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기본, '매력'으로 팬덤 끌어당기기

네오위즈 'P의 거짓: 서곡'이 장기적인 IP 성장 궤도에 들어섰다.

'P의 거짓: 서곡'은 2023년작 PC-콘솔 액션 게임 'P의 거짓'을 토대로 개발해 6월 7일 출시한 DLC다. 본편의 과거 시점을 다루면서 사건의 진정한 비밀을 밝히는 프리퀄 스토리로, 신규 지역과 보스 외에도 전반적인 시스템 개편을 추가해 볼륨을 크게 높였다.

출시 후 기록한 메타크리틱 평점은 84점이다. 깜짝 출시인 만큼 리뷰 수는 아직 많지 않으나, 공신력 높은 매체들을 통해 호평으로 입증했다. IGN은 "새 지역은 대부분 신선하고, 보스전 중 일부는 게임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며, 본편 못지않게 만족스러운 스토리까지 더해졌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P의 거짓: 서곡은 숙련자라도 플레이타임 15시간 이상이 나올 만큼 스케일이 큰 DLC다. 최종 보스는 역대 소울라이크 중 손에 꼽힐 정도로 까다로운 전투와 역동적인 연출을 보였다. 무엇보다, 순수 액션을 기본으로 챙긴 채 유저의 감성을 함께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DLC를 향한 관심이었다. 지난해부터 빠른 DLC 출시를 기원하는 글로벌 팬들의 반응이 컸고, 7일 서머 게임 페스트 쇼케이스에서 '금일 출시'를 기습 발표하자 미국 LA 현장에서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P의 거짓' 본편이 2023년 출시 당시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것은 아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데이원 입점으로 서구권 유저 다수가 몰렸고,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 구매는 차순위였다. 또 그해는 역사상 손꼽힐 만큼의 명작 풍년이었다. 화제를 이끌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꾸준히 판매하고 기억되는 데 성공했다. P의 거짓은 글로벌 판매량 200만 장을 돌파했으며, 소울라이크 수작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위치가 됐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를 개발한 기욤 브로슈 CEO는 자신들의 선구자가 된 게임 중 하나로 P의 거짓을 꼽기도 했다. 

벨 에포크 시대 속 잔혹동화 소재는 게임 분위기를 독창적으로 만드는 원천이었다. 치밀하면서도 감성적인 시나리오와 내러티브 역시 장르 내에서 손에 꼽히는 완성도로 인정을 받았다. 액션도 훌륭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아트워크와 음악 등의 경험은 해외 '팬덤'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더 많은 유저가 이 세계관을 즐기도록 하려는 노력도 적극적이다. P의 거짓은 DLC 출시와 함께 난이도 전면 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레벨을 가장 어려운 난도로 두고, 아래 더욱 쉬운 모드를 2개 추가했다. 

하드코어 액션 계열은 아무리 편의성을 갖춰도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라이트 유저 입장에서는 기본 조작부터 낯선 경우도 많기 때문. 최대한 쉬운 난도 제공은 실력이 서툴러도, 너무 어렵게 느껴져도 이 게임이 지닌 매력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다.

DLC 최종 보스는 어떤 난이도로 해도 어려우나, 해결안을 P의 거짓 강점인 내러티브로 풀기도 했다. 스토리상 특수 조력자를 일으켜 함께 싸울 수 있고, 보스전 패턴 역시 이를 감안해 설계했다. 이 조력자는 쓰러져도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가능해 게임 내용에 따라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경험을 완성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전투의 어려움을 극복하면, P의 거짓 세계관과 캐릭터 및 이야기는 특유의 매력을 발휘한다. 이 점이 2023년부터 꾸준하게 팬덤을 키워오는 비결이 됐다.

최근 펀딩 돌풍이 대표적인 사례다. 10일 와디즈에서 열린 P의 거짓 공식 한국어판 아트북 펀딩은 단 하루 만에 목표 금액 달성률 2000%를 넘겼다. 가격이 42만원에 달했던 수공예 소피아 피규어 세트도 한정 100개 수량이 광속 품절됐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P의 거짓 IP의 문화적 가치가 크게 올랐음을 알리고 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전투 공략뿐 아니라, P의 거짓 스토리를 정리하고 분석한 영상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약 100만회에 달한 영상도 존재한다. 캐릭터 상품 역시 적극적인 판매고를 올리는 등 안정적인 상징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네오위즈와 라운드8 스튜디오는 P의 거짓을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했다. 서구권 주류 게임계에서 개발사와 개발진, IP 모두 인지도가 없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한국의 낯선 중견 개발사 하나가 갑자기 들고 나타난 소울라이크였다. 그리고, 감성을 흔드는 만듦새를 보여주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원초적인 전투 재미를 갖춘 게임은 많다. 오랜 기간 확장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이상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P의 거짓이 완성한 '매력'은 그런 교훈을 남겼다. 향후 차기작에서도 빛나는 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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