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에게 주는 경험, 감성 유지하되 현세대 플레이 성향 맞게
'마비노기'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크게 2개다. '생활', 그리고 '낭만'이다. 이것이 결합하면 마비노기만이 가진 감성으로 '모험'이 꽃핀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3월 27일 출시되는 플랫폼 확장 카드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절대 바꾸지 않는 방향성이 있다. 원작의 기본 틀, 거기서 밀레시안들이 느낀 판타지 라이프 감성을 지금 시대에도 전달한다는 것이다.
원작 마비노기는 서비스 21주년을 넘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일정 시기에만 플레이해본 유저도 많고, 그만큼 각자 가진 이미지도 다르다. 던바튼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뛰며 돌아가니거나, 함께 악기를 들고 연주하는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 관련 추억도 그런 편린 중 하나다.
다만, 마비노기 역시 지금은 초창기처럼 양털을 깎고 모닥불 앞에서 놀며 시간을 보내는 성향은 많지 않다. 물론 아르바이트는 여전히 핵심 콘텐츠 중 하나지만, 여러 갈래로 파생된 활동을 통해 얻은 성장은 결국 전투에서 완성하는 구조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감성을 유지하되 트렌드를 잃지 않는 것이 목표다. 위와 같은 마비노기 IP 특성상, 모험과 전투의 디테일이 얼마나 살아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모험 방식과 감성을 살리는 선에서 최근 게임들의 전투 강점을 결합하는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마비노기 시리즈에서 항상 강조해온 유저 경험 키워드는 '특별한 나'다. 자신이 특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느낌을 플레이 내내 제공하는 것. 주인공이 되어 진행하는 메인스트림 콘텐츠가 핵심 서사인 이유다.
원작의 경우, 게임 시작부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유저가 나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도록 유도했다. 마비노기 상징 NPC인 '나오'가 직접 내려와 유저를 안내하고 메시지와 선물을 전하며, 그 뒤에도 메일을 통해 꾸준히 케어하는 듯한 감성을 전달한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게임 시작 흐름이 조금 바뀌면서 다른 연출을 통해 이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차원문을 타고 들어와 어떤 괴물에게서 탈출하며 나오를 만나게 되는데, 이런 시작에 관한 비밀 역시 유저의 특별한 존재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
현세대 모바일에 맞춘 쾌적한 모험도 중요하다. 실시간 협력 위주 전투는 트렌드에 맞추기 가장 까다롭다. 모바일 콘텐츠가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서는 이것을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즐거움을 주는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
개발진에 따르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버튼을 누르는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바뀐다. 전투, 스킬, 장비 아이템 등은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클래스와 스킬 세트가 바뀌도록 한다. 스킬 성장 절차는 더 간소화하고, 생활계 스킬은 전투 스킬과 구분되도록 정리한다.
악기 연주 부분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옆에서 합주 버튼을 누르면 간단히 함께 연주를 시작할 수 있다. 또 다른 유저와 무언가를 편하게 주고받으며, 친구와도 함께 다니며 플레이 가능한 필드를 지향하고 있다.
2025년은 분명 '쇼츠의 시대' 한복판이다. 정보 전달 시간이 길어지면 집중력을 쉽사리 잃어버린다. 하루에 요구하는 최소 플레이 콘텐츠도 짧아야 한다. 통학 및 출퇴근 시간에 기본 '숙제'를 다 끝낼 수 있을 정도가 가장 좋다.
감성을 유지하되 템포는 조금 더 빠르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만큼 짧은 시간에 감성 충족을 시키고, 다른 유저 혹은 NPC와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게임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숙제는 짧고, 재미로 파고들 콘텐츠는 깊게. 최근 인기를 얻는 모바일 RPG들의 공통점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획력과 콘텐츠 설계, 그리고 원활한 서버 기술력이 필요하다. 넥슨과 데브캣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때 마비노기 확장의 성패가 나온다. 3월 27일, 이들의 플랜이 트렌드에 맞는 감성 모험으로 재탄생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