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인파, 가장 깔끔한 질서 유지와 내부 운영
게임, 애니, 방송, 버추얼 어우러지는 '취향 존중'의 현장
서브컬처 축제, 이제는 문화적 축제로

이틀 동안 열린 서브컬처 대표 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지만, 더욱 의미 깊은 점은 깔끔한 운영과 이용이다. 

AGF 2024가 7일과 8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조직위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올해 총 입장객 수는 72,081명이다.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하면서 또다시 역대 최대 관람을 경신했다. 특히 게임 부스에 인파가 집중되면서 '지스타'에 버금가는 축제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졌다는 평가다.  

아른 아침부터 대기줄이 킨텍스 주변을 둘러쌌지만, 1전시장 5개홀 전체로 파격적인 확장을 하면서 쾌적한 내부 진행을 보였다. 내부에서도 각 부스별로 체계적인 대기줄 구성과 QR코드 예약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질서를 유지했다.

레드스테이지 좌석 예약제와 패스트 티켓 신설로 '철야 대기' 문제를 해소했다는 점도 호평이다. 그럼에도 전날 밤부터 찾는 관람객이 소수 있었으나, 입장 우선권 없는 대기 공간을 만들어 안내하면서 원활한 해결에 성공했다. 

AGF의 명물, 물품보관소 옆 'DJ Kazu' 애니송 스테이지도 공간 체계가 갖춰졌다
AGF의 명물, 물품보관소 옆 'DJ Kazu' 애니송 스테이지도 공간 체계가 갖춰졌다

■ 무수한 서브컬처 취향... '취존'과 '시너지'의 현장

관람객들의 질서 준수도 훌륭한 사례로 남는다. 작년까지는 인파 급증에 휘말리면서 다양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올해는 역대 최다 관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안전 사고 하나 없이 성황리에 AGF를 마무리했다.

애니메이션, 게임, 버추얼 방송 등 다양한 취향 카테고리가 나뉘는 가운데 서로 충돌 없이 오히려 시너지를 낸 점도 엿보인다. 서브컬처는 그 속에서 무수하게 취향이 분화된 만큼 신경전이 벌어지기 쉬우나, 이제는 서로의 콘텐츠가 콜라보나 방송을 매개로 섞이며 '취존'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국내 버튜버 그룹 스텔라이브의 이번 AGF 활동이 대표적이다. '명조' 특별 스테이지, 부시로드 부스 콜라보 굿즈 상품, 디앤씨미디어의 L노벨 포토존, 애니플러스 굿즈샵과 콜라보 카페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모습을 보였다. 또 레드스테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토크와 라이브 무대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림버스 컴퍼니' 대기줄의 시작점을 찾아 한참을 역추적해야 했다
'림버스 컴퍼니' 대기줄의 시작점을 찾아 한참을 역추적해야 했다

■ '림버스 컴퍼니' 이 정도였네... '전시관 횡단 대기줄' 장관

'명조'는 메인 스폰서답게 최대 규모 부스와 함께 광범위한 프로그램을 부스 곳곳에서 펼쳤다. 그밖에 순수 방문객 물량으로 대세를 알린 '니케', 스토브 러브랩과 주요 신작을 예고한 스마일게이트가 주요 부스로 꼽힌다. 스마일게이트는 관람객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리프레쉬 존을 따로 제공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규모 대비 인상적인 화력을 보인 부스는 단연 '림버스 컴퍼니'였다. 입장이 막 시작된 아침부터 굿즈 대기줄이 몇 시간 단위로 길어졌고, 오전 11시도 채 되지 않아 통행 및 안전 이유로 대기를 잠시 마감했다 재개하는 일을 반복했다.

특히 프로젝트문 김지훈 대표 겸 디렉터의 사인회 줄은 AGF 전시관 전체를 횡단 관통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면서 조기 마감됐다. 특별한 무대 이벤트를 따로 열지 않아도 굳건하고 열광적인 팬덤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한국 마작 유행의 아버지(진짜) 따효니의 '작혼' 대결 콘텐츠
한국 마작 유행의 아버지(진짜) 따효니의 '작혼' 대결 콘텐츠

■ 업체와 방송인 모두, '깊은 이해도'로 접근한 현장

스트리머 활용도 단순히 홍보 모델을 넘어 관련 게임 이해도에 맞춘 캐스팅이 돋보인다. 일례로 마작 유행의 불을 당긴 스트리머 따효니가 요스타 '작혼'으로 대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서브컬처 전문 방송 샘웨와 종말맨이 '명조' 토크쇼에 나섰다. 

각 게임의 팬들에게도 친숙한 얼굴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람객 시선이 몰리고, 호응도 더욱 크게 돌아오는 선순환을 낳았다. '기본 이해도를 갖출 것'은 서브컬처 참여의 필수 조건 중 하나고, 게임사들의 부스 구성에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AGF 2024는 작년의 비판을 대거 고치면서 훨씬 성숙하고 거대한 축제로 거듭났다. 2025년 더욱 의미 깊은 '취향 대통합'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지금 추세라면 1년 뒤를 기다릴 가치는 충분하다.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은 메인스폰서 '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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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리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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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조 굿즈샵 디자인은 'GS25' 콜라보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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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GF의 상징 같은 넷마블 '페그오'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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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이브 멤버들의 아크릴 등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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