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플레이 열린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
도시 속에서 일상을 보내는 가장 편안한 방법

한국 게이머에게 포트나이트는 무엇일까. 가장 흔히 떠올릴 키워드는 배틀로얄 슈팅이다. 과거 "EAAAASY"라는 광고 대사가 뇌리에 깊이 새겨졌고, 서구권에서 가장 대중적인 게임 중 하나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중요한 현재가 있다. 지금 포트나이트는 무엇이든 즐길 수 있는 소셜 플레이 허브다. 공식과 유저 제작 모드를 통해 세상 모든 장르를 다 갖췄고,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공연과 콜라보레이션이 함께 하는 문화 생태계 역할도 맡고 있다.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는 그중에서도 독특한 조합이다. 레고와 에픽게임즈는 2022년 손을 잡은 동반자 관계다. 이후 '레고 포트나이트 오디세이'를 기점으로 본격 레고 모드가 확장됐다. 서바이벌을 즐기거나, 연합하거나, 생존과 건축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도 있었다.

그 가운데 '브릭 라이프'는 액션이 아닌 도시 속 생활을 들고 유저들 곁을 찾아왔다. 이달 한국 지역에도 출시되면서 전 세계 유저들과 어울릴 길이 열렸다. 도시에 입주해 작은 집을 짓고 밖으로 나서자, 자유가 가득한 도시 '브릭 베이'가 펼쳐져 있었다.

■ 무엇을 어떻게 하든 진행되는 일상

브릭 라이프의 플레이 목적은 간단하다. 도시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일자리를 찾아 돈을 벌며 직급을 올리거나, 집을 더 크고 예쁘게 꾸미거나, 오픈월드 도시 곳곳의 미니 게임을 즐긴다. 하다못해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다른 유저 주민들과 대화만 나누는 유저도 있다.

설명만 들으면 멀티플레이 버전 '심즈' 같은 느낌이지만, 공통점은 거의 없다. 한 명의 주민이 되어 실시간으로 조작하는 소셜 어트랙션 월드에 가깝다. 초반 게임 이해를 위해 몇몇 미션을 안내하기도 하지만, 정해진 길 없이 눈에 보이는 것에 참여하면 된다. 당장 눈앞에 불러낼 수 있는 차량도 준비되어 있다.

지나가던 유저 주민과 복싱 대결을 벌이고, 진행 중인 축구 경기에 뛰어들기도 하며, 레이싱으로 서로 우당탕탕하면서 승부 이상의 놀이를 펼치기도 한다.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거나, 반대로 주문을 받아 음식을 만드는 직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한 세션에 동시 참여 가능한 유저 수는 52명이다. 넓은 브릭 베이 속에서 한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시는 생각보다 북적거린다. 각 지역이 적절한 동선을 유지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을 마주치며 소통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기간별로 게임에서 개최되는 이벤트도 매번 새로운 플레이를 유도한다. 슈퍼노바 아카데미 축제는 마을 센터에서 친구들을 모아 지역 사회와 함께 히어로들을 기린다. 특정 테마로 모일 곳을 만들고, 무언가 주고받거나 파티 요소를 만드는 것이다.

■ 말 한 마디 없어도, 어느새 함께 하는 곳

축구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게임 대기가 자동으로 걸려서 가만히 서 있었는데, 갑자기 저 멀리에서 다른 유저가 두 명 달려온다. 잠시 후 자연스럽게 한 명이 추가되며 순식간에 2대2 대전이 펼쳐졌다. 

또 어떤 주민이 복싱 글러브를 낀 채 나를 툭툭 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아무 대화가 없어도 대결을 원하는구나 싶어 바로 상대하는 경험도 했다. 서로 특별한 이유 없이도 그 자리에서 어울릴 것을 만든다. 그리고, 무엇을 먹고 즐기든 퀘스트는 수행되고 레벨이 오르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타이쿤 플레이를 좋아한다면 초밥집과 햄버거집 일자리도 좋다. 레시피 메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여러 요리법이 존재하고, 일거리도 계속 들어와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만든다. 열심히 일하고 시청 의뢰를 수행하면서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화려하게 집을 꾸미는 것이 초반 정석 빌드다.

서버 지역 특성상 일본어가 대다수고, 영어가 간혹 보인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언어 능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특히 외국어 대화가 자유로운 유저라면 다이나믹한 소통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돈을 열심히 모아도 꾸미기 외에 다른 곳에 쓰는 재미가 딱히 없다는 점은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낯선 세상에 처음 떨어진 유저도 마치 오래 살던 주민인 것처럼 어울린다.

브릭 베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이벤트는 그 누구도 자격을 가리지 않는다. 가진 돈이 얼마든, 컨트롤 실력이 어느 정도든 상관이 없다. 말 한 마디 하지 않아도 노는 곳에 뛰어들이 같이 즐길 수 있다. 설령 아무 것도 못하거나 '트롤'이 되더라도 그 역시 일상을 살아가는 사건이 된다.

■ 일상은 빠르게 흐르고, 동시에 천천히 흐른다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는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임이 아니다.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즐겁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같은 직업 생활을 해도 묵묵하게 돈 벌기에만 치중하면 반복 작업에 지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회전초밥 라인 위에서 비장의 댄스 콜렉션을 방출하기도 한다. 최대한 다양한 행동을 해보고, 누군가를 방해하기도 하고, 때로 기습 집들이도 가면서 일상을 비일상적으로 즐겨보는 재미가 있다.

한국은 이런 식의 플레이를 즐기는 오픈월드 모드가 낯설다. 그렇기 때문에 색다르다. 산 속 아늑한 집에서 풍경을 구경하기만 해도 즐거운 경험이다. 또, 이런 도시 속 힐링이 포트나이트 계정 성장과 연동되면서 다른 모드를 골고루 즐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머리를 비우고, 즐거움을 채운 채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포트나이트가 어떤 세계들을 구현하고 있는지 흥미가 생긴다면, 누구도 배척하지 않는 브릭 베이에 둥지를 터보는 것은 어떨까. 그곳은 분명히, 새로우면서도 편안한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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