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한 넷마블의 비밀

헛스윙이 극적으로 줄었다. 넷마블이 이제 휘두르는 족족 안타를 친다.

넷마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3% 증가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7일 유진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매출액은 6040억원, 영업이익은 315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예년에 비해 마케팅 지출을 효율화하고 흥행작들의 매출 안정화가 이어진 것이 주요 비결이다. 

넷마블은 2023년 상반기까지 신작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고전하기도 했다. 적자폭도 매 분기 커졌다. 하지만 당해 말부터 흥행 타율이 급상승했고, 2024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글로벌 흥행 '홈런'을 치면서 흐름을 우상향으로 바꿨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키워드는 빠른 트렌드 적응이다. 2023년 9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고전 중이던 넷마블에 위닝 멘탈리티를 심은 게임으로 의미가 깊다. 방치형 게임 시장에서 장기간 1위를 수성했고, 해외에서도 흥행 열풍을 이끌어내며 약 1개월 만에 누적 매출 4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2023년은 소규모 게임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방치형 및 키우기류 게임이 급성장한 시기다. 넷마블은 한 발 먼저 가능성을 열었고, 대형 게임사 중 가장 먼저 적극적인 방치형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방치형 유행이 정점에 달한 시점에 정확하게 출시하는 데 성공했고, 시장 팽창의 효과를 그대로 누렸다. 복잡한 추가 없이 간편한 UI와 직관적 시스템으로 방치형 유저 니즈를 따라간 전략도 유효했다. 매출은 물론, 세븐나이츠 IP의 기반을 다시 닦았다는 점에서 무형 자산으로 가치도 크다.

이어서 2024년 5월 글로벌 게임계를 뒤흔든 게임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다. 웹툰 원작 게임이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는 공식을 완전히 깼다. 첫날부터 500만 다운로드와 140억원 매출을 거두며 넷마블 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한 달이 되지 않아 글로벌 다운로드2천만을 넘기는 '국가권력급' 인기를 누렸다.

서구권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한 '나혼렙' IP를 최대한 충실히 구현했고, 웹소설과 웹툰 이상의 애니메이션 퀄리티 및 연출을 보여주면서 팬들과 신규 유저를 만족시켰다. 또한 주인공 성진우를 중심으로 한 독창적 액션 연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위 원신류로 불리는 전투 방식과 BM 중 일부를 차용하되, 무리해서 오픈월드를 따라하지 않고 액션에 집중한 것도 영리한 선택으로 꼽힌다. BM 역시 무작정 복사가 아닌 '나혼렙'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현재 수집형 게임에서 꼭 필요한 것만 벤치마킹하고, 어울리지 않는 것은 버리는 기획이 빛을 발한 것.

여기에 올해 3월 출시한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도 연타석 흥행을 이끈다. 출시 후 몇주 동안 구글 플레이스토어 1위를 차지했으며, 지금도 '리니지M'과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레드오션으로 불리기 시작한 경쟁형 MMORPG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위력이다.

이것 역시 장르 유저들이 원하는 점을 세밀하게 읽은 판단이 비결로 꼽힌다. 컨트롤은 간편하되 성장 체감을 확실하게 하고, 대규모 전투는 전략성 변수도 극대화해 과금으로만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도록 했다. SF 세계관 특성을 살려 인게임에서 얻는 매력적인 슈트 연출과 필드 스케일을 구현한 것도 강점이다.

점차 대세로 떠오르는 버추얼 방송계에 초기부터 뛰어든 곳도 넷마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다. 

실사형 버추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 활동으로 해외에서 선풍적인 화제를 모았고, 최근 신규 유닛 프리즈 브이(Priz-V)를 데뷔시켜 애니메이션풍 시장도 겨냥했다. 프리즈 브이는 5월 3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단독 팬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넷마블의 속도가 달라졌다. 그 결과는 시장 선도로 돌아온다. 트렌드를 따라가던 행보를 넘어서 먼저 예측한 뒤 앞서나가고, 게임 디테일을 보강해 유저 만족도를 올린다. 앞으로 보여줄 트렌드 카드는 무엇일까. 다음 주자는 3월 사전등록을 시작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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