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자리' 문화, 유저 수 급증하며 심화
하이퍼 버닝으로 단기간 내 캐릭터 수 급증하며 사냥터 부족 호소
신규 지역 도원경, 유저 수 비해 사냥터 적어 자리 매매 발생하기도

[게임플] “도원경 겨울 3 자리 삽니다”라는 고확(고성능 확성기)을 채팅창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75레벨 이상 유저를 위한 신규 지역 도원경의 자리 경쟁이 치열해져 자리를 사고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적용된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 ‘뉴 에이지(NEW AGE)’ 덕분에 메이플스토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호황을 맞았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의 성장 지원과 편의성이 개선된 이벤트, 그리고 무엇보다 유저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6차 전직의 등장 소식은 신규 및 복귀 유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메이플스토리는 PC방 점유율 10%를 넘기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14개 서버 중 6개 서버가 신규 캐릭터 생성이 제한되는 초유의 사태도 겪었다.

시간이 지난 오늘(20일) 대형 월드 4개의 생성 제한이 해제되면서 열기가 조금 가라앉은 듯했지만, 이제는 게임 속 유저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자리’ 차지를 위한 경쟁이다.

메이플스토리 '자리'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
메이플스토리 '자리'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

메이플스토리엔 ‘자리’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지역마다 지형과 등장하는 몬스터의 수가 다른 사냥터가 있는데, 유저들은 이 사냥터에 자리를 잡아 몇 분, 혹은 몇 시간을 사냥한다. 지형이 깔끔하고 등장하는 몬스터가 많은 사냥터는 인기가 많은데, 누군가 먼저 선점한 자리를 빼앗으면 안 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어 유저들은 좋은 사냥터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한다.

리부트 월드와 일반 월드 사이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소위 ‘리부트 대란’의 여파로 기존 유저들이 대거 이주한 리부트 월드는 정상적인 콘텐츠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전체 유저 수 대비 220레벨 이상 유저 수 비율이 12.5%로 전체 4위를 기록한 리부트 월드에 기존 유저들이 하이퍼 버닝 이벤트 참여로 신규 캐릭터 수가 대폭 늘면서 자리 경쟁이 심각해졌다. 220레벨 이후 지역인 레헬른부터는 모든 채널의 모든 사냥터가 가득 차 파티를 맺어 일일 퀘스트를 진행하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지경이다.

이는 일반 월드도 마찬가지다. 버닝 월드 개설로 인해 신규 유저는 버닝 월드로 분산됐지만, 일반 월드의 상위 레벨 전용 지역에선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신규 지역 도원경의 '빛이 약한 여름 3' 사냥터
신규 지역 도원경의 '빛이 약한 여름 3' 사냥터

경쟁이 가장 심한 곳은 ‘도원경’이다. 뉴 에이지 업데이트와 함께 275레벨 이상 입장 가능 지역으로 추가된 도원경은 사계를 모티브로 한 지역으로, 계절마다 3개씩 총 12개의 사냥터로 구성돼 있다. 그 중 ‘3’이 붙은 사냥터는 편한 지형과 높은 몬스터 수 때문에 현재 최고의 사냥터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리부트 월드 다음으로 260레벨 이상 유저 수가 많은 루나 월드에서 도원경에 입장 가능한 캐릭터의 수는 8,600명이 넘는다. 8,600명이 저 12개의 사냥터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판국이다.

사냥터의 수에 비해 유저 수가 너무 많으니 자리를 매매하는 상황이 생기고, 커뮤니티에선 다른 유저의 자리를 뺏는 ‘스틸’로 인한 불만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앞서 리부트 월드에서도 볼 수 있듯 이는 단순히 상위 유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성장이 난이도가 대폭 낮아진 현재, 하이퍼 버닝으로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에게도 곧 닥칠 미래다. 게임의 애정을 갖고 함께 나아가는 유저들을 위해 어떻게 해결책을 내놓을 것인지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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