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래 최저 주가... AAA 타이틀 연이은 실패
'스타워즈: 아웃로' 참패와 '섀도우스' 논란
플레이어 중심 전략 선회... '겜심' 되돌릴 수 있을까?

유비소프트가 최악의 한 해를 지내고 있다. 주가는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사회는 실적 개선을 위한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 노조는 파업을 준비 중이다.

기대작 ‘스타워즈: 아웃로’는 부진을 면치 못했고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이하 섀도우스)’는 연기됐다. 그마저도 정치적 올바름(PC) 문제로 게이머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 시장은 차갑다

'섀도우스'의 발매 연기 소식과 함께 유비소프트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최저치 9.1유로를 기록했다. 9월 30일 기준으로도 전일 종가 10.48 유로를 기록했다.

2013년 주가와 동일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 110유로에서 90% 감소했다. 유비소프트는 당초 2024-25 회계연도에 4억 유로의 매출을 예상했으나, 최근 재무 보고에서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전망했다. 

현재 시장의 실망이 반영된 주가 상황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미래 전망 또한 좋지 못하다.

영국의 HSBC는 유비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32유로에서 3분의 1토막 난 10.80유로로 전망했다. '스타워즈 아웃로'의 실패, '섀도우스'의 발매 연기를 문제로 꼽았으며, "가치 창출과 관련된 실행 리스크는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투자 은행 또한 마찬가지다. 독일의 도이체방크 또한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24유로에서 15유로로 낮췄다.

여기에 자신을 행동 투자자라 부르는 유비소프트의 소액 주주 중 한 곳은 유비소프트를 사모 펀드에 매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해당 주장은 반향을 일으켜, 전체 주주 중 10%의 동의를 얻었다. 

■ 놀랍게도 지난 분기 전망이 좋았던 유비소프트

놀랍게도 유비소프트는 2024-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4월부터 6월까지) 실적 발표에서 호조를 보이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현재의 냉혹한 시장 평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순예약(Net bookings)은 2억 9천만 유로(약 4,24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유비소프트는 '엑스디파이언트'의 성공적인 출시와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활성 사용자 증가, 그리고 '어쌔신 크리드'와 '더 크루' 브랜드의 성장을 강조했다.

8월 출시 예정이었던 '스타워즈: 아웃로'에 대해서는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리뷰 이벤트와 마케팅을 예고했다. '섀도우스'는 "지금까지 가장 야심 찬 어쌔신 크리드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보였고, 하반기 AAA 타이틀의 연이은 출시로 높은 매출과 인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스타워즈: 아웃로'는 메타크리틱 76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흥행에도 실패했다. '섀도우스'는 2월 14일로 출시가 연기되었으며, 아시안 패싱과 일본 역사 고증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이는 게임 커뮤니티를 정치적으로 양분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유비소프트는 '섀도우스'의 연기와 함께 판매 모델도 변경했다. 얼리 액세스가 포함된 골드 에디션 판매를 중단하고, 모든 유저가 출시일에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19년 에픽 게임즈와의 독점 계약 이후 처음으로 스팀 플랫폼에도 게임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유비소프트가 스팀에 기어 돌아왔다"며 회사의 굴욕적인 상황을 지적했다.

유비소프트의 2023-24 회계연도 실적 발표 자료에는 경영 효율화 의지가 담겨있다.
유비소프트의 2023-24 회계연도 실적 발표 자료에는 경영 효율화 의지가 담겨있다.

■ 임직원 수에 비해 너무 부족한 타이틀

2023-24 회계연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유비소프트의 임직원 수는 19,000명에 달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MS 게이밍이 콘솔 부문까지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비소프트의 방대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유비소프트는 실적 발표에서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예고했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유비소프트의 분기 실적을 국내 개발사와 비교하면,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크래프톤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임직원 수는 약 1,700명으로, 유비소프트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반면 유사한 임직원 규모를 가진 MS 게이밍은 2024년 회계연도 4분기(4월~6월)에 88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유비소프트가 출시한 게임은 '페르시아의 왕자: 잃어버린 왕관', '스컬 앤 본즈', '인빈시블: 가딩 더 글로브(모바일)', '스타워즈: 아웃로', '엑스디파이언트'다. '섀도우스'까지 포함하면 총 6개의 타이틀을 선보인 셈이다.

여전히 19,000명이라는 임직원 수를 감당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스컬 앤 본즈'의 경우, 8년의 개발 기간과 2,600억 원의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흥행에 실패했다. 유비소프트의 비효율적인 운영을 단적으로 말하는 예다.

■ 결국 문제는 게임

생산성 문제, 경영 효율화를 비롯한 경영진 문제를 겪는 퍼블리셔, 개발사는 보통 게임 타이틀 또한 유저들의 외면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유비소프트의 전망이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것은 다음 타이틀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유비소프트의 주요 IP들은 여전히 강력한 프랜차이즈다. '어쌔신 크리드', '레인보우 식스', '파 크라이' 등은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선보인 신작 타이틀들이 게이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팬들의 실망감이 누적되고 있다.

'스타워즈: 아웃로'의 부진은 유비소프트가 대형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회사의 전반적인 게임 개발 역량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섀도우스'를 둘러싼 논란은 유비소프트가 유저들의 기대와 목소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유비소프트는 최근 플레이어 중심 접근을 강조하고, 논란이 된 사안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며 유저 친화적인 게임 개발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섀도우스'의 출시 지연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진 결정으로, '스타워즈: 아웃로'의 실패를 교훈 삼아 플레이어 중심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유비소프트가 직면한 문제는 산적해 있다. 내부 경영 문제부터 게임 개발의 핵심 역량까지 모든 면에서 위기에 처했다. 유비소프트의 최근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향후 전략과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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