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엔씨 게임과 다른 '성공'의 기준
단기 매출보다 운영과 재미 증명, 팬층 확보와 인식 반등 중요

'아이온2'를 둘러싸고 국내 게임계가 뜨겁다. 13일 지스타 2025 대형 시연, 19일 국내 정식 출시로 이어지면서 11월 화제를 선두에서 끌어가는 모양새다.

아이온2는 PC-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엔씨소프트 MMORPG 신작이다. 최고 품질의 그래픽과 연출을 내세우는 동시에 완전 수동 전투, 확률형 없는 BM으로 파격적 도전에 나선다. 여기에 PC방 점유율 160주 연속 1위에 군림했던 원작 인지도가 더해지면서 대중적 파괴력도 높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일부 게임사는 아이온2 출시일 발표를 먼저 기다린 뒤 자사 MMORPG 출시를 앞당기거나 미루기도 했다. 실제 결과에 상관 없이 아이온2가 당분간 모든 화제를 독점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및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아이온2가 얼마나 성공할 것이냐다. 그 결과가 엔씨뿐 아니라 국내 게임 개발 방향성에 큰 갈림길이 될 수 있다. 엔씨 내부에서 목표로 잡는 성공 기준이 어느 정도일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 수동 전투는 문제 아냐... 핵심은 '조작감'

PC와 모바일을 함께 지원하지만 자동 전투가 없다. 현재 MMORPG 흐름에서 과감한 도전이다.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 유저층과 완전히 다른 방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우려와 달리 모바일 플레이의 어려움은 실질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저 대부분이 사실상 PC 플랫폼 중심의 환경을 예상하고, 모바일은 퀘스트 및 채집과 제작 정도를 기대하기 때문. 엔드 콘텐츠 역시 PC 유저를 기준으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IP의 정체성에서도 수동 전투 방향성은 옳다고 평가가 나온다. '아이온'은 PvE와 PvP 콘텐츠 비중을 유저 성향 따라 적절하게 가져간 게임이다. 아이온2는 PvE에 더 힘을 싣지만, 결국 상징적 콘텐츠는 천족과 마족이 적으로 마주치는 '어비스'가 될 전망이다.

어비스에서 자동이 존재할 경우 긴장감과 실력 변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결국 수동 조작으로 다대다 종족전 재미를 살리기 위해 수동 집중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모바일은 일일 콘텐츠와 생활 및 간편 결제처럼 부가적 역할만 원활히 수행하면 충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동보다 조작 체감이 얼마나 섬세하게 이루어지느냐다. 후판정으로 회피 반응이 가능한 액션인 만큼, 레이드와 PvP 모두 조작 반응성에 재미가 갈릴 전망이다. 직업별 밸런스도 최소한은 갖출 필요가 있다.

■ 최고의 출시 시기

유저들 사이에서 MMORPG 신작 갈증이 심한 시기다. 단순 구분으로는 매달 신작이 쏟아지는 장르지만, '리니지라이크'로 분류되는 경쟁형 자동사냥 게임을 제외하면 장르 황혼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신작을 보기 드물어졌다.

지금은 아이온2에 견줄 만한 대형 경쟁작이 나오지 않는 시기다. 기존에 '로스트아크 모바일'이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지만 이제 CBT 단계다. 그밖의 대형 신작은 대부분 다른 장르에서 나오고 있어 사실상 MMO 전체 유저층의 관심을 독점할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시장 조건은 더욱 좋다. 신작 MMORPG에 목 마른 유저층은 서구권을 비롯한 해외에 더욱 넓게 퍼져 있다. 그러나 신작 개발은 거진 명맥이 끊겼으며, 그나마 한국 게임들이 종종 글로벌 출시되며 관심을 받는다. '쓰론 앤 리버티(TL)'의 기대 이상 글로벌 성적이 그 예시다.

다만 서구권은 페이투윈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기 때문에, 약속한 대로나 그 이상의 BM이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유저 친화적 BM이 입증된다면 해외 성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1인당 매출이 적어도 거대한 유저 숫자로 여유로운 운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초반 흥행은 확정적, '운영'만 잘 된다면

엔씨는 아직 여유가 있다. 비록 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큰 금액은 아니며, 총자산 4조 3천억 원에 현금성 자산만 약 4천억 원이 남아 있다. 당장 단기 매출을 뽑아내는 것보다는 유저와 팬 숫자를 늘리고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해지는 길이다. 인식부터 바꿔나가야 하는 단계다.

아이온2가 밝힌 BM도 이를 의식한 방향성으로 읽힌다. 페이투윈 요소를 최소화하고 구독형 편의성과 패스 상품, 능력치 없는 외형 아이템만 과금 모델로 내세웠다. 특히 뽑기가 전혀 없이 모두 확정 구매 상품이다. 최근 게임계에서 극히 드문 과감한 변화다. 

엔씨에게 필요한 것은 인식 변화, 그리고 의지 증명이다. BM 구성상 아무리 국내 흥행이 크더라도 '리니지M'만큼의 폭발적 매출은 기대할 수 없다. 대신 게임 자체 재미를 통해 유저 풀을 회복하기에는 역대 최고의 기회다. 이 과제를 수행한다면 아이온2는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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