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버전이 아예 없어도, MMORPG여도 오직 수동 전투 선언
게임계 대세 과감하게 벗어난 도전...9월, 11월 결과물 확인

모바일 게임에 자동 전투가 필수라는 인식이 굳혀진 지 오래다. 공식처럼 자리잡은 그 생각에 균열을 내려는 게임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9월 24일 출시하는 카카오게임즈 픽셀 액션 '가디스오더', 11월 19일로 출시일을 발표한 엔씨소프트 '아이온2'가 100% 수동 액션으로 모바일 격변을 선언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는 신작들이기 때문에 성패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폰 게임 태동기는 터치 입력을 강조하는 전투가 주류를 이뤘다. 기본적인 이동은 편의성을 지원하되 공격과 특수 액션을 터치나 스와이프로 입력하는 방식이다. 한때 오토 전투를 지원하는 게임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토 없는 게임이 오히려 외면을 받는 시기가 찾아왔다. 기기 사양과 게임 그래픽이 점차 발전하면서 전투가 자연스럽게 복잡해졌고, 더욱 편한 게임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며 수동만으로 성장이 어려워진 것. 특히 RPG 장르 전투는 세세한 조작보다 자동 전투의 관리가 더 중요해지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라이브 방송에서 실시간으로 시연한 '아이온2' 모바일 플레이
라이브 방송에서 실시간으로 시연한 '아이온2' 모바일 플레이

중국발 서브컬처 게임 일부가 오직 수동 전투를 추구하는 형태지만, 대부분 MMORPG가 아니며 PC 버전을 따로 지원한다. 반면 아이온2는 MMORPG 속에서, 가디스오더는 순수 모바일 버전만으로 수동을 추구한다는 점이 도전적으로 평가된다.

아이온2는 첫 발표 방송부터 오직 수동 전투를 지원한다고 밝히면서 뜻밖의 화제를 낳았다. 액션 처리 역시 후판정이다. 타겟을 잡고 공격 버튼을 누르는 순간 피해가 입력되는 선판정과 달리, 이동 회피와 예측 사격이 가능해 더욱 현실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철저한 조작 위주의 전투는 최근 엔씨의 모바일 MMORPG 법칙을 완전히 벗어난다.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로 대변되는 무한 오토 사냥 대신, 게이머 사이에서 믿고 플레이한다는 호평을 받은 '블소' 시절 액션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직접 조작의 전투 긴박감을 선호하는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가디스오더'는 더 과감하다. PC 클라이언트를 따로 지원하지 않는데도 자동이 없다. 가벼운 픽셀 게임이라고 생각한 초반 인식과 달리 캐릭터 액션에 큰 방점을 찍는 행보를 보인다. 

대신 스마트폰을 잡고서도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도록 이동 축을 집중했다. 전투 스테이지는 Y축이라고 부르는 상하 이동이 없으며, 좌우 위치만을 신경쓰면서 눈앞의 적을 상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투가 단순해지지 않도록 액션 커맨드와 캐릭터 시스템을 다양화했다.

링크 시스템을 통해 기사(캐릭터) 교체로 자동 연계가 발동하고, 궁극기는 3인 파티가 동시에 기술을 펼치며 화려한 연출을 더한다. 그리고 패링과 회피 등 상대에 대응하는 커맨드로 인해 다채로운 적 패턴이 가능하게끔 했다.

수동을 내세우는 신작들의 흥행 도전은 자연스럽게 관심사로 떠올랐다. 가디스오더가 픽셀 수집형 게임의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아이온2가 전투 조작 중심의 MMO를 다시 부활시킬지가 관건이다. 둘 모두 최근 대세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게임계의 축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한 관계자는 가디스오더에 대해 "오직 모바일만으로 수동 실시간 액션이라는 점이 지켜보게 만든다"면서 "업계에 픽셀 그래픽을 꾸준히 깎는 소규모 스튜디오가 많은데, 가디스오더 흥행에 따라 투자 방향이나 기획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동 전투는 그동안 현실적인 타협이었다. 하지만 게임 본연의 조작하는 재미를 살리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존재했고, 활로를 찾기 위한 유명 게임사들의 시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는 그 결과물 중 일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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