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그래픽, 기대 이상의 초반 스토리와 월드 탐험 시스템
조작감과 전투 연출은 아쉬운 느낌도
액션보다 탐험, 타인 상호작용 중시 유저는 체험 가치 있어
[게임플] 엔씨소프트가 새로 선보이는 PC-콘솔 대작의 세계가 열렸다.
신작 MMORPG 'TL'이 24일 오후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날씨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심리스 월드 및 던전, 유저 선택에 따라 역할이 변하는 프리 클래스, 유저가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PvP 시스템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올 하반기 아마존게임즈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과거 '프로젝트 TL'부터 긴 개발 기간을 거친 만큼 관심은 뜨거웠다. 테스트 인원은 5천 명을 선정했고, 각자 한 명씩 초대가 가능해 총 1만여 명의 접속이 가능하다. 또 전국의 PC방 12곳에서도 제휴를 통해 TL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엔씨가 11년 만에 내놓는 PC 중심의 플래그십 타이틀이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은 비주얼과 전체적인 퀄리티였다. 우선, 플레이 초기 그래픽과 연출은 충분히 강렬하게 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은 실행과 함께 높은 밀도로 스토리 배경을 묘사한다. 솔리시움에 침공해온 아키움 군단이 '별을 품은 아이들'을 손에 넣기 위해 마을을 습격하는 과정, 유저 캐릭터가 살아남아 저항군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PC 플랫폼에 걸맞는 연출력으로 이어진다.
커스터마이징 자유도는 얼굴 부위마다 밀리미터 단위로 세밀한 조정이 가능할 만큼 높다. 인물 사진을 읽어내 캐릭터로 변환하는 기능도 있어, 자신이나 선호하는 연예인을 반영하는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단 얼굴에 비해 신체 변형은 약간 제한된 편이다.
그래픽은 초기 튜토리얼 씬이 어두워 크게 체감하지 못했지만, 밝은 필드로 나가는 순간 당대 온라인 게임 중에서는 손꼽힐 만큼의 퀄리티가 눈에 들어온다. 캐릭터와 몬스터의 질감이 다르다. 특히 활강할 때의 배경 연출은 압권이다. PC 사양이 조금 높다는 점은 아쉽지만, 최적화만 잘 마무리된다면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전투는 크게 특출난 형태가 아니었다. 타게팅 방식으로 적을 단일 공격하는 전형적 방식이며, 방어 스킬이 독특한 점 외에는 유저 캐릭터가 현란하게 움직이는 등의 역동적 연출은 없다. 엔씨 MMO답게 유저간 대규모 전투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흔적이다.
초반 일정 레벨이 지나면 일종의 자동전투 시스템인 '스텔라포스'를 단축키 T로 사용할 수 있다. 근처 적을 스스로 찾아가 공격하며, 유저가 원하는 스킬을 따로 지정해 자동 사용이 가능하다. 스킬과 아이템의 자동 설정 UI는 리니지M과 비슷하다.
방어 스킬은 자동 사용이 불가능하다. 적의 강력한 공격을 튕겨내 역공할 때 쓰는데, 수동 전투에서의 이점을 살리기 위한 장치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강력한 등급 몬스터와 대결할 때는 타이밍 맞춰 방어를 쓰지 않으면 고전하는 경우가 생긴다.
전투 액션이 평범한 대신, 월드를 탐험하고 탐사하는 형태는 흥미롭다. TL 퀘스트 시스템은 '코덱스'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모험 코덱스에서 메인 스토리를 순차적으로 따라가고, 탐사와 수집 코덱스에서 각 지역을 치밀하게 살펴보고 보상을 얻는 플레이가 마련됐다.
여러 목적으로 월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보라색 빛이 나는 물체를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TL 속 스토리와 관련된 각종 문서를 얻고, 수집 코덱스로 추가되면서 꾸밈 주화를 얻을 수 있다. 이동과 사냥을 그저 자동에만 맡기면 손해를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스토리 전개는 예상 이상으로 인상적이다. 등대에서는 또다른 별을 품은 아이의 비극을 모험 코덱스로 추적할 수 있었고, 늑대 무리와 얽힌 작은 영웅의 이야기도 감동적으로 이어졌다. 이런 에피소드가 큰 줄기와 어떻게 엮일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조작감은 개선 과제로 보인다. 이동과 전투를 반복할 때 캐릭터 움직임이 다소 갑갑하고, 의뢰에서 요구하는 몬스터를 골라서 싸우기가 어렵다. 13레벨에서 한 시간 동안 고블린 선동꾼을 찾지 못해 1일차 플레이를 마감해야 했다. 의뢰 수행 편의성 문제는 유저 경험에서 매일 겪게 될 일이기 때문에 막판 다듬기가 필요하다.
엔씨는 이번 테스트에서 과금 모델(BM)도 함께 공개했다. 일견 파격적이지만,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구성과 함께 피드백을 통해 더욱 다듬겠다는 의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시즌 패스 관련 상품과 꾸미기 아이템, 각종 소모품 아이템을 판매한다. 지금으로서는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와 같은 확률형 아이템은 보이지 않는다. 무기와 장비는 인게임 퀘스트 보상이나 제작으로 얻으며, 강화 및 제작 재료 역시 게임 플레이에서 얻는다.
형상 변신 같은 시스템도 유저들의 사전 우려와 다르다. 게임 콘텐츠로서 얻고 사용하는 형태로 역시 별도 뽑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서구권 기준을 신경 쓴다고 밝힌 만큼, 글로벌 서비스와 게임 시스템 자체를 완전히 다르게 가지 않는 이상 가혹한 BM이 펼쳐질 확률은 적어 보인다.
역동적인 액션을 즐기고 싶은 유저에게 어울릴 게임은 아니다. 반면 넓은 세계관을 차근차근 모험하고 싶고, 다른 유저 여럿과 상호작용을 하고 싶다면 TL을 체험해볼 여지는 있다. 밤낮에 따라 전투 환경이 바뀌는 세계를 누비는 재미는 잠재력이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제 하루 플레이해본 느낌을 그대로 전한 것이다. 베타 테스트는 일주일 동안 이어진다. 정식 출시에서 또 무엇이 바뀔지도 알 수 없다. 적어도 하루 동안 경험한 TL의 세계는 앞으로도 더 탐사해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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