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 싱글 게임 중 100만장 최단 기간 돌파
장르 진입은 적절했고, 이해도는 높았으며, 퀄리티는 압도적
일주일 만에 100만장이 팔렸다. 한국 게임 역사상 최단 기록이다.
크래프톤은 인생 시뮬레이션 신작 '인조이(inZOI)'가 4일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고 알렸다. 인조이는 PC 플랫폼 스팀을 통해 28일 얼리액세스 출시됐으며, 판매량에 더해 유저 평가 역시 '매우 긍정적'을 달리며 글로벌 흥행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빠른 판매고는 초기 지표부터 예견됐다. 얼리액세스 출시 직후부터 주말까지 전 세계 스팀 수익 1위를 달렸고, 그중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 초대형 시장 순위가 높았다. 스팀 동시접속자가 최대 8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순수 싱글 게임 기준에서 흥행이 결정된 접속량이다.
■ '배그'와 '데이브 더 다이버' 신기록, '인조이'가 다시 깨다
100만장 판매 기간 일주일은 글로벌 인기 게임들의 흥행 척도다. '페르소나3 리로드', '용과같이8' 등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게임들이 일주일 만에 100만장 돌파 소식을 알린 바 있다. AAA급이 아니라면 1~2개월 만에 100만장을 넘겨도 성공적인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조이는 그 기록을 완전한 신규 IP로, PC 단독 플랫폼으로 이뤄냈다. 크래프톤이 'PUBG: 배틀그라운드'로 세계에 이름을 날렸지만 인조이 유저층과 접점은 많지 않았다. 개발진 해외 인지도 역시 높지 않음을 감안할 때 비약적인 데뷔 성적이다.
한국 싱글 게임 최단 기록이 연달아 단축되는 추세도 고무적이다. 2017년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는 얼리액세스 100만장 판매까지 16일 걸렸다. 2022년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열흘 만에 100만장을 팔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기록을 크래프톤이 인조이를 통해 되찾아온 셈이다.
■ 정확한 시장 선택, 깊은 장르 이해도, 이미 검증된 퀄리티와 소통
글로벌 전 지역에서 판매 열기가 오른 첫 번째 이유는 정확한 시장 선택이 꼽힌다. 인생 시뮬레이션은 '심즈'가 수십 년 독점에 가까운 점유를 해온 장르다. 그만큼 경쟁작 진입이 어려웠으나, 심즈4가 10년 넘게 유료 DLC 판매가 반복되면서 대항마 등장을 바라는 팬들의 갈망이 커져왔다. 여기에 개발진의 깊은 장르 이해도가 호평을 이끌었다.
두 번째 이유이자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인 퀄리티다.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은 경쟁 대상이 없으며, 크래프톤 AI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한 커스터마이징과 창작은 그것만으로 플레이 동기를 제공한다. 향후 업데이트에 따른 기술 활용 여지도 크다.
아직 얼리액세스인 만큼 채워야 할 콘텐츠도 많아 할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장르 경험이 풍부한 유저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다. 심즈4 역시 처음에 기본 툴만 출시된 뒤 조금씩 채워온 게임이며, 인조이는 이미 더 진보한 콘텐츠를 갖췄기 때문. 최적화 문제 역시 장르 내에서 용납할 만한 범위다.
여기에 디지털 보안 솔루션 '데누보'를 과감하게 삭제한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자유로운 모드 창작 잠재력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장르의 거산 심즈에 끊임없는 존경을 표하면서 유저 친화적인 소통을 보여온 김형준 디렉터의 자세 역시 해외 호응을 이끌어낸다.
'인조이' 개발팀은 얼리액세스 출시 후 이틀 동안의 짧은 휴가를 마쳤으며, 일주일 동안 세 번에 달하는 핫픽스로 피드백 반영에 나섰다. 4월에도 단기 업데이트를 계속하는 한편, 5월경 공식 모드 플러그인 지원 및 콘텐츠 업데이트로 게임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국 게임 역대 최고의 초반 흥행 흐름을 탔다. 지금과 같은 디렉터 및 개발진의 소통 마인드, 적극적인 콘텐츠 추가가 뒷받침된다면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재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정식 출시까지 인조이의 행보가 게임계에서 중요해지는 이유다.
관련기사
- 인조이 최적화 고민 끝, '그래픽 옵션' 설정법
- 눈호강하고 다운 받자, 인조이 캔버스 '금손' 추천 리스트
- 인조이, 인생 시뮬 초보인 당신이 읽어야 할 가이드
- '심즈 잡았다' 인조이 출시 30분 만에 전 세계 인기 1위
- [시선 3.0] 크래프톤은 왜 갑자기 인조이를 만들었을까?
- [체험기] 먼저 해본 '인조이', 이런 플레이도 된다고?
- 인조이 아포칼립스 세계를 만드는 방법
- 인조이, 대세에 쐐기 박을 '5월 업데이트'
- 인조이, 치트 없이 5분 만에 돈 무한으로 버는 법
- AI 기술 꽃피운 크래프톤, '게임 재미'로 열매 맺다
- 크래프톤 김창한, 엔비디아 젠슨 황 대면... "로보틱스 확장 맞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