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과 '숲' 동시 대세, 'LoL'- '발로란트' 중심으로 흥행몰이
뉴비들의 팀 성장 스토리, 숙련자들의 코칭 몰입 모두 유익한 재미

게이머 대부분에게 '뉴비 성장기'는 낭만 중 하나다. 아무것도 몰라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 그런 초보를 알려주고 보듬어준 끝에 재능이 꽃필 때 보람과 성취감은 남다르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SOOP(아프리카TV)과 치지직에서 '유치원' 콘텐츠가 흥하고 있다.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한 게임의 임시 팀을 만들어 가르치고 경쟁하는 일은 흔했다. 하지만 유치원은 게임에 낯선 뉴비들을 중심으로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에 중점을 맞춘다.

이 개념이 처음 사용된 것은 수년 전 SOOP에서다. '배틀그라운드'와 '스타크래프트' 등 플랫폼 내 인기 게임 경험이 없는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마련한 것. 스타대학 등 진지한 대규모 대결과 다르게 훈훈한 재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만 굵직한 교육보다 소소하게 별개 운영하는 서브 콘텐츠에 가까웠다.

일본 역시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콘텐츠가 있었다. 한 유명 스트리머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강습회와 대회를 열었고, 여기에 버튜버들이 참여해 게임에 재미를 붙이고 몰입하면서 상상 이상으로 흥행을 거뒀다. 최근까지도 LoL 합동 방송이 열리고 수만 명이 시청하는 등 미디어 노출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미드 라인 설명에 '페이커'를 꺼내 한 번에 이해시킨 일본 강의 (유튜브 'k4sen' 채널
미드 라인 설명에 '페이커'를 꺼내 한 번에 이해시킨 일본 강의 (유튜브 'k4sen' 채널

최근 가장 흥행한 유치원 콘텐츠도 LoL에서 나왔다. 올해 2월경 치지직 방송에서 각자 게임에 서툰 원생들을 모아 교육시키고 대결해보자는 제안이 나온 것. 이에 따효니, 플레임, 러너, 소풍왔니 등 인기 스트리머들이 원장이 되어 대규모 유치원 콘텐츠가 장기간 진행됐다.

정식 대회 없이 돌아가며 가볍게 친선전을 붙는 방식인데도 유의미한 흥행이 나왔다. 명시된 것만 8개의 유치원이 창설되면서 뱅, 갱맘, 인섹 등 전 프로게이머들도 원장 및 코치진에 합류하며 스토리를 끌어냈다. 현재 방학 중이나, 대형 콘텐츠가 없는 시기에 다시 개학할 가능성이 높다.

게임을 못할수록 우대받는 장면도 재미다. 웃음도 커지고 가르칠 것도 많기 때문. 너무 성장한 원생을 고민 끝에 졸업시키거나, 입학 후보의 끔찍한 스킬샷을 보고 "마침내 인재를 찾았다"며 기뻐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흔히 보인다.

치지직 롤 유치원 일반적 구성, 아이언~브론즈 위주에 골드 한 명 정도가 중심을 잡는다 (이미지: 덥덥미)
치지직 롤 유치원 일반적 구성, 아이언~브론즈 위주에 골드 한 명 정도가 중심을 잡는다 (이미지: 덥덥미)

'발로란트' 활성화가 숙원이었던 SOOP에서도 유치원을 통해 답을 찾고 있다. 지난달 김된모와 김규태 등 전문 스트리머들이 앞장서서 원생을 모집했고, 고등부와 같은 숙련 스트리머도 함께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내전 분위기가 형성됐다.

원생들의 성장 서사 외에도 킴성태, 강만식 등 대형 스트리머들의 이야기가 함께 만들어지는 점이 크다. 그 결과 SOOP 카테고리 1위를 발로란트가 종종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인위적인 판 키우기가 아니라 서로 즐겁게 참여하고 시청자도 게임을 알아가는 선순환 효과다.

치지직 발로란트 역시 유치원과 비슷한 콘텐츠가 구상되고 있다. 스트리머 행돌은 최근 발로란트 스트리머 육성 콘텐츠 '발켓몬스터'에 참여할 뉴비를 공개 모집했다. 포켓몬 체육관 콘셉트로 관장들이 멘토링과 훈련을 맡고, 실전과 성장을 통해 서로 승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숲 카테고리 1위에 자주 뛰어오르기 시작한 발로란트
숲 카테고리 1위에 자주 뛰어오르기 시작한 발로란트

유치원 콘텐츠는 팀플레이 게임에서 특히 시너지를 발휘한다. 뉴비 위주로 모여 처음 팀 단위로 게임해보는 초기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생님들과 함께 게임을 알아가면서 합을 맞춰가는 과정은 그만큼 보상으로 다가온다. 경우에 따라 규모가 급성장하는 방송이 생기기도 한다.

시청자들 역시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챙긴다. 게임을 잘 몰랐다면 첫 과정부터 지켜보면서 고급 코치들의 가르침을 함께 받을 절호의 기회다. 이미 숙련자라면 채팅으로 같이 조언하면서 코칭 과정에 몰입하는 만족감이 있다. 

당분간 '인방 유치원'의 세계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다른 팀 게임 콘텐츠에 비해 스트레스가 적고, 교육할 여지가 많은 게임은 그밖에도 많다. 또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방송이 발굴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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