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 '야스케'가 남성 주인공 선정...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
"중요성 없고, 문명 대표도 아냐... 시리즈에 없던 일" 논란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유비소프트 신작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가 출시 전부터 주인공 설정을 두고 논쟁 대상이 됐다.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는 유비소프트 대표 시리즈인 '어쌔신 크리드'의 14번째 메인 타이틀이다. 시리즈 중 처음으로 동아시아 문명을 무대로 하며, 그중에서도 서구권 지지가 높은 일본 전국시대를 토대로 세계관을 구성한다. 올해 11월 15일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이다.

하지만 주요 인물 공개 후 반응은 엇갈린다. 두 명의 주인공 중 남성 캐릭터인 '야스케'가 흑인 사무라이로 나타났기 때문. "시리즈 최초 동아시아 타이틀에서 굳이 아시아인이 아닌 흑인을 주인공으로 삼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 논쟁의 발단이다.

우선 '야스케'는 실존 인물이다. 역사 기록물에 따르면 16세기 후반 이탈리아 선교사의 노예로서 함께 일본에 들어왔으며, 이에 흥미를 가진 오다 노부나가가 이름과 무사 신분을 주고 가신으로 삼았다.

서사도 어느 정도 채워져 있다. 노부나가에게 충성을 바치며 여러 전투에 참여했으나, 혼노지의 변에서 주군을 잃은 뒤 그의 아들 편에서 항전하다 패배 후 추방당했다. 그후 행적은 묘연하다. 

야스케는 그 독특한 정체성으로 인해 이미 많은 작품에서 재해석되어 출연했다. '전국무쌍', '인왕', '페이트' 등 전국시대를 다룬 일본 게임들의 단골 등장인물이다. 야스케를 단독 주인공으로 다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도 2021년 공개됐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속 야스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속 야스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쟁이 커진 이유는, 시리즈의 그간 방향성과 지극히 정반대 길을 걷기 때문이다.

어쌔신 크리드는 실제 역사적 시대와 사건을 기반으로 하며, 게임으로서 각색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고증에 충실한 편이다. 하지만 야스케는 행적이 있을 뿐 큰 역사에서 비중을 두고 다룰 만한 인물은 아니다. 

주인공 비중을 주기 위해서는 가상의 서사가 부여되어야 하며, 그렇다면 전작들과 같이 가상 인물을 쓰지 않고 굳이 국가 전체에 단 한 명 있었던 실존 흑인을 주인공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일본 유저들 역시 분노를 표하고 있다. 오래 바라온 자국 배경 '어크'를 볼 수 있게 됐으나, 문명을 대변할 만한 주인공 디자인이라는 시리즈의 또다른 법칙도 해치게 됐다. 평소 서구권 창작물의 정치적 올바름(PC)에서도 아시안이 오히려 차별을 받아온 것에 누적된 불만도 폭발한 모양새다.

유비소프트 재팬 채널에 16일 공개된 '섀도우스' 트레일러 영상에는 좋아요보다 싫어요가 약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저는 "유비는 아시아 일본 남성이 일본 스토리에서 주인공 역할을 할 자격조차 없다고 말하는 것이냐"면서 "일본 역사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흑인 캐릭터가 일본 국민의 구세주가 된다면 우리에게 무례한 짓"이라고 댓글을 남겨 압도적인 최대 추천을 받았다.

여러 갑론을박에도 불구하고, 현재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의 판매 예상치는 매우 높다. 일본 사무라이 및 닌자는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온 신작 소재였다. 또한 서구권 판매 비중이 매우 높은 시리즈이기 때문에 최근 다수 타이틀에 비해 판매량 상승이 기대된다.

다만 공교롭게 최초 동아시아 배경에서 파괴된 시리즈 법칙, 아시아 인종을 향한 차별 논란 등 신작을 향한 불씨는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 최근 연달아 논란이 불거진 유비소프트가 만족할 만한 답변을 게임 안팎에서 해낼 것인지 궁금증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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