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대세 발로란트, 탄탄한 고정팬 서든어택의 '2강 구도'로
최근 1개월 점유율 접전... '카스 2' 등 제3의 신작 변수도 존재

[게임플] 국내 FPS 시장이 '두 개의 탑'으로 좁혀지고 있다.

FPS 장르는 언제나 고정 유저층이 존재한다. 라이트유저가 가끔 한 번씩 즐기기도 가장 편한 게임으로 꼽힌다. 비교적 기반 지식이 필요 없고, 조작 역시 마우스를 대고 클릭으로 사격한다는 원초적인 법칙이 통용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넓은 대중을 아우르기 위한 FPS 게임들의 시장 경쟁은 국내외에서 치열했다. 한국 시장은 전통의 제왕 '서든어택'을 신흥 강자 '발로란트'가 따라잡은 모양새다. '오버워치 2'가 출시 직후 과거 영광을 되찾으려는 모습도 보였지만, 곧 다시 힘이 빠지면서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최근 30일 PC방 점유율, 두 게임의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다(자료: 더 로그)
최근 30일 PC방 점유율, 두 게임의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다(자료: 더 로그)

7월 3일 기준 PC방 점유율은 발로란트 5.8%, 서든어택 4.8%다. 보통 평일에 서든어택이, 주말에 발로란트가 조금 더 선전하는 추세다. 학생 세대가 주력 유저층인 발로란트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주 에피소드7 업데이트 이후로는 발로란트가 평일에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30일간의 종합 지표다. PC방 데이터 사이트 더 로그의 통계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5.37%, 서든어택은 5.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사실상 동일하다고 해도 될 만큼 접전이다. 양측 게임의 업데이트에 따라 우세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의 발로란트는 앞길이 더욱 밝은 FPS로 평가된다. 10대와 20대 젊은 유저층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해외 인기도 날로 성장세에 있기 때문이다.  

발로란트에서 크게 꼽히는 강점은 컨트롤과 스킬의 밸런스다. 클래식 FPS에 비해서는 미리 알아야 할 요원들의 스킬이 있지만, 오버워치처럼 오직 스킬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구조도 아니다. 직관적인 총기 샷을 통해 전황을 바꿀 여지가 충분하고, 초보도 가끔씩 고수를 잡아내고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경우가 나온다.

국내에서 초반 이미지 손실로 인해 부진하기도 했지만, 순수 재미로 차근차근 저변을 넓혀온 점도 이례적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과거 돌풍을 일으킨 '오버워치'보다 더 오래 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 대회와 인플루언서 매치 등 다양한 방면에서 모두 관심도가 높고, 화제성이 계속 새롭게 공급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넥슨의 서든어택은 2005년부터 변함없이 국내 슈터 장르를 이끌어왔다.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가 왕좌에 올라섰다 내려가는 긴 시간에도, 서든어택의 자리는 언제나 변동이 없었다.

특이할 정도로 캐주얼한 게임성이 오히려 장수 비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든어택은 탄도학이 적용되지 않았고, 탄속도 없는 히트스캔 판정이다. 저격총의 줌 판정도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과거에 게임 장벽을 낮추고, 지금은 차별화로서 고정 유저층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는 현상이다. 

넥슨 역시 서든어택의 가치를 높게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최근 실시한 64비트 클라이언트 업그레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게임을 더욱 길게 보고 유지 보수하겠다는 상징이다. 시즌패스 정착으로 인해 실적도 꾸준한 만큼, 앞으로도 나아갈 조건은 갖춘 셈이다.

'갑자기 밸브가 나타나 모든 것을 쓰러뜨렸다' 엔딩도 가능성은 있다
'갑자기 밸브가 나타나 모든 것을 쓰러뜨렸다' 엔딩도 가능성은 있다

발로란트가 10대와 20대 초중반이라면, 서든어택은 30대 이상과 라이트 이용자에서 압도적이다. 20대 후반이 접전 지역으로 꼽힌다. 서든어택은 비슷한 점유율로 롱런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발로란트가 상승과 하강 중 어느 쪽으로 흘러가느냐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제3의 변수도 존재한다. 밸브가 8월 출시할 '카운터 스트라이크(카스) 2'다. 서구권은 발표 순간부터 전작 접속이 재차 폭발하면서 사실상 시장 석권이 확실시되는 게임이다.

기존 '카스'는 국내에서 운때가 맞지 않은 게임으로 꼽힌다. 해외 인기를 휘어잡을 당시 밸브의 국내 PC방 정책이 큰 반발을 샀고, PC방 업주들의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저변 확대가 막힌 것. 비슷한 시기 한국 유저들의 입맛에 들어맞으면서 대흥행을 거둔 게임이 바로 서든어택이었다. 

지금은 국내에서도 유저 대다수가 스팀 플랫폼 이용이 자연스럽고, 해외 흥행작이 국내에 빠르게 스며드는 추세다. 스팀 흥행 폭발을 타고 국내 유저들이 점차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년 후 국내 FPS 시장의 향방에 호기심이 늘고 있다. 발로란트의 대관식이 열려 있을까, 결국 '돌고 돌아 서든어택'일까, 혹은 카스 2와 같이 새로운 제3세력의 점령일까. 이번 여름은 그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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