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351 고지 전투 기리기 위한 '351 고지 탈환 작전' 8일 출시
작년 6월 청렴연수원 출시한 '청렴 어드벤처'... 낮은 퀄리티로 비판

[게임플]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유행하면서 정부 예산을 활용한 게임도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다만 출시된 게임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 외적인 분야에서 문제 해결, 지식 전달, 행동 및 관심 유도 혹은 마케팅을 위해 게임의 요소를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정부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일환으로 국민들의 세금으로 게임을 제작해 출시하고 있다.

지난 8일 국가보훈부는 6·25전쟁 당시 ‘351 고지 전투’의 참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6·25전쟁: 351 고지 탈환 작전’을 개발해 출시했다. 정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출시한 게임으로,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의 퀄리티다. 6·25전쟁에 대한 간단한 소개 이후 진행되는 게임은 유명 슈팅 게임 ‘스트라이즈 1945’ 시리즈를 조악하게 표절한 수준이었다.

역사를 기리기 위해 만든 게임에 역사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도 문제다. 유저가 조종하는 기체 날개 양쪽에 그려진 태극 무늬를 제외하면 게임 어디에도 해당 전투가 351 고지 전투임을 보여주는 요소가 없다. 이게 정말 351 고지 전투를 기리기 위한 게임이 맞나 의문이 들 정도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게임 개발에 들어간 예산은 게임 콘텐츠 제작비 1,900만 원과 홍보비 1,100만 원 등 총 3,0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제작비에 비해 너무 낮은 퀄리티로 인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빚은 게임은 또 있다. 작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청렴연수원에서 제작한 교육용 모바일 게임 ‘청렴 어드벤처’다.

청렴 어드벤처는 초등학교 저학년용 ‘아기사자의 발도장’과 고학년용 ‘청렴의 용사’로 나눠지며 공정,책임, 약속, 절제, 정직, 배려 등 청렴의 6가지 덕목을 학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게임 자체는 방향 패드로 캐릭터를 조작해 NPC와 대화하며 청렴의 의미를 파악하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게임 진행 도중 만나는 몇 개의 미니게임을 제외하면 크게 즐길 요소도 없는 단순한 게임이다.

이 게임의 개발을 맡은 국내 중소 게임개발사가 계약료로 챙긴 금액은 약 9,000만 원이다. 게임의 퀄리티에 비해 제작비가 적절한지 유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하나 분명한 건 게임의 실효성은 떨어졌다는 것이다. 작년 8월까지만 해도 게임의 다운로드 횟수는 50회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유튜버들 덕분에 입소문에 올라 다운로드 횟수가 1,000번을 넘겼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모든 게이미피케이션이 실패하진 않는다. 실제로 미 육군은 국민들의 입대를 유도하기 위해 ‘아메리카 아미(America's Army)’라는 사실적인 FPS 게임을 개발 및 출시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의 ‘이뮨 어택(Immune Attack)은 아이들에게 면역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앞서 소개한 게임에 비해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하며, 실제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와 같은 선례는 국내에도 있다. 지난 2012년 경기도 이천시의 덕평휴게소는 남자 화장실에 소변의 강도와 양을 측정해 점수를 경쟁하는 ‘강한남자찾기’ 게임을 설치해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면서 동시에 화장실의 청결도를 높였다.

이처럼 게이미피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미다. 게임을 만든 목적이 무엇이든, 이를 위해 얼마를 지불했든 간에 게임이 재미가 없으면 무의미해진다. 세금 낭비 대신 이번 사례들을 반면교사 삼아 게임을 활용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이미피케이션 사례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