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된 과금, 서구권 유저 다수에게 매력 전달해야
하반기 출시까지, 강점인 비주얼과 필드 콘텐츠 극대화 필요
[게임플] '쓰론 앤 리버티(TL)'가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실적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지난주 'TL' 베타 테스트가 끝난 뒤, 게임계와 증권가에서 엔씨의 향후 행보를 전망하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테스트 과정에서 뛰어난 그래픽과 월드 설계를 선보인 한편, 전투 등 플레이 경험 방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진 바 있다.
엔씨는 TL을 PC-콘솔 대작 MMORPG로서 장기간 개발해왔다. 하반기 글로벌 동시 출시가 목표다. 여러 차례 출시 일정이 연기됐고 최근작 '리니지W'가 2년 전이기 때문에, 엔씨 입장에서는 반드시 연내 출시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인다.
엔씨에게 새로운 사업적 도전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리니지M'을 필두로 한 모바일 MMORPG를 연속 출시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황금기를 만들었으나, 서비스 게임들 실적이 하향안정화되면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엔씽' 문화를 통해 2014년부터 다양한 장르 신작 출시로 해외 시장을 노릴 계획이다.
그만큼 TL이 가진 위치는 중요해졌다. MMORPG는 국내외에서 가장 크고 안정적인 캐시카우 장르다. 새로운 플래그십 타이틀로 내세울 정도로 대규모 개발을 투자했다. 다양한 도전을 위해서는 TL이 최대한 많은 지역에서 흥행에 안착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베타 테스트를 한번 더 실시할 것이라는 계획이 나온다. 이것이 출시 전 최종 점검일 가능성이 높다. 남은 몇 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담금질할 분야도 이 단계에서 확정해야 한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지난 CBT에서 유료 확률형 아이템 상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순히 상품을 감췄다고 보기에는, 퀘스트 보상 구조부터 확률형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가 여럿 존재한다. 수익을 위한 상품은 시즌 패스와 치장 아이템, 소모성 아이템에 치중됐다.
모바일 '리니지'들의 고실적은 상위권 유저들의 막대한 과금액이 중심 기반이었다. 흥행 지역은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몇개 국가에 집중됐다. 반면 TL은 페이투윈에 민감한 글로벌 시장, 그중에서도 서구권을 겨냥한 BM이다. 콘솔 플랫폼을 통해 여전히 콘솔 비중이 PC보다 높은 북미 환경도 고려했다.
결국 TL의 사업적 흥행은, 완화된 과금을 무기로 최대한 많은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서 나온다. 글로벌 MMORPG로서 당연한 성공 조건이다. 조건 달성을 위해서는 결국 BM뿐 아니라 재미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엔씨의 새로운 사업 영역인 만큼 불안감은 있다.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 이를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욱 건강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 발판이 생기기 때문에, 내년부터 출시할 PC 및 콘솔 도전작
이미 엔씨는 '길드워 2'로 서구권 시장에서 성공한 이력이 있다. 비록 엔씨 자체 개발은 아니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주도하면서 현지 MMORPG 유저들이 원하는 재미를 갈고 닦은 바 있다.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길드워 2는 서구권 접속자에서 장르 상위권을 유지할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길드워 2의 흥행 비결은 단편적으로 월드 대 월드(WvW) 콘텐츠만 주목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를 파고들수록 성장 과정에 탐험을 녹인 즐거움이 많은 유저를 보유한 비결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필드에서 다채롭게 발생하는 돌발 이벤트, 지역별 레벨 스케일링 등의 월드 시스템이 엔드 콘텐츠까지 올라가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TL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월드 채우기를 재차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다행히 TL은 심리스 월드 구성과 그래픽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남은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최종 과정에서 이 장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생긴다. 각 지역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스토리텔링으로 플레이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의 수단으로 꼽힌다.
TL은 엔씨의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져야 할 게임이다. 대규모 세력전은 베타 테스트에서 온전히 체험하기 어려웠다. 대신 그 콘텐츠까지 성장하는 길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지녔다. 출시까지 남은 기간, 영역 확장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지켜볼 이유가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