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줄 번역 하루 만에 완료, '일한' 번역에서 AI 힘 실감
"능력자들 활약에 감사... 베데스다보다 AI가 낫다" 반응
[게임플] 한국어 미지원으로 도마 위에 오른 '스타필드'가 유저들의 자발적인 한국어 번역 패치로 화제다. 인공지능(AI) 번역기를 바탕으로 한 놀라운 퀄리티가 이유다.
스타필드는 '폴아웃'과 '엘더스크롤' 시리즈로 잘 알려진 베데스다가 개발한 SF 액션RPG다. PC와 엑스박스 시리즈 X/S 플랫폼을 통해 9월 1일 선행 출시됐으며,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총력을 다해 준비한 우주 오픈월드로서 세계적인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지화 문제로 인해 한국 등 국가에서 수많은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공식 지원 언어가 9개에 불과하며, 그중 한국어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 소규모 개발사를 제외하면 한국어 지원이 당연해진 시대에 엑스박스 퍼스트 파티의 현지화 미흡은 정당한 비판 대상으로 평가된다.
국내 유저들은 게임 플레이를 위해 자발적으로 아마추어 번역팀을 결성했다. 그리고 선행 플레이가 시작된 9월 1일,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최초 버전의 한국어 패치가 커뮤니티에 업로드됐다. AI 번역을 이용해 모든 스크립를 한 번에 변경한 것이다.
당초 스타필드 번역 패치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발더스 게이트 3'와 같은 얼리액세스 과정도 없었고, 대사 스크립트 분량은 약 25만 줄에 달한다.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이하 스카이림)'보다 4배 이상 많은 양이다. '스카이림'만 해도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완전한 유저 패치까지 오래 기다려야 했고, 스타필드는 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번역이 필요해 적어도 수 개월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스타필드 패치는 출시 당일 나온 것도 모자라 놀라운 번역 품질을 보이고 있다. 모든 텍스트의 뜻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으며 긴 대사 역시 깔끔하게 우리말로 옮겨졌다. 고유명사 등 세밀한 표현은 이제 검수를 진행 중이지만, 이미 엔딩까지 게임 플레이에 하등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이는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옮기는 '일한' 번역의 편의성에서 나온다. AI가 한국어 번역에서 고생하는 포인트는 어순과 문화에서 나온다. 존대와 반말의 구분, 조사 처리는 현재 학습으로도 쉽지 않다. '발더스 게이트 3'의 경우 일본어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한 번역이 필요했고, 위와 같은 점에서 아직도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어는 우리말과 문법에서 유사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어순과 조사 활용법이 거의 같으며, 존대 등 경어도 문화적으로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점으로 인해 AI의 가장 큰 난관이 해결되고, 마법과 같은 당일 번역 완성이 가능해진 것이다.
유저들은 날로 발전하는 AI의 번역 성능에 감탄하면서도, 지금 시대에 거대 예산 게임을 이렇게라도 즐겨야 하는 현지화 상태에 재차 불만을 표하는 분위기다. 특히 공식 한국어가 없는 대신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NPC나 한류를 반영한 디자인은 발견되면서 베데스다를 향한 날 선 비판이 따라온다.
한국어 패치를 접한 유저들은 "하루종일 했는데 거슬리는 번역이 없었다", "좋은 능력 우리를 위해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거나 "인공지능보다 못한 베데스다"라는 반응을 함께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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