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뒷심까지 이어진 '우마무스메' 흥행, 대만 진출한 '오딘'
서브컬처-MMORPG, 2개 레이스장 동시 질주 노려

[게임플] 카카오게임즈의 2022년 질주는 두 곳의 레이스에서 이루어졌다.

2021년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으로 서프라이즈 흥행을 터트렸다. 다만, 국내에서 '오딘' 실적이 언제까지나 상승할 수는 없었다. 2022년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고, 또다른 신작도 중요했다.

임무 수행을 위한 스타트는 오딘 대만 지역 진출로 끊었다. 1월 '오딘: 신반'이라는 이름으로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해 현지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이어 3월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초기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과 인기 모두 1위에 올랐으며, 구글에서도 TOP3에 계속 자리잡는 등 폭발적인 성과를 얻었다. 대만이 안드로이드에 비해 ios 약우세 지역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최정상에서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딘이 하향 안정화를 기록할 때쯤, 6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가 바통을 이었다.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서브컬처 모바일 육성 게임으로, 현지에서 1년간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만큼 대세로 떠오른 흥행작이다. 

서브컬처 저변과 경주마라는 낯선 소재로 인해 한국에서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실제 성과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대 매출 1위까지 올랐고, 퀄리티와 재미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국내에서도 거대한 인기 IP로 자리잡았다.

우마무스메는 국내 게임계에서 기존 인식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 서브컬처가 MMORPG에 비해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없다는 공식이 깨졌고, 결국 게임성과 스토리 등 게임 본연의 높은 품질이 유저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것. 

더 이상 서브컬처가 비주류가 아니라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모바일인덱스 추정에 따르면 우마무스메의 출시 첫 달 월간접속자(MAU)는 80만 명을 넘겼다. MMORPG는 물론 대중적인 최고 인기 게임들에도 뒤지지 않는 숫자다. 우마무스메에서 시작된 흐름은 '승리의 여신: 니케' 등 신규 흥행작들에도 이어지며 서브컬처 대세론을 완성시켰다. 

중반을 지나며 크게 휘청이는 시기도 있었다. 우마무스메 운영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저들의 환불 및 소송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게임 특성에서 착안한 '마차 시위'라는 초유의 볼거리가 탄생했다. 여기에 오딘의 대만 매출 하향까지 겹치며 3분기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은 급감했다. 

간담회에서 유저들의 뼈아픈 지적을 겪은 카카오게임즈는 운영 시스템 전면 변화를 선언했다. 

김상구 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신규 운영팀을 투입했고, 사이게임즈 본사와 직접적인 소통 창구를 열어 피드백을 빠르게 주고받았다. 유저 불만 개선은 물론 편의성 패치 조기 도입, 유례 없는 픽업 복각 등 과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모든 수를 꺼내들었다.

모든 것이 바뀐 운영은 유저 반응 변화로 돌아왔다. 카페 및 유튜브 댓글에서 불만이 아닌 칭찬과 응원이 자리잡았고, 시위 당시 1.1로 떨어졌던 우마무스메 플레이스토어 평점은 4.0까지 회복했다. 그리고 12월 말 현재, 우마무스메는 출시 반주년 대규모 업데이트를 맞이해 매출 TOP3 내에 진입해 있다.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월드 플리퍼' 등 기존 서브컬처 게임들의 운영도 안정적이다. 오랜 시간 사이게임즈 등 외부 개발사들과 퍼블리싱 노하우를 쌓았고, 큰 위기를 넘기면서 운영 시스템도 점차 개선된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의 2023년은 '에버소울'부터 시작한다. 나인아크에서 개발하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로, 1월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략적인 전투 콘텐츠에 더해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인연 스토리, 화려한 성우진의 더빙 등으로 몰입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서브컬처와 함께 또 하나의 주력 상품인 MMORPG 신작도 담금질 중이다. 엑스엘게임즈에서 개발하는 '아키에이지 워'는 아키에이지 IP를 계승한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신작이다. 원작의 100년 뒤를 배경으로 전쟁 콘텐츠를 강조해 차별화를 꾀한다.

카카오게임즈는 1년간의 긴 레이스를 끝냈다. 잠시 넘어질 뻔한 적도 있다. 하지만 서브컬처와 MMORPG라는 두 개의 다리를 끝까지 유지하고 뛰는 데 성공했다. 2023년에도 각력 보강은 계속된다. 다음 질주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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