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팀 KC 상대로 3:1 승리, 대회 내내 '압승'으로 격 다른 차이 보여
결승 최고 선수는 '제카' 선정... 선전한 유럽, 자존심 구긴 중국
한화생명 e스포츠가 리그 오브 레전드 신설 국제전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FST) 2025'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전 최초 우승 영예를 거머쥐었다.
16일 서울 종로 LCK아레나에서 열린 FST 2025 결승전에서, 한화생명은 LEC 대표팀으로 올라온 카르민 코프(KC)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신 락스 타이거즈를 포함해 창단 10년 만에 국제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화생명은 지난 2월 초대 LCK 우승을 차지하면서 FST 진출 권한을 얻었고, 라운드 로빈과 녹아웃 스테이지 모두 한 차원 다른 경기력을 보여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다. KC에게 첫 승부를 내줬지만, 곧바로 압도적인 면모를 되찾으면서 새로운 세계 최강자로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준우승에 그친 KC는 프랑스를 거점으로 운영되는 국제전 첫 출전 팀이다. 라운드 로빈에서 2패를 먼저 기록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TES를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키고 극적으로 생존해 결승까지 올라오는 선전을 펼쳐 많은 응원을 받았다.
KC는 첫 세트에서 날카로운 일격으로 세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탈리야, 마오카이, 미스 포츈으로 단단한 한타 조합을 구성해 접전 끝에 4용 앞 한타 대승으로 넥서스까지 부순 것. 이로써 '1세트의 악마'로 불리던 한화생명의 공식전 1세트 14연승 기록은 종료됐다.
하지만 2세트부터 예상대로 전개가 돌아왔다. 한화생명은 모든 포지션에서 라인전 단계부터 압살한 뒤 상대 딜러 라인을 봉쇄하면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 역시 '제카' 김건우의 사일러스와 '피넛' 한왕호의 신 짜오가 난전 대승을 이끌었고, 잭스를 포함해 강력한 상체 힘을 바탕으로 가벼운 승리를 따냈다.
4세트는 극초반 인베이드 단계부터 상대 원딜과 정글을 끊으며 기분 좋게 앞서나갔다. '제우스' 최우제의 카밀이 초반을 무난히 넘기며 사이드 주도권을 빠르게 잡았고, 과감한 돌격으로 상대를 기지에 묶어두면서 마지막 승리를 확정지었다.
결승에서 가장 활약한 플레이 오브 더 시리즈는 미드라이너 '제카' 김건우가 선정됐다. 모든 경기 라인전부터 상대를 확실히 누르며 매번 주도권을 가져왔고, 오로라와 사일러스 등 챔피언으로 메이킹부터 존재감을 빛냈다.
이번 FST는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진행된 최초의 국제전으로, 월즈 포인트는 없으나 높은 상금과 지역 자존심을 걸고 치르는 라이엇 공식 대회다. LCK는 한화생명의 승리로 인해 MSI 2번 시드 진출팀이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거르고 브래킷에서 직행하는 혜택을 얻는다.
KC는 비록 한화생명에게 막혔으나 서양 팀으로 오랜만에 국제전 결승에 오르며 LCK와 LPL의 전유물이었던 최강 구도를 타파하는 데 성공했다. 마이너 리그로 분류되던 LCP 대표 중신 플라잉 오이스터(CFO) 역시 라운드 로빈에서 3승 1패로 2위를 거두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뒀다.
반면 LPL 대표로 출전한 TOP이스포츠(TES)는 1승 3패 4위로 턱걸이 준결승에 오른 뒤 0:3으로 완패하면서 중국의 체면을 구겼다. 북미 LCS 대표 팀 리퀴드(TL)는 같은 1승 3패였으나, 승자승에 밀리면서 4강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