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하고 세세하게 구현된 오픈월드, 세세한 설정 녹여내
어드벤처 게임 같은 스토리 전달... 몰입감 증폭
[게임플]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개발 중인 ‘TL’의 베타 테스트가 끝을 맺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도전을 위한 엔씨의 고민을 함께 했다.
TL의 베타 테스트 마지막 날,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은 그간 스쳐 지나갔던 TL의 세계를 마음껏 유랑하기로 했다.
게임에 접속하니 테스트 종료 30분 전에 무너진 별빛 천문대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알림이 떴다. 사진 찍을 장소도 찾을 겸 약속 장소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이미 꽤 많은 사용자들이 약속 장소에 모여 있었다.
적들의 공격으로 무너진 천문대의 잔해 위에 선 유저들도 있었다. 유저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맵 곳곳에 후크를 사용할 수 있는 고리가 준비됐다. 무너진 성벽, 건물의 지붕 같은 게임의 배경은 장식이 아니라 유저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세세하게 구현된 세계의 일부분이었다.
전망대의 잔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곳곳에서 보라색 빛이 눈에 띄었다. 독수리로 변해 날아가 확인해 보니 세세한 설정을 확인할 수 있는 수집 요소 ‘코덱스’였다. 시간도 남았겠다, 곳곳에 숨겨진 코덱스를 찾아봤다.
바닷가를 지키는 등대부터 고블린들이 모여 있는 모닥불까지, 방대한 오픈 월드 위에 오브젝트들은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었다. 이런 공간을 샅샅이 뒤지며 코덱스를 찾는 경험은 오픈 월드 RPG를 연상시켰다.
코덱스를 한창 찾다 보니 우연히 검은 울음 평원 지역에서 눈에 띄는 코덱스를 찾았다. 보라색이 아닌, 금색으로 반짝이는 코덱스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손을 뻗어 그것을 집었다. ‘늑대가 삼켜버린 반지’에는 ‘기획자 S’의 각인이 새겨져 있었다. 이스터에그였다. 한국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이스터에그라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동안 모은 코덱스를 찾아 천천히 읽어봤다. 캐슬러 마을의 영웅 ‘헨리’가 남긴 편지, 공포새와 인간의 박치기 대결을 홍보하는 포스터 등 스토리 외적인 설정들이 세세하게 코덱스에 담겨 있었다.
사실 TL 스토리의 첫인상은 그리 좋진 않았다. 도입부 시네마틱이 유저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의 진행 과정에서 만나는 TL만의 스토리 전달 방식은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TL에 구현된 여러 지역에 배치된 순간이동석을 활성화하면 시네마틱을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다. 에피소드 단위로 나눠지는 시나리오가 끝나면 시네마틱과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정리한다.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가는 메인 스토리는 코덱스 메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마치 스토리 중심의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는 느낌을 줬다.
이렇게 게임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약속 시간이 다가왔다. 오후 11시 30분, 운영진과 함께 모든 사용자가 한곳에 테스트의 마지막을 기념했다.
물론 크고 작은 혼선은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기 직전에 스킬을 사용해 게임의 기후를 바꾸는 유저도 있었고, 북적이는 사람 탓에 운영진의 지시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들 출시될 게임에 대한 기대를 안고 게임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피날레는 하늘을 나는 고래가 장식했다. 유유히 하늘을 떠도는 거대한 고래에 올라타 유저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정들었던 세계를 감상했다. TL다운, TL만의 엔딩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유저들을 태우고 하늘을 유영하던 고래는 바다로 돌아갔고, ‘데피아즈 결사단’의 길드장이자 ‘별을 품은 자’였던 캐릭터는 게임과 함께 긴 잠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