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개발 기간은 약 4년, 최종 10개월 작업 빠진 체험판 빌드
완성도 오를 가능성 존재... 팬덤 열정에 걸맞는 결과물 재탄생하길
[게임플] '창세기전'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12월 최대 화두가 됐다. 기대와 우려, 호기심이 모두 이 결과물에 모인다.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재현을 준비한 것은 오래 전이다. 2016년 당시 넥스트플로어는 창세기전 시리즈의 모든 IP를 넘겨받고, 이를 바탕으로 한 첫 리메이크 게임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개발을 발표했다.
첫 스토리의 완결편이자 시리즈 흥행의 시작이 된 '창세기전2'를 기반으로 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출시할 경우 다음 시리즈의 리메이크를 계속해나갈 것을 암시했다. 전례 없는 대형 고전 명작 부활 프로젝트에 올드 팬들의 기대는 특히 컸다.
개발 기간은 길어졌다. 도중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되면서 개발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3DS 플랫폼에서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는 2018년 스위치 플랫폼 언리얼 엔진4로 급선회했다. 인력들이 언리얼을 배울 시간도 필요했고, 첫 콘솔 개발의 난관도 겹치면서 연기가 거듭됐다.
결국 프로젝트는 완성에 다다랐고, 올해 12월 22일 한국닌텐도 유통과 함께 출시가 발표됐다. 한정판 예약 구매는 조기 마감될 만큼 팬 열기는 아직 뜨겁다. 같은 달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도 함께 출시되기 때문에 시너지 여부도 관건이다.
지스타 2023 기간 공개된 체험판은 챕터1과 2에서 각각 GS와 이올린 팬드래건의 첫 이야기를 다뤘고, 풀 보이스로 들려오는 성우들의 목소리와 스토리 진행은 원작의 도입부를 잘 살린 느낌이다. 하지만 평가가 좋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게임 플레이 경험에서는 물음표가 나왔다. 3D 모델링이 나타날 때마다 위화감이 있었고, 광원과 각종 배경 구현도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았다. 길어지는 전투 템포, 불편한 UI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나면서 좋지 않은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다만 라인게임즈 측 답변을 들으면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체험판은 올해 2월 만들어진 빌드였고, 그뒤 많은 폴리싱 작업을 통해 최적화를 비롯한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는 것.
2016년 발표됐지만 실질적 개발 기간은 4년 남짓이고, 그 가운데 게임 완성도에 가장 중요한 최종 10개월이 비어 있는 빌드다. 더욱 다듬은 버전으로 체험판을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게임의 기본기를 강화하기에 부족한 기간은 아니다.
창세기전 시리즈 핵심은 결국 캐릭터와 스토리다. 플레이 경험만 무난하게 보완할 수 있다면 원작의 최대 강점이 발휘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캐릭터 모델링의 기본 틀은 바꾸기 어렵다 해도, 충실한 스토리 구현과 중반 이후 연출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90년대 국산 IP 가운데 창세기전은 독보적으로 팬덤이 많은 시리즈다. 또 기나긴 공백기 속에서도 각종 이벤트마다 뜨거운 참여율을 보일 만큼 열정적인 팬덤이기도 하다. 이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합당한 보답을 하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고칠 수 있고, 고쳐야 한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12월 22일 닌텐도 스위치로 먼저 출시된 후, 2024년 DLC 출시와 함께 PC 플랫폼 및 글로벌 확장을 노린다. 창세기전이 우려를 딛고 증명할 수 있을까. 기존 전망보다 많은 것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