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국내 게임계 최초 연구 조직 설립, 차세대 게임 탈출구 될까
[게임플] 주가 부진에 빠진 엔씨소프트가 AI 기술을 기반으로 반등을 예고한다.
16일 오후 기준 엔씨 주가는 30만원을 약간 넘는 선에서 등락을 오가고 있다. 2017년 이후 약 6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쓰론 앤 리버티(TL)'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리니지' IP의 뒤를 이을 결과물이 절실해졌다는 평가다.
엔씨는 시장과 유저의 반응을 받아들여 자사 기술의 역량을 입증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기본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AI(인공지능) 기술이다.
최근 엔씨 유튜브를 통해 양질의 AI 콘텐츠가 마련되는 점도 독특하다. 이달 들어 공개를 시작한 ‘비 휴먼(Be Human)’은 생성형 AI 시대의 인간 역할을 탐구하는 영상 콘텐츠 시리즈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인사이트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첫 번째 석학은 MIT 미디어랩의 토드 마코버(Tod Machover) 교수다.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로 불리기도 한다. 마코버 교수는 창작자의 눈을 통해 창의의 본질과 생성형 AI 시대 인간 공존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이자 엔씨 사외이사인 최재천 교수가 출연했다. 국내에서 가장 친숙하게 알려진 진화생물학자다. 최 교수는 인류와 AI가 서로 우열을 논하기보다 자연의 섭리인 다양성의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엔씨의 AI 키워드는 갑자기 제시된 것이 아니다. 엔씨 AI 연구 TF 조직이 처음 출범한 것은 12년 전인 2011년이다. 국내 게임계에서 가장 빨랐으며, 전체 산업 기준에서도 일찌감치 AI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연구를 지속해왔다.
현재 AI센터와 NLP센터로 나뉘어 전담 연구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연구 인력만 300명을 넘겼다. 엔씨 서비스 게임에 활용하는 한편 프로야구 콘텐츠 제작, 일기예보 등 바깥 산업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기술의 기본 역량은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가 주최한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 3차 대회에서 엔씨 산하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것. 총 175팀, 935명이 참가한 국내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챌린지 경진대회로 꼽힌다.
엔씨가 개발 중인 콘솔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게임 '프로젝트M'은 내부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다. 디지털 휴먼 제작에 사용된 AI 보이스, 페이셜 애니메이션 등을 개발에 적용해 효율과 퀄리티를 모두 올리고 있다.
GDC에서 발표한 디지털 휴먼의 표정 및 립싱크 애니메이션은 ‘Voice-to-Face’ 기술을 활용했다. 대사나 목소리를 입력하면 상황에 맞는 얼굴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AI가 중요한 이유는 기업 입장에서 개발 시간 단축과 퀄리티 향상, 유저 입장에서 더욱 다채로운 패턴의 플레이 경험을 모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는 국내 게임계에서 이 분야를 앞서나간다. 차기작들에 활용할 경우 높은 잠재력을 입증할 가능성도 있다.
엔씨는 AI 기술과 높은 그래픽을 집약해 차세대 게임을 개발하는 한편, MMORPG를 탈피한 장르 다양화와 콘솔 시장 준비로 미래를 대비할 계획이다. 엔씨의 반격이 언제 시작되느냐가 시장의 변수를 가져오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