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게임 유저 기준 + 적절한 분위기 배분 + 개인 취향으로 선곡

서브컬처 유저들이 떠들썩해지는 뉴스가 있었다. 네오위즈의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가 11일 방송에서 '블루 아카이브' 콜라보 팩 출시를 예고했다. 최고 인기 리듬 게임과 최고 서브컬처 팬덤의 만남에 기대감이 들끓는다.

블루 아카이브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매력으로 잘 알려졌지만, 음악 역시 그에 못지 않은 무기다. 퓨처 베이스 장르 기반으로 최고급 퀄리티를 자랑하고, 리듬게임에 사용하기도 적절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실제로 작곡진 중 'Nor', 'KARUT' 등 몇몇은 리듬게임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또 희소식은 넥슨게임즈 측의 협조로 '키음'이 지원된다는 것.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에 지정 섹션이 반응해 직접 연주하는 느낌을 줄 때 중요하다. 음악 게임이 아닌 이상 멀티 트랙을 보관하는 일이 드물어 콜라보 키음은 '길티기어' 정도밖에 볼 수 없었다. 그만큼 음악에 진심인 게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제이맥스를 오래 전부터 해온 유저이자 블루 아카이브 OST 리스너 입장에서, 수많은 곡 가운데 콜라보 팩에 수록되면 좋을 곡을 선별해봤다. 워낙 좋은 곡이 많은 게임이니 못 담은 경우도 많다. 리듬게임과 너무 안 어울릴 곡, 타 IP 콜라보 곡, 애니메이션 전용 곡은 일단 제외했다.

 


■ 인기, 상징성으로 빠질 수 없는 5곡

 

Unwelcome School

이 곡이 없으면 블루 아카이브 콜라보라고 할 수가 없다. 팬들은 물론 비교적 대중에게도 퍼져 수많은 곳에서 사용된다. 제목을 보고 알아보지 못한다 해도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아 이거" 소리가 나올 만큼 인지도 원탑 곡이다.

아루 테마곡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범용 BGM이기 때문에 온갖 '개판' 상황에서 두루두루 쓰인다. 단지 그 상황의 주역이 흥신소68일 때가 많을 뿐. 리듬게임으로도 아주 재미있을 만큼 비트가 쪼개져 있고, 특히 중반 키보드 솔로 파트는 얼른 키음으로 치고 싶은 매력이 있다.

 

RE Aoharu (4th PV, 1부 최종장 BGM)

1부 최종장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BGM이자, 팬덤 사이에서 꼽는 최고 인기곡 양대산맥 중 하나다. 오케스트라와 사운드 아카이브 등 음악 공연에서도 매번 클라이맥스를 담당한다.

상징성이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음악 관련 콜라보에서 빠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듬게임으로도 나쁘지 않다. 중간 파트가 너무 비긴 하지만 후반 밀도가 의외로 높기 때문. 

 

상냥함의 기억 (1부 최종장 엔딩)

한국은 윤하, 일본은 Kano가 부른 보컬 곡이다. RE Aoharu와 함께 팬덤 최고 인기곡에 군림하고 있다. 리듬게임에 어울리지 않는 잔잔한 곡이지만, 역시 압도적인 인기 때문에 들어가서 낮은 레벨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블루 아카이브는 보컬 OST가 많지 않은 편이라 더 가치가 높은 노래이기도 하다. 어느 언어 버전을 사용할지는 장단점이 있다. 해외 서브컬처 유입을 노린다면 일본 버전을, 국내에 익숙한 쪽을 생각한다면 한국 버전이 좋을 듯하다. 

 

Gregorius / Symphony (그레고리오 총력전)

3초만 들어도 "아, 보스곡 들어오셨구나"를 깨닫게 하는 포지션이다. 총력전 OST는 모두 보스와 싸우는 만큼 템포가 진지한데, 그중에서도 단 한 순간도 쉬지 않는 스트링이 듣기만 해도 손가락이 아파오게 만든다.

단순히 빠르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곡 자체의 인기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디제이맥스로 치면 'Heart of Witch'와 'ANiMA(디모)'를 섞은 정도의 분위기다. 단 지나치게 쉴 곳이 없어서 너무 체력곡이 될 수 있는데, 패턴을 조절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Usagi Flap (래빗 소대 테마)

'Unwelcome School'과 같이 게임 바깥에서도 단골 BGM으로 활용되는 음악이다. 래빗 소대 관련 호평을 받는 곡이 워낙 많고 더 리듬게임에 어울리는 곡이 있지만, 우사기 플랩의 존재감을 빼놓기는 힘들다. 게임으로 적당히 치기도 좋고, 사운드가 꽉 차 있어서 신나게 애용될 수 있는 곡이다.

 


■ 리듬게임으로 두드리고 싶은 10곡

 

Glitch Street (2nd PV 삽입곡)

당시 2nd PV는 '에덴조약' 편의 예고 격이었고, 시각과 청각 모두 큰 인상을 남겨 블루 아카이브 스토리 '떡상'의 시작점으로 평가받는다. 'Glitch Street'는 그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 덥스텝 장르 BGM으로, 리듬게임 키음을 배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을 곡이다. 


Dreaming Trip (와글와글하며 오손도손하게 이벤트 테마)

도입부를 들을 때부터 리듬게임 최적의 인재라고 느껴지는 BGM. 봄 축제를 배경으로 맑고 상큼한 청춘 분위기를 전달하는 숙제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게다가 패턴을 '맛깔나게' 짤 만한 리듬과 세션 구성을 모두 갖췄다. 


Kitsunebi (카르바노그의 토끼 2장 BGM)

블루 아카이브 세션 활용은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지만, 그만큼 다수 곡을 연달아 칠 경우 단조로워질 위험도 있다. 거기서 새로운 느낌을 전해주기에 최적이 곡이다. 스토리 당시 전투 장면의 긴박감을 최대한 살렸고, 일렉 기타와 드럼 덕택에 무거운 타격감을 줄 수가 있다.


Oxygen Destroyer (페로로지라 총력전)

기왕 디맥에 들어가는데 BGA에 페로로 출연 한번 없으면 아쉽지 않을까. 빠른 템포의 총력전 가운데서도 맛있게 소화할 만한 비트가 가득하다. 선곡이 어떤 방향으로 되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리듬게임 마니아들을 만족시키려면 꼭 추천하고 폭넓은 유입을 노린다면 빠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

 

Operation☆DOTABATA (순백의 예고장 이벤트 테마)

즐거운 이벤트 스토리만큼이나 흥겨움을 최대한 올린 곡. 특히 기승전결 편곡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스윙 계열은 리듬게임에서 의외로 실패하지 않는 장르다. 게임개발부 대표곡 'PIXEL TIME'을 변주했다는 점도 소소하게 들을 거리다.

 

Shooting Athletes (황륜대제: On your mark 이벤트 테마)

블루 아카이브 곡들의 기본이라고 할 만한 퓨처 베이스로 최대한 속도감을 올린 곡이다. 그만큼 운동회를 테마로 한 이벤트에도 잘 들어맞았다. 적절한 중급 난이도로 구성하기에 아주 적합한 곡이다.

 

HIGH5LANDER (하이랜더 철도학원 테마)

일명 '철도가키'로 불리는 신개념 캐릭터들이 탄생할 때 그 뒤를 받쳐준 테마곡이다. 그래서인지 편곡도 독특하다. 기차가 가속할 때 소리나 건널목 경보 등을 연상시키는 소리가 절묘한 전자음으로 채워졌다. 다른 곡들과 완전히 다른 패턴을 경험할 수도 있어 기대감이 크다.

 

NRG FielD (1부 최종장 점령전 BGM)

크게 회자되지 않아서 선곡이 망설여진 사례인데, 그래도 워낙 매력적이라 선택했다. 신시사이저와 일렉트릭 세션의 궁합이 너무 좋고, 비장하면서도 조금 장난기가 느껴지는 파트가 군데군데 있다. 경쾌한 동시에 긴박한 느낌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재기 넘치는 곡이다.

 

Our New Story (4.5th PV 삽입곡)

1부의 대서사가 끝난 뒤 새로운 출발을 알린 곡. 그래서인지 'RE Aoharu'에서 이어 들으면 기어를 다시 올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BPM부터 매우 높고 비트가 극한으로 쪼개져 있어 패턴 제작에 따라 수많은 난이도가 가능해 보인다. 러닝타임이 너무 짧은 것이 단점인데, 그럼에도 빠지기는 아쉽다.

 

우리들의 퀘스트 (7분 48초부터, Vol.2 2장 엔딩)

나머지 한 곡을 굉장히 고민했다. 블루 아카이브에 15곡은 확실히 너무 적다. 게임 반등의 시작인 바니체이서 이벤트의 'Bunny Bunny Carrot Carrot'이나 방디부 이벤트 'After School Dessert'도 떠올랐지만 분위기가 겹치는 곡이 많았다. 한국 1.5주년 상징 'Thanks to'도 좋지만, 리듬게임에 별로고 일본 유저에게는 낯설 수 있었다.

우선 보컬 우대가 필요해 보이고, 발랄한 보컬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줬다. 백그라운드 사운드도 리듬게임으로 소화하기 아주 적합하다. 서브컬처 향이 아주 진하지만 애초에 그런 게임이니 상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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