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파이 나눠먹기 심화, PC-콘솔 신작들의 구체화 필요한 시기

[게임플] 엔씨소프트의 비전이 구체화되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엔씨는 9일 오전 9시,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실시한다. 2분기 및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물론 게임별 서비스 현황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다. 또한 하반기 영업계획과 향후 기대작의 출시 일정, 경영 방향을 엿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엔씨 매출은 4천억~5천억 원 사이, 영업이익은 4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예측이 맞아떨어질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 가량, 영업이익은 반 이상 떨어진다. 전 분기에 비해서는 비슷한 매출과 40% 가량 떨어진 영업이익이다. 

2021년 리니지W 이후 신작이 없었고, 오랜 기간 엔씨가 싹쓸이했던 전쟁 MMORPG 장르의 파이 나눠먹기도 원인으로 꼽힌다. 갈수록 커지는 영업비용 역시 영업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반기 이후 엔씨가 준비하는 청사진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최근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PC-콘솔 MMORPG 'TL'
최근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PC-콘솔 MMORPG 'TL'

엔씨소프트의 미래 비전은 크게 두 개의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나는 '리니지류'의 게임을 엔씨 외 업체들이 따라할 수 있느냐, 또 하나는 리니지류를 넘어선 글로벌 게임들을 엔씨가 만들 수 있느냐였다.

2023년은 양쪽 질문에 물음표가 더 추가된 시기다. '리니지M'의 원형을 모방한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올해 들어 타사의 전쟁 MMORPG들이 연이어 매출 최상위권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초창기는 엔씨만 가능했지만, 더 이상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포스트 리니지 결과물을 낼 필요성도 커진다. 'TL'의 베타 테스트 반응은 분명 좋지 않았다. 전반적인 그래픽 품질은 온라인 게임 가운데 최고로 꼽혔지만, 전투와 콘텐츠의 재미에서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유저 평가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향후 아마존 게임즈를 통한 해외 테스트 결과와 개선 방향성이 중요해졌다.

그 와중에도 리니지M은 오리지널의 위엄을 뽐내면서 엔씨 기반을 책임지고 있다. 수많은 모방작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매출과 장르 내 유저 수에서 1위 자리를 놓지 않는다. 다만 그 대안으로서 긴 시간 준비해온 신작들이 이제 결과를 보여줄 때가 됐다는 의미다.

PC-콘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M'
PC-콘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M'

엔씨 역시 미래를 위한 카드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 인공지능(AI) 연구 수준과 활용 사업 규모는 자타공인 업계 최고다. MMORPG를 벗어난 글로벌 시장 겨냥 신작도 '엔씽' 프로젝트를 기치로 내걸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토리 기반 인터랙티브 게임 '프로젝트M'과 루트슈터 게임 'LLL'은 PC-콘솔 플랫폼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멀티플랫폼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로 대중적인 지점을 공략하기도 하고, MMORTS '프로젝트G'로 전략 마니아들도 함께 겨냥한다.

엔씨는 이번 지스타 2023에서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위와 같은 글로벌 콘솔 게임들을 실제로 시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스타 엔씨 부스는 게이머들을 위한 축제인 동시에, 업계에서 엔씨의 미래를 비춰주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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