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소모 평준화로 수면 위 떠오르기 시작한 문제들
시즌 콘텐츠가 해결하지 못할 문제 산적... 근본 대책 필요

[게임플] 가라앉아 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시즌 콘텐츠를 공개하는 블리자드의 모습은 뜰채로 문제를 떠올리는 것이 아닌 더 많은 물을 부어 희석하려는 의도로 느껴진다. 유저들은 시즌 콘텐츠를 환영하는 반면,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여전히 떠안은 상태다.

지난 7일 디아블로4 시즌 1의 콘텐츠가 공개됐다. ‘악의 종자’로 불리는 첫 시즌은 새로운 퀘스트와 스토리 라인, 새로운 성장 콘텐츠, 신규 아이템과 배틀패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이례적으로 빠르게 도입된 시즌제로 3개월마다 새로운 콘텐츠와 테마를 선보인다.

전작 디아블로3의 첫 시즌이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 발매 이후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디아블로4의 시즌은 아주 이른 시기에 계획적으로 준비된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여러 개발자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는데 블리자드는 출시 전부터 디아블로4의 첫 시즌이 7월 중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즌에 대한 기댓값은 디아블로4에 대한 기대의 반절 이상을 차지한다. 블리자드는 여러번 디아블로4의 ‘라이브 서비스’를 강조했고 앞으로 시즌에 추가될 이야기와 콘텐츠를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출시 직후 유저들은 새로운 디아블로 테마파크를 즐기느라 바빴다. 실제로 테마파크는 즐거웠다. 하지만 문제는 콘텐츠 소모 속도였다.

이에 대한 논쟁은 꽤 오래, 그리고 거세게 커뮤니티를 뒤덮었다. 어떤 유저들은 디아블로4의 빈약한 엔드 콘텐츠를 비판했고 어떤 유저들은 아직 캠페인도 마치지 못했다고 했다. 양극단이 팽팽하게 대립했고 이제 그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소되는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소모 속도의 양극화는 출시 한 달이 지나면서 평준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의 불만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빈약한 엔드 게임 콘텐츠 문제는 물론 여기저기 불편한 것들 투성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게임 내 몇몇 시스템은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주며, 이는 엔드 게임 단계로 갈수록 더욱 투명하게 드러난다.

엔드 게임 콘텐츠 중 몇몇 난이도 높은 콘텐츠들은 시즌제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라이트 유저들은 경험하기 어려운 악몽 던전 100단과 우버 릴리트 처치 모두 새로운 시즌에 파워 인플레이션을 일으킴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타 게임의 리그 시스템과 디아블로3 시즌제는 해당 방식으로 라이트 유저에게는 입문의 허들을 낮추고 기존 유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디아블로4의 시즌 역시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새롭게 추가될 ‘악의 심장’은 전설 위상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장신구에 착용함으로써 3개의 장비 부위가 추가된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는 개발진의 말대로 파괴적인 빌드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이로써 유저들은 쉽게 우버 릴리트를 처치하고 악몽 던전 100단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레벨 스케일링과 골드 파밍 문제, 불편하고 강요 되는 게임 시스템 그리고 빈약한 엔드 콘텐츠는 현재 공개된 시즌 정보로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엔드 콘텐츠는 초기 설계 문제도 함께 얽혀있어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악몽 던전은 던전 기믹, 직업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심하다. 특히 인장별로 다른 던전 기믹은 유저 간 경쟁도 심하게 저해한다. 더불어 악몽 던전 고단은 현재 순수하게 클리어 목적 외에 어떠한 다른 동기도 찾을 수 없다.

정복자 문양은 디아블로3의 전설 보석과 달리 일정 캡이 정해져 있고 그 캡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다. 단순히 정복자 문양의 경험치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메리트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고유 아이템 드롭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유저들은 100레벨 달성 이후 쉽게 길을 잃고 있다.

시즌 콘텐츠 공개는 분명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제 출시 초기 한 달이 막 지난 것을 생각하면 이는 당연한 일이다. 블리자드는 ‘라이브 서비스’가 핵심 콘텐츠임을 이미 여러 번 강조했다.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 의의는 시즌을 거치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유저들은 현재 블리자드와 개발진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가 만든 길을 다시 더듬어 가고 있다"와 같은 커뮤니티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첫 시즌으로 다시 유저들을 설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미 시즌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첫 시즌이 과연 현재의 유저 평가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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