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나의 초자연 미스터리 서브컬처 RPG, 그 결과물은?
파이어웍 네트워크가 개발하고 가레나가 서비스하는 '신월동행'이 13일부터 일주일 동안 한국 CBT를 실시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독특한 세계관과 미스터리 탐색의 재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서브컬처 전략 RPG다.
신월동행은 가상의 도시 남정을 배경으로 기이한 초실체에 맞서는 관리국의 이야기를 다루며, 유저는 관리국 산하 작전팀 오렌지 블레이드의 팀장으로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 초자연적 현상을 탐사하며 싸워나가게 된다.
동아시아 3국을 중심으로 서브컬처 개발 열풍이 극에 달한 가운데, 오직 이 게임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볼륨을 꽤 넉넉하게 풀었고 주요 콘텐츠의 더빙이 완성되어 있어, 한국 정식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 아름다운 아트, 무난한 전투, 흥미로운 탐색
신월동행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름다운 배경이다. 여기에 캐릭터 디자인과 모션 역시 자연스럽고, 플랫포머 탐색과 턴제 전투를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플레이는 끈끈하게 연결된다.
동료 편성에 따른 탐색 퍼센티지 변화도 가벼운 싱글 게임을 하는 듯한 만족감을 준다. 탐색 맵 구성과 전체적 화풍, 대사 출력 방식 등은 '13기병방위권' 같은 바닐라웨어 게임들에서 영감을 따온 흔적도 보인다.
게임은 메인 스토리 진행과 함께 콘텐츠가 풀려나가는데, 거점이 하나씩 해금되면서 캐릭터를 투입해 관리하는 소소한 재미도 준다. 중요한 육성 재화를 여기서 대량 충당할 수 있으니 플레이 중 가장 우선은 메인 진행이다. 기본 캐릭터만으로도 어렵지 않다.
전투 퀄리티나 시스템은 일반적인 4인 파티 턴제 전투를 따른다. 일반 스킬 2개와 필살기까지 3개 스킬이 캐릭터마다 존재하고, 유저가 순간 지시나 지원 캐릭터 활용을 통해 변수를 줄 수 있다. 현재 서브컬처 게임들 기준에서 특출나진 않다. 하지만 구멍난 곳 역시 없다.
신월동행의 꽃이라고 할 분야는 특수 탐색이다. 메인 퀘스트와 별개로 하나의 거대한 사건을 다루는 싱글 콘텐츠인데, 내용의 완결성도 있고 큰 맵을 돌아다니며 탐색하고 상호작용하며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도 있다.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한다면 일단 신월동행을 해볼 가치가 있는 이유다.
서브 퀘스트도 재미 중 하나다. 별개 독립된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수 탐색과 궤가 비슷한데, 전체적 이야기 줄기에서 연결성이 조금 더 강하다. 아직 메인 스토리가 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이 시나리오 기획에서 어느 정도 힘을 가졌다는 점을 증명하기도 한다.
■ 부담 없는 캐릭터 획득과 과금 구조
BM과 캐릭터 관리 및 육성은 '리버스 1999'가 여러 곳에서 떠오른다. 원신류 BM에서 최대한 유저 친화적으로 개선한 무소과금 최적화 구조를 말한다. 중국 서비스에서 월정액과 패스 상품이 굉장히 저렴하게 판매됐고, 이것 정도만 구매해도 좋은 캐릭터 획득에 전혀 문제가 없다.
센슈, 성량, 충원, 명상 등 관리국 기본 캐릭터들부터 먼저 키우면서 초반을 진행하면 굉장히 많은 월상석을 보상으로 얻는다. 여기에 픽업 캐릭터 천장도 70회 정도로 낮고, 선별 소환도 존재한다.
칸나기, 월백 같은 초기 버전 고성능 6성 캐릭터를 데려오는 데 하등 문제가 없고, 픽업 캐릭터인 용정 역시 '픽뚫'을 감안해도 얻기 어렵지 않다. 용정은 첫 픽업답게 적절한 서포팅과 함께라면 독보적인 보스전 딜량을 자랑했다.
테스트 빌드에서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중국식 서브컬처 게임의 좋은 시스템만 총집합한 형태라 부담이 없을 것은 확실하다. 과금 없이 매일 꾸준한 플레이만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게임이다.
■ 스토리와 번역, 테스트 빌드 이상의 '플러스 알파'는 필요해
AAA급 서브컬처가 아닌 이상 팬덤을 잡아둘 핵심은 스토리와 캐릭터다. 신월동행은 감성이나 플레이 방식에서 리버스 1999나 림버스 컴퍼니가 비교 대상일 수 있다. 다만 저 두 게임의 최장점이 스토리임을 감안할 때, 경쟁을 위해 더 흥미로운 '무언가'는 필요해 보인다.
메인 스토리는 큰 문제 없이 탄탄하게 진행되지만, 일단 초반 구간에서 참신한 특징이나 파격적인 충격을 선사하진 않는다. 특수 탐색은 재미있지만 자주 업데이트될 것 같은 콘텐츠는 아니다. 또 캐릭터의 개별 개성도 아직은 덜 보인다. 결국 테스트 빌드 이후 스토리 전개가 얼마나 흥미롭냐가 성공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더빙 퀄리티는 준수하다. 다만 번역이 들쑥날쑥한 부분이 몇 있다. 같은 개념인 것 같은데 다른 용어로 해석됐거나, 갑자기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대사가 튀어나오거나 등. 최근 번역 이슈가 잦은 가운데 정식 출시까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지점이다.
PC 클라이언트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난다. 특수 탐색과 서브 퀘스트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수동 이동 비중이 높아 플레이 패턴에 따라 PC 플레이가 필요할 유저가 많다.
신월동행은 충분히 아름답고, 부담 없게 즐길 매력을 가진 게임이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다시 붙잡을 게임다. 단 지금 시점에서 유저들이 다른 게임 대신 '신월동행'을 플레이해야 할 이유는 조금 더 증명이 남았다. 얼마나 아름다워질지, 혹은 팬들의 마음을 떨리게 할 스토리가 이어질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