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의 설득 3요소 '논리·감성·신뢰'
신뢰 바탕으로 논리적 설명과 감정적 공감 발휘해 설득... 유저들 매료
개발진 대표 아닌 개발진과 유저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 보여줘
[게임플] "금강선이 나서도 이건 안 된다"는 말이 돌았다. 그만큼 분위기는 사나웠다. 하지만 불가능해 보였던 일은 현실이 됐다.
‘로스트아크’ 금강선 ‘디렉터’가 귀환을 알렸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지만 우려와 불안을 잠재우고 기대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무엇이 이를 가능케 했는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지난 4일, 스마일게이트 RPG 금강선 CCO는 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최근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중국 검열 및 한국 서비스 운영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라이브 방송을 기점으로 많은 유저들의 우려와 불안은 기대와 믿음으로 바뀌었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이끌어냈을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수사학(修辭學)’에서 설득의 세 가지 요소로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그리고 ‘에토스(Ethos)’를 제시했다. 간단하게 각각 논리, 감성, 신뢰라고 설명할 수 있다. 금강선 CCO는 이번 라이브에서 이 세 요소를 모두 활용해 유저들을 설득했다.
금강선 CCO에게는 유저와 개발자 사이 어딘가에서 그 둘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라이브에서도 그는 개발진의 입장과 유저 입장을 자유로이 오가며 잠시 끊어졌던 소통의 끈을 튼튼하게 매듭지어 이었다.
한동안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중국 검열 사항의 한국 서비스 적용 논란에 대해선 개발진의 입장을 대변했다. 유저들의 오해와 우려와 달리 중국 검열은 국내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개발 과정에서 변경된 요소들이 중국 서비스를 준비하는 현시점과 얽히면서 발생한 논란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저의 입장을 놓치지 않는다. 운영이 아쉬웠던 상황 때문에 충분히 우려할 수 있었던 부분임을 지속적으로 환기하며, 직접적인 증거 제시가 어려운 부분인 만큼 쉽사리 수용하기 어려운 이번 해명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했다.
대표적 예시는 몬스터 외형 변경에 대한 해명이다. 중국 서비스에서 검열된 외형은 훨씬 더 많은데, 이들은 국내 서비스에 적용되지 않았다. 유저들의 주장대로 중국 검열을 한국 서비스에 적용할 것이라면, 이들 역시 국내에 적용되어야 하지 않았냐는 논지다. 업데이트 프로세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 설득력을 이끌어냈다.
총괄 디렉터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개발진의 입장에서 총괄 디렉터 선임이 어려웠던 이유를 제시했다. 멋대로 위임할 수 없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상호 동의가 필요하다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근거였다. 설정, 전투, 성장 등 RPG의 주요 요소들을 담당해서 관리했던 수석 팀장들이 디렉터 자리에 오른 뒤 단기간에 게임 전체 영역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부분도 충분히 이해되는 해명이다.
이와 함께 유저의 관점에서 총괄 디렉터가 없어 발생한 문제 역시 확실히 인지했다. 지금 유저들에게 필요한 건 책임지고 소통할 ‘총대’다. 3분할된 책임과 소통 과정이 낳은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해 그는 잠시 CCO 자리에서 물러나 임시 총괄 디렉터 자리를 맡을 것을 밝혔다. 11월까지 정식 총괄 디렉터를 선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놓치지 않았다.
그 밖에도 카오스 던전과 가디언 토벌 등의 콘텐츠의 피로감, 장기화된 엔드 콘텐츠의 부재, 게임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이벤트에 관해서도 유저의 시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개발진을 대표해 개선을 약속했다.
다시 돌아온 금강선 ‘디렉터’는 자신이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유저들의 입장에 공감하며 감정을 교류하고 동시에 개발진의 입장에서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해 유저들을 설득했다. 게임의 미래와 향후 방향을 우려했던 유저들 사이에서, 이번 라이브를 통해 디렉터의 약속이 공수표가 되지 않도록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더 나아가 그는 디렉터라는 자리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앞서 소개한 설득의 세 가지 요소 중 에토스, 즉 신뢰를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그 어떤 논리적이고 감동을 주는 말도 신뢰가 기반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허울 좋은 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금강선 디렉터는 신뢰할 수 디렉터로서 좋은 선례를 제시했고, 유저들은 여기에 열광했다. 단순한 개발진의 대표를 넘어, 개발진과 유저 사이를 잇는 매개체로써 신뢰할 수 있는 디렉터가 유저가 바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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