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캐릭터와 스토리 복귀, 곧바로 균형 잡힌 만족
'콜라보 스토리'에만 집중한 설문조사 최초 실시... 해답 찾을 수 있어
'승리의 여신: 니케'가 오리지널 캐릭터와 스토리로 돌아왔다. 에반게리온 콜라보레이션을 둘러싸고 벌어진 갑론을박도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니케'는 지난 12일 업데이트에서 신규 스토리 이벤트 'FOR REST'와 캐릭터 '트리나'를 추가했다. 보타닉 가든 소속 트리나는 공들인 콘셉트와 디테일로 '니케'다운 디자인을 선보였고, 유저들 역시 유튜브 및 SNS 댓글을 통해 환영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트리나와 리타가 주연으로 등장한 'FOR REST' 이벤트 스토리도 기대 이상 반응을 얻는다. 2주 단위 이벤트로 가볍게 쉬는 내용이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진지한 이야기와 메시지 전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체 세계관에 대해 흥미로운 단서가 섞이면서 이야기거리를 추가로 던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유저들을 반갑게 하는 것은 트리나 성능이다. 장점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당장 반드시 뽑아가야 하는 수준은 아니다. 최근 에반게리온까지 계속 이어진 연속 성능캐 러시에 재화가 고갈된 유저들이 마침내 쉬어가며 재화를 모을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동안 니케를 글로벌 흥행작으로 만든 원동력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이다. 2D 스파인으로 표현하는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의 역량을 발휘했고, 캐릭터 서사와 대사에 깔린 감성도 다른 서브컬처와 차별화된 방향이 있다.
반면 지난 에반게리온 콜라보 내용은 니케 본연의 매력이 아니었다. 캐릭터도 유저 감성과 거리가 있었고, 성능은 매우 좋아 재화를 투자해야 했다. 여기에 기존 캐릭터들 존재감이 희석된 스토리도 불만이 나왔다. 다시 돌아온 '니케' 창작에 유저 반가움이 큰 이유다.
시프트업과 레벨 인피니트도 이번 콜라보 반응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듯하다. 최근 열린 인게임 설문조사는 '스토리 설문 조사'라는 배너를 명시했다.
오직 스토리만 뚝 떼어 유저 의견을 물어본 것은 처음이다. 오리지널 스토리는 혹평을 들은 적이 거의 없었던 만큼 그동안 불필요했다. 설문 내용은 에반게리온 콜라보 스토리 관련이다.
보통이나 불만족으로 답했을 경우 2개 파트 중 어느 것이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스토리 설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스토리 표현에 문제가 있던 캐릭터는 무엇인지를 모두 적을 수 있다. 물론 건의하고 싶은 점을 자유롭게 적도록 하는 서술형 문항도 존재한다.
응답 결과는 내부에만 공유되나, 좋은 결과는 아닐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커뮤니티 바깥의 라이트 유저들 역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은 높다. 일본에서도 1차와 2차 모두 매출이나 유저 수에서 좋지 않은 성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 분위기가 미지근한 일은 이전에도 잦았다. '체인소 맨',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도 유저들이 반기는 내용은 아니었다. 단 에반게리온은 니케 캐릭터들의 일관성도 침범했다는 평가, 지나치게 강한 캐릭터 성능으로 인해 더욱 불만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콜라보를 없앨 수는 없다. 타 게임과 콜라보를 전혀 하지 않는 서브컬처 게임은 극히 드물다. 화제가 항상 몰아치는 업계인 만큼, 바깥 유저들에게 존재감을 알리는 유입 동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공 사례도 존재했다. 2023년 '니어: 오토마타' 콜라보는 캐릭터와 스토리 모두 호평을 받으면서 니케가 전성기로 나아가는 길에 큰 탄력을 줬다. '데이브 더 다이버'처럼 최고의 미니게임 퀄리티로 또다른 방식의 가능성을 보인 콜라보도 있었다. 차기 콜라보로 예정된 자사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역시 기대감이 있다.
대신, 콜라보의 빈도와 콘텐츠 침범 수준은 중요한 조건이다. 니케 유저들이 흔히 하는 표현 중 '캐릭터에 홀려 왔다가 스토리로 붙잡히는 게임'이 있다. 그만큼 팬덤에서 스토리 중요성과 가치가 크다. 세계관이나 분위기가 맞지 않는 게임이 장기간 스토리로 엮이면 좋은 반응을 얻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의미다.
게임과 게임의 콜라보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스토리 속 스케일을 크게 늘리지 않아도 서로의 매력을 살릴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다시 오리지널 창작 역량을 입증하고, 유저 반응을 세세히 분석한다면 '니케'에 큰 걱정은 없다. 앞으로 어떤 답을 찾을 것인지가 흥미로워지는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