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힐링 라이프'의 핵심, 생활과 교류 유도하는 구조 만들기

퀘스트가 아니다. 아르바이트다.

데브캣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마비노기 모바일'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랜 개발 기간과 투자로 게임 바깥에서도 화제가 됐지만, 역시 '마비노기' IP가 현세대 모바일 환경에서 부활 가능할지가 가장 큰 화두다. 

지난 쇼케이스를 통해 개발진이 고민했을 부분도 짐작할 수 있다. 마비노기의 감성을 담기 위해서는 판타지 힐링 라이프와 유저간 감성적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전투만 반복할 때는 이를 담을 수 없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 흐름을 역행해야 한다.

결국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 일부 시스템을 모바일에 맞게 변형하되, 다수 시스템은 원작의 틀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변함없이 남아 있는 것 중 대표적인 키워드가 바로 아르바이트다.

'마비노기' IP에서 아르바이트는 낭만의 상징이다. 마을에서 다양한 생산 활동을 하는 NPC를 찾아가 조건을 맞춰 일을 수주하고 실행해 보상을 받는다. 이 기본 뼈대는 일반적인 RPG와 같으나, 전투와 거의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원작은 각 점포마다 일을 받을 수 있는 게임 속 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각기 다른 제한 시간도 존재했다. 정말 현실적인 판타지 세계에 들어왔다는 몰입을 하게 만든 장치 중 하나다. 보상도 단순한 성장 재료가 아니라 점포마다 달랐다. 음식, 장작, 포션, 보석 등 각 일의 성격에 맞는 물품을 받을 수 있었다.

전투는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 대장간, 잡화점, 은행, 서점 등 말 그대로 마을과 얽힌 공간에서 각자의 작업을 수행한다. 의류점에서는 옷을 만들고, 주점에서는 손님들을 위해 악기를 연주한다. 수많은 아르바이트 가운데 자신이 성장하고 싶은 능력 관련으로 시간표를 짜 생활하는 것도 가능했다.

자칫 지루하고 반복적일 수 있는 생활 콘텐츠를 의뢰와 시간 관리 개념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신선했다. 아르바이트를 충실히 다니는 사이 사람들을 만나고 관련 능력을 성장시키며, 보상을 받아 자신의 주머니도 풍성하게 채우는 선순환이 즐거움의 핵심이었다.

마비노기 모바일 역시 팬들이 가장 진하게 기억하는 아르바이트 낭만을 되살릴 것으로 보인다. 양털 깎기, 우유 짜기, 약초 캐기 등 소박한 힐링 라이프를 다수 준비한다. 원작과 같이 마을 사람들의 일손을 도와주는 개념으로 일상 즐기기와 성장을 유도한다.

모닥불 관련 콘텐츠가 발표됐기 때문에 이와 엮이는 행위들도 아르바이트 지원이 가능하다. 악기 연주와 춤 추기가 대표적이다. 또 각종 제작 및 배달 업무도 모바일 내에서 충분히 지원될 여지가 크다.

가장 궁금해지는 점은 시간 관리다. 원작 마비노기는 현실 시간의 일정 부분을 주기적으로 게임 속 하루로 환산했다. 반면 모바일 환경에서는 몇십 분을 대기하면서 아르바이트가 열리길 기다리기 어렵다. 간편하게 찾아가고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어지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가 핵심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3월 27일 모바일과 PC로 출시된다. 낭만을 그리워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판타지 힐링 라이프의 재현을 노린다. 아르바이트를 살피면, 생활 콘텐츠의 감성 전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