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배틀 마친 LCK컵, "하드 피어리스 재미 폭발" 호평 쏟아져
세트별 설계 다양화와 뉴 페이스 발굴... 정규 리그 도입 목소리도

"이거, 역체감 괜찮을까?"

재미 급상승으로 흥행 가도를 달리는 LCK컵 이야기를 하면서 종종 나오는 말이다. 재미의 핵심 요소인 '하드 피어리스'를 정규 LCK에서는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2025년 시즌부터 대회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동시에, 전초전에 해당하는 LCK컵과 국제전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에 하드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적용했다. 하드 피어리스는 지난 세트에 아군과 적 팀에서 선택한 챔피언이 모두 금지되어 다시 고를 수 없는 방식을 뜻한다.

1월 개막한 LCK컵은 현재 그룹 배틀을 마친 뒤 플레이-인과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유독 '재미있다'고 호평이 나오는 이유는 여럿이다. 양대 그룹 대항전이라는 신선한 포맷과 아타칸을 둘러싼 중반 교전도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피어리스로 나타나는 다양한 픽과 조합이 무엇보다 크다.

2세트 밴픽부터 흥미로운 심리 싸움과 조커 카드가 난무하며, 기본기를 잘 다진 선수가 더욱 이득을 보는 것도 장점이다. '바이퍼' 박도현, '베릴' 조건희 등 리그 인기 선수들 역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정규 시즌에 피어리스가 도입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적극 피력한 바 있다. 

■ '설계 포지션' 픽의 다양화... "폭넓은 팀이 빛 본다"

그중에서도 정글과 서포터 픽 다양화가 재미 상승 핵심이다. 초반 설계를 그려가는 두 포지션 픽이 겹치지 않으면, 매 게임마다 양팀의 거시적 그림이 달라진다. "특정 역할만 수행해온 정글러는 이번에 고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그룹 배틀에서 5전 전승으로 강력함을 뽐낸 디플러스 기아(DK)는 하드 피어리스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기본기로 넓게 다져온 챔프 폭, 다양한 조합을 소화하는 팀 능력이 빛을 발한다는 평가다.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는 14회 게임을 치르면서 12개 챔피언을 사용했다. 3회 픽한 아리를 제외하면 모두 한 번씩 활용해 예측 불가능한 밴픽을 이끌었다. 서포터 '베릴' 조건희의 사용 챔피언 역시 10개에 달한다. 

시그니처 픽 보유 여부도 큰 변수로 재미를 준다. DK의 경우 상대팀이 질리언과 세트 등 독특한 챔피언에 밴 카드를 빼야 하는 고충을 안겼다. 이를 통해 다음 게임으로 갈수록 밴픽에서 점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0 승리는 한 번뿐이었지만 3세트에서 절대 지지 않는 게임을 만들어낸 이유 중 하나다.

돌풍의 원거리 딜러, T1 'Smash'
돌풍의 원거리 딜러, T1 'Smash'

■ 더욱 중요해진 선수 활용 "라이징 스타 보는 재미도"

용병술을 통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현상도 재미있다. T1이 대표적이다.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서 부동의 주전이던 '구마유시' 이민형을 신인 '스매시(smash)' 신금재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 선택은 지금까지 긍정적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 스매시는 이즈리얼, 제리, 카이사 등 기존 T1에서 자주 쓰지 않은 원딜 챔프를 공격적으로 사용하면서 밴픽 운영에 숨이 트이게 만들었다. 피어리스 드래프트에서 원딜 집중 밴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오히려 기회로 바꾼 것이다. 

DK의 신인 탑 라이너 '시우' 전시우도 팀의 돌풍에 기여하고 있다. 암베사나 럼블 같은 주류 메타 픽 외에도 사이온, 카밀 등 공수 양면에서 신인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밖에 여러 팀에서 재능 있는 신인들의 활약이 나타나며 기회의 장이 열린 모습이다.

라이엇 측은 올해 정규 리그와 월드 챔피언십(월즈)을 기존 방식대로 운영하고, 올해 피어리스 반응에 따라 내년 본격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피어리스 제도를 시범 운영하는 대부분 지역에서 압도적인 호평이 나왔다. 늦어도 2026년, 혹여 조기 도입 가능성도 있다고 점쳐지는 이유다. 

LCK컵은 2월 23일 결승을 치르며, 우승팀은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에 리그 대표로 출전 권한을 얻는다. 피어리스 특유의 '도파민'은 올해 퍼스트 스탠드까지만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 재미의 끝은 어디일지, 라이엇이 또다른 선택을 할 것인지 지켜보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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