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는데 부실한 내용, 여전히 심의 신청 없어, 현지화 답변 회피

사과 내용은 부실했다. 현지화 의지도 없다. 거짓말 의혹마저 불고 있다.

베데스다는 25일, 엑스박스 코리아를 통해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한국 차단에 대한 사과를 전했다. 사과문은 한국어로 작성됐으며,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와 마이크로소프트(MS) 명의는 따로 표기되지 않았다. 

베데스다 측은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의 한국 출시가 지연되고 현지화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출시 지연 문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한국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인내와 이해에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더 나은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는 오직 한국과 러시아만 스팀 및 게임패스 구매 페이지에 접근이 제한됐으며, 한국은 시디키 등록조차 막혀 있다. 또한 심의 신청 등 한국 출시를 위한 기본적인 의지도 보이지 않아 국내 게이머들의 분노와 의문을 낳았다. 

그러나 한국 유저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게임 출시와 함께 한국 지역락이 걸린 것은 23일 새벽이며, 평일로 이틀 이상 지날 동안 그 어떤 문의에도 응답이 없었기 때문. 지역락이 걸릴 예정이라면 그 시점부터 안내가 있어야 하고, 늦은 시점인데도 구체적 계획 없이 부실한 내용에 비판이 따른다.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업하고 있다는 문구도 사실과 다른 답변이 나타났다. 게임위 입장에 따르면 베데스다 및 MS는 지금까지도 등급분류 관련 심의 신청이나 협력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항의가 거세지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둘러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배급사와 협력 중이라는 의미를 그렇게 전달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현재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는 한국 유통업체가 어디인지도 불분명하다. 이번 메시지에도 관련 업체 언급은 일절 없기 때문에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남아 있다. 

한국어 지원 여부는 결국 대답을 회피한 것도 화를 돋운다. 한국 출시 지연과 함께 현지화 미흡을 사과 대상에 넣었지만, 향후 계획에 대한 언급에서는 현지화만 빠져 있었다. 현지화를 보강할 것인지, 그럴 생각이 없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역락은 사안의 미스터리성에 더해, 그동안 베데스다가 꾸준히 해온 '한국 패싱' 논란이 폭발한 계기로 분석된다. 베데스다는 그동안 자사 주요 게임에서 대부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았다. 나아가 베데스다 대표 IP 싱글 대작 중 한국어를 지원한 역사는 없다. 

글로벌 AAA 게임들의 한국어 자막이 당연해지고 음성 더빙도 흔하게 나오는 실정에서, 한국 현지화를 회피하는 대규모 개발사는 베데스다가 유일하다. 특히 한국 출시를 위한 준비부터 전혀 하지 않은 채 철저하게 지역락까지 걸어 게임을 막으려 한 상황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베데스다는 2023년 '스타필드'를 출시해 엇갈린 평가를 받았으며, '엘더스크롤6' 등 신규 기대작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대작들도 한국 출시 및 현지화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지역락 사태에 대한 대응 내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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