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셔 '가레나'의 본격 공습, AGF 신작 시연으로 관람객 북적
'신월동행', 탐험 재미와 어둡고 강렬한 연출... 서브컬처 새 유망주
'4G9'의 감각적 화풍과 연출, 간편한 조작 방식... 대중성 잠재력 엿보여

짧은 시연만으로도 '어느 지점을 노리느냐'가 선명했다.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 가레나의 신작 2종이 AGF 2024 무대를 달궜다. 파이어윅 네트워크의 '신월동행', 한국 개발사 너디스타의 '4그라운드9(4G9)'를 테마로 부스 이벤트와 시연이 준비됐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지점은 시연대였다. AGF에서 미출시 게임의 유저 대상 시연이 마련되는 일은 드물다. 촘촘한 프로그램 구성과 실제 플레이로 승부를 거는 모습이 맞물리면서 게이머들의 발길이 마르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가레나 관계자는 "AGF에서 받은 유저 피드백을 개발팀에 전달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면서 "유저의 시각에서 게임을 바라보고 의견을 경청하며, 한국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부합하는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취재 막바지, 시간을 내 두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기회를 얻었다. 모두 서브컬처 게임 가운데 독특한 색깔을 전하는 신작들이다. 장단점이 선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포지션으로 유저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엿보였다. 

■ '신월동행' - 넓지 않지만 깊은 맛, 마니아 돌풍 가능성 

'신월동행'은 최근 중국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면서 각국 서브컬처 팬들에게도 주목 대상이 된 게임이다. 도시 속에서 이상 현상이 벌어지는 세계를 오가면서 초자연적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하는 수집형 RPG다.

게임 시작부터 깊고 어두운 세계관을 암시하고, 플랫포머 어드벤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구도와 조작을 통해 탐험 몰입감을 준다. 막힌 문을 우회해 열쇠를 찾는 등의 플레이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서브 퀘스트와 만나 진행할지 그냥 통과할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분위기와 색감에서 '림버스 컴퍼니'와 비슷한 결을 그린다는 느낌도 받는다. 흑백 바탕에 진한 채도의 색을 뿌리는 듯한 연출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기법이 보인다. 대사와 내면 묘사 역시 간혹 섬득한 감성을 전달하기도 한다.

다만 캐릭터 비주얼과 행동 양식은 조금 더 보편적인 서브컬처 감성과 가까워 너무 딱딱하지 않게 중화해주고 있다. 클래식 RPG와 같이 능력에 따른 선택지 성공 확률이 존재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어드벤처 재미가 보인다.

전투는 '클래식 턴제'라고 소개한 이유를 알 수 있게 한다. 캐릭터별 스킬이 3개 마련되고, 아군-적군 배치대로 턴을 행동하며, 양쪽 최대 4명의 캐릭터가 일렬도 배치된다. 비유하자면 '다키스트 던전' 전투 시스템을 간략화한 듯한 정통 턴제 형태다. 

다만 또다른 재미를 위한 장치도 여럿 준비됐다. 맵 탐사 중 얻은 아이템을 사용할 수도 있고, 미리 편성한 지원 캐릭터들의 스킬이 전황에 영향을 미친다. 캐릭터 스킬이 각각 일정 분야에 특화되어 있고 연계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어 적 특징마다 다른 조합으로 돌파하는 재미가 기대된다.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특히 강하게 든다. 이런 감성의 게임은 마니아들의 눈에 얼마나 인상을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깊은 내러티브를 증명할 수 있다면, 오직 자신만의 영역에서 강한 팬덤을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

■ '4그라운드9' - 기대 이상의 '연출', 모바일 최적화 '조작감'

'4G9' 개발사 너디스타는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이다. 독특한 화풍과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은 '엑소스 히어로즈'의 핵심 개발진이 뭉친 곳이다. '4G9'는 가레나의 퍼블리싱으로 글로벌 출시를 노리는 모바일-PC 수집형 RPG다.

컷신 연출, 음악 스타일, 대화창 디자인과 같은 전체 분위기에서 '페르소나5'의 향취가 많이 난다. 하지만 무작정 답습한 것은 아니다. 화풍과 캐릭터 디자인에서 특유의 색채가 뚜렷하다.

전체적인 게임 진행과 전투 역시 리듬과 액션이 교차되는 듯한 설계가 이어지며, 활발한 도시 속 캐릭터들 속에서 깊은 이야기를 전개할 듯한 단서를 남긴다. 전투는 자동 액션과 캐릭터 선택으로 최대한 간소화하되, 캐릭터 태그를 이용한 역동적 카메라 연출로 보는 맛을 남긴다.

보스가 매일 로테이션 방식으로 등장하고, 전략적으로 팀을 구성해 최대한의 딜링을 뽑아내야 하는 과제를 준다. 그밖에 영웅 레벨 동기화, 미접속 상태 성장 보상 지급 등 AFK류 게임에서 흔히 나타나는 시스템 차용도 엿보인다.

화면 우측 스킬 게이지가 가득 차면 1~3번 순서로 스킬을 사용해 강력한 컷신 필살기를 끌어낼 수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승리의 여신: 니케'의 버스트 시스템이 떠오르는데, 발동 조건이나 제한시간 같은 부분에서 대폭 가볍게 만든 것이 느껴진다. 

PC로 시연했지만, 모바일 조작 최적화를 노린 듯한 그림이 보인다. 최근 서브컬처 PC-모바일 게임들이 모바일에서 온전하게 조작하기 까다로운 경우가 많았다. "사실상 PC 게임 아니냐"고 핀잔을 받는 게임이 늘어나는 이유다.

'4G9'는 그 점에서 완전한 차별화를 가진다. 모바일로 플레이했다고 가정할 때 불편함을 느꼈을 만한 지점이 한 곳도 없다. 일상 파트도 원 터치 이동이 가능하고, 전투는 복잡한 조작 없이 캐릭터 버튼 한 번씩 눌러주면 된다. 대신 단조로워질 수 있다는 문제를 아름다운 비주얼과 연출로 해결한 모습이다.

매우 높은 수준의 비주얼과 간편한 조작, 전체적으로 폭넓은 대중성을 노리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더불어 콘텐츠의 재미를 시연 외에 보여줄 수 있다면 기대를 뛰어넘는 성공작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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