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너스, 테네브리스 스토리의 지도력과 전투력 상실해
강력한 새로운 인물에게 밀린 주인공... 이전 세계관 설정 망가져

[게임플] 지난 6일 ‘메이플스토리’ 테스트 월드 업데이트와 함께 신규 지역 ‘전함, 아르테리아’의 스토리가 공개됐다. 다소 아쉬운 전개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기존 캐릭터성의 붕괴도 큰 비판을 받는다.

‘전함, 아르테리아’는 280레벨 이후 입장 가능한 지역으로, 7월 13일 정식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초월자 ‘제른 다르모어’를 따르는 사도 ‘레이나’가 이끄는 전함으로, 시그너스 여제가 가진 힘을 빼앗기 위해 메이플 월드를 침공했다.

아르테리아의 출몰과 그 동기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 검은마법사가 그란디스의 빛의 초월자 ‘타나’의 힘을 노린 것처럼 제른 다르모어 역시 시그너스의 초월자의 힘을 노리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신수의 정체와 힘 역시 시그너스 기사단 리마스터 이후 스토리를 통해 그 정체를 충분히 암시해 왔다.

문제가 된 부분은 기존 캐릭터성의 붕괴다. 우선 시그너스가 너무 유약하게 등장한다. 테네브리스 지역 이후 진행되는 스토리에서 시그너스의 캐릭터는 크게 성장했다. 검은마법사에 맞서는 메이플 연합의 지도자로서 통솔력있고 강인한 캐릭터로 변모한 시그너스는 전장에 직접 나서기도 할 정도로 지도자로서 강한 모습을 유저들에게 보여줬다.

그런데 이번 스토리에서 시그너스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 묘사됐다. 자신을 공격한 레이나에게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하면서, 자신이 죽어도 메이플 연합은 건재할 것이라는 허울 좋은 말만 되뇌인다. 테네브리스 스토리에서 지도자로서의 강단과 책임을 보여줬던 시그너스에게 어울리는 말과 행동이 아니다.

여기서 그녀를 납치한 레이나의 반응도 문제다. 메이플 월드를 침공한 레이나는 목적을 위해 휘하의 병사들을 장기 말 다루듯 이용하는 잔혹한 군주로 묘사됐다. 그녀는 자신을 쫓는 적들을 처치하기 위해 자신의 군대가 남아 있는 군함에 독가스를 뿌리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인물이 그럴듯한 위세만 보이는 시그너스를 군주의 자질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이질적이다. 오히려 지도자로서 너무 나약하다고 그녀를 비난하는 것이 훨씬 더 캐릭터에 어울린다.

여기에 맞서는 유저, 즉 대적자 역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인다. 앞서 메이플 월드의 초월자인 ‘검은마법사’를 비롯해 제른 다르모어의 사도까지 처치할 정도로 강력한 대적자는 레이나의 공격에 합 한번 제대로 맞춰보지 못하고 맥 없이 쓰러진다. 이렇게 되면 대적자에게 패배한 메이플 월드를 위협했던 검은마법사와 그의 군단장의 위엄은 소위 ‘스펙 인플레’에 밀려 추락하게 된다.

그 밖에도 기존 캐릭터인 오즈와 지그문트의 연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져 캐릭터성을 해쳤으며, 여제의 방패인 미하일은 이번 스토리에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메이플스토리도 충분히 매력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다. ‘꿈의 도시 레헬른’을 비롯해 ‘셀라스, 별이 잠긴 곳’의 스토리는 많은 유저들에게 호평받았으며, 아르테리아 이전 ‘죄인들의 낙원, 도원경’까지의 스토리 역시 메이플스토리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잘 녹여냈다. 이번 아르테리아의 스토리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직 수정할 시간은 충분하다. 남은 시간 동안 아쉬운 성우 연기와 함께 일부 연출 정도만 수정해도 아르테리아의 스토리 역시 충분히 좋아질 것이라 유저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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