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MMORPG 신작 가뭄 속, 완전히 새로운 문법으로
완성도 필요한 단계, 성공할 경우 거대한 시장 확대 잠재력

크로노스튜디오의 신작 '크로노 오디세이'가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시장 성적을 가를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퍼블리싱을 앞둔 MMORPG다.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넓은 볼륨의 오픈월드를 제공하고, 시공간을 조작하는 크로노택터 시스템으로 독특한 전투를 갖춘다. 특히 코스믹 호러 감성이 담긴 다크 판타지 세계관이 게임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지난 6월 실시한 CBT는 스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지각색의 화제를 낳았다. 이 장르에서 나오기 힘든 독특한 기획이라는 감상과 함께, 순수하게 액션에 집중한 기본 틀을 시선에 새겼다. 아직 모션과 최적화 등 다듬을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나, 차별화를 입증하고 피드백을 입수한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모습이다.

CBT 후 업계에서 화제가 된 지점은 또 있다. 공략하고자 하는 대상이 명확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국내 개발 MMORPG와 가장 큰 차이는, 게임 특성이 서구권을 정조준한다는 것이다.

크로노 오디세이의 분위기를 두고, 영어권 유저 중 일부는 "MMO 블러드본"이라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그만큼의 액션을 이미 완성한 것은 아니지만 지향점에서 느껴지는 표현이다. 어두운 세계 속 코스믹 호러, 장르 내에서 보기 드문 하드코어 액션은 북미와 유럽 유저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서구권에서 MMORPG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 이름 있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스팀 동시접속자 최상위권에 오르며 게임에 대한 토론이 활발해진다. 오랜 기간 새롭게 자리를 잡는 경쟁작이 없었기 때문에 롱런 여부가 가장 관심사다. 

크로노 오디세이가 눈에 띈 이유도 이와 겹친다. 최근 스팀으로 출시한 MMORPG 신작들이 출시 초기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한 이유로 몇 가지가 꼽힌다. 그중 하나가 장기간 시장을 석권 중인 게임들과 크게 다른 문법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구권 인기 MMORPG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파이널판타지14', '엘더스크롤 온라인' 등이 꼽힌다. 퀘스트 중심으로 꾸준히 할 거리를 유저들에게 제공하며, 시즌과 챕터 등의 개념으로 밀도 높게 동기부여를 하되 전투는 편리하게 유지한다. 

이는 공식처럼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같은 문법으로 익숙한 게임에서 유저들을 데려오기는 쉽지 않았다. 반면 크로노 오디세이는 게임의 기본 틀을 파격적으로 바꾼다. 지극히 도전적인 대신, 성공했을 때 구축할 영역은 독보적이다.

가장 특이한 지점은 퀘스트 표시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 시공간을 흔드는 크로노택터를 통해 과거와 미래 흔적을 찾아내고 따라갈 수 있으며, 자신의 마음대로 세계를 탐험하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성장하는 게임을 표방한다.

크로노택터는 전투에서도 결정적으로 쓰인다. 적의 시간을 느리게 하고 주변 환경을 되돌려 참신한 공략법을 즉석에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막고 구르며 치명적인 보스 공격을 피하는 소울류의 전투 패턴도 활용해 앞으로 완성된 모습이 궁금해지게 만든다.

크로노 오디세이가 지닌 방향성이 국내 유저들에게 통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게임이 완성도를 갖출 경우, 서구권 시장을 공습할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에게 일본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카드는 몇 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 C'가 대표적이다. 수집형 육성 장르로 각종 영상에서 높은 퀄리티를 입증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올해 9월 출시하는 '가디스 오더' 역시 수집형 액션 시장을 노리기 적합한 카드다.

한편 크로노 오디세이는 서구권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다. 현재 보유한 게임 라인업 가운데서도 이쪽을 확실하게 노릴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특히 스팀 플랫폼에서 확실한 서비스 게임을 손에 넣지 못한 가운데,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MMORPG로 두 배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그림이 읽힌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2025년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난 6월 CBT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당시 받은 피드백을 정식 게임으로 어떻게 승화할 것인지가 승부처다. 잔혹한 다크 판타지가 결합된 순수 액션 MMORPG가 탄생할 수 있을까. 분명, 상상만 해도 매력적인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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