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유저층 접속 높지만, 스팀 출시 유입 경쟁은 실패
유입 계속되는 '아크 레이더스', 팬게임 '덕코프'에도 밀려
여전히 나쁜 서버와 높은 장벽, 한국어 없는 한국어화 등 지적
8년 만에 스팀 정식 출시한 '이스케이프 오브 타르코프'가 신규 유저 확보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후발주자 '덕코프'와 '아크 레이더스'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준 모양새다.
'타르코프'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 유행을 일으킨 게임으로 꼽힌다. 러시아 개발사 배틀스테이트 게임즈가 2017년 오픈 베타를 실시한 뒤 파밍과 탈출 시스템의 공식을 정립하면서 인기를 끌었다.지극히 현실적인 생존 시스템과 사운드, 하드코어하지만 성취감 높은 전투가 고정 팬층을 형성해왔다.
이후 장르 계승을 노리는 도전작들이 다수 등장하고 사라지는 가운데, 최근 패러디 게임 '이스케이프 오브 덕코프'와 넥슨 엠바크 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가 선풍적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타르코프'의 정식 출시 및 스팀 입점이 비슷한 시기 이뤄지면서 익스트랙션 게임 정면 승부 판이 깔렸다.
그러나 스팀 플랫폼 맞대결에서 '타르코프'는 출시 첫날인 16일 동시접속자 4만 7천 명을 기록했고, 이후 하향세가 이어졌다. 기존 유저는 예전 구매한 클라이언트를 통해 접속하므로 스팀 통계와 관계 없지만, 정식 출시와 신규 시즌을 통해 스팀 신규 유저를 잡겠다는 계획은 흔들리고 있다.
반면 '아크 레이더스'는 주말마다 최고 동접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주말인 16일 48만 명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기록을 새로 세웠고, 향후 업데이트 일정도 촘촘하다. '덕코프'는 30만 동접 시기에 비해 내려왔지만, 그래도 '타르코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접속량을 기록 중이다.
'타르코프' 스팀 평가는 첫날부터 악평일색이었고,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글로벌 2만여 개 리뷰 중 긍정률은 32%에 그치면서 '대체로 부정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평가는 더욱 처참하다. 긍정 15%,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스팀 플랫폼 악평 핵심은 여전히 불안한 서비스 환경,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에서 나온다. 출시일에 몇 시간 동안 스팀 서버 접속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장애가 심했고, 고질병인 매칭 시간과 오류 및 버그 문제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정식 출시를 통해 튜토리얼 파트와 스토리라인을 보강했으나, 뉴비 진입에서 근본 과제인 인게임 가이드 및 설명 부재는 여전하다. 사실상 새 시즌일 뿐 게임 플레이가 달라진 것이 없으며, 사전 지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뉴비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도 그대로다.
한국에서 더욱 불만이 큰 이유가 있다. 한국어 지원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기본 UI만 번역됐을 뿐 신규 퀘스트 대화 등 텍스트 대부분은 현지화되지 않았다. 정식 스토리 분량도 전혀 한국어화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스팀 리뷰에서는 발전 없는 게임에 대한 비판, 니키타 부야노프 디렉터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만 보일 뿐이다.
레딧 등 서구권 커뮤니티에서는 '아크 레이더스'와 비교하면서 "게임 운영 마인드 차이가 크다"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유저 피드백 접수와 업데이트 간격, 로드맵 제시 및 이행에서 이미 긍정적 선례를 보여주고 있는 상대이기 때문.
아크 레이더스는 10월 말 출시와 동시에 공지를 통해 12월까지 업데이트 계획을 촘촘하게 알렸고, 1~2주 간격으로 꾸준히 업데이트해가며 이를 실행하고 있다. 솔로와 스쿼드 사이 듀오 매칭 배려 문제 역시 다수의 건의가 나온 지 며칠 만에 별도 매칭을 실시하는 등, 불만이 나오는 즉시 해결에 들어가면서 놀라움을 사고 있다.
반면 타르코프는 향후 무엇을 업데이트할지 예고는 하고 있으나, 구체적 일정 없이 1년 넘게 소식이 없는 경우도 많아 유저들이 속을 태운 사례가 잦다. 소통 창구를 활성화하고 매칭 환경도 원활하게 조성해야 신규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타르코프'가 당장 휘청거릴 가능성은 낮다. 오직 이 게임만 가진 매력이 존재하고, 그 덕에 고정 유저층은 탄탄하다. 그러나 새로운 유저층을 끌어들일 동력을 잃었다는 점이 아프게 다가온다. 익스트랙션 대표작이 '아크 레이더스'로 완전히 넘어갈 것인지, 혹은 또다른 구도 격변이 찾아올 것인지가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