와 에스페라의 스토리, 레헬른에서 펼쳐지는 메르세데스와 루시드의 스토리,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한 테마던전 아랫마을의 스토리도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레벨 이후 강제되는 스토리를 제외하면 시간의 도서관이나 아랫마을 스토리 클리어 달성률이 10%도 못 미친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처럼 메이플스토리에도 적지만 충분히 즐길만한 스토리는 남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메이플스토리의 스토리 전달 방식이다.
최근 메이플스토리는 260레벨 이후 그란디스 지역을 추가하면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 스토리를 경험한 유저의 수는 극히 적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스토리가 확장되면서 전개되는 방식은 좋지만, 이로 인해 대부분의 유저들은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와 동떨어진 채 과거의 이야기를 겨우 따라잡고 있다.
게임의 스토리가 성장의 동력이자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만큼, 후발 유저들도 즐길 수 있는 스토리 콘텐츠를 추가해달라는 유저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 메이플 '하이퍼 버닝' 후 2주... 다음 장벽은 '유니온 시스템'
- 메이플스토리 깜짝 방송 "6차 스킬 대개편, 인벤 슬롯 2배"
- 물 들어오자 노 젓는 '메이플'... '금은손' 이어 '원더베리'도 재출시
- “이 정도면 리듬게임” 메이플스토리, 너무 늘어난 스킬 개선될까
- 메이플스토리, 돌아온 '금손 어워즈'... 유저 반응 "폭발적"
- 메이플스토리, PC방 점유율 11% 육박... '끝 모르는 성장세'
- “비매너 행위 멈춰” 메이플, ‘스틸’ 처벌 칼 빼들었다
- '메이플' 6차 전직에 갈리는 희비... “리마스터가 먼저였나"
- 마블스냅 "매주 한 장 이상 카드 업데이트하겠다"
- 메이플스토리 '2분 대 3분' 쿨타임 갈등 심화... 대책 마련될까
- '메이플스토리'와 '세글자', 서비스 최초 '유튜버 컬래버' 뭉쳤다
- "바로 이거거든" 메이플, 프리미엄 헤어·성형 개선... 약속 지켰다
- 메이플스토리, 소통으로 이룬 편의성 개선… 6차 전직도?
- 메이플 신규 지역 '전함, 아르테리아'... 아쉬운 스토리 개선될까
- 혐오로 메워진 '메이플 리부트' 갈등, 이제 대책 필요하다
- 101레벨까지 쾌속 질주... 메이플, 20년 서비스 최초 '제로백'
- "후원하고 보상 받으세요" 메이플,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 공개
- '메이플스토리 크리에이터즈', 프로모션 문제 없앤 '상생 시스템'
- '메이플' 6차 전직, 20년 역사 '그 다음 시대' 바라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