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RISE' 1차 업데이트, 접속자와 점유율 우상향 계속
21년 흐른 게임의 근본부터 갈아엎기... 장벽 부수는 시도 통했다
원조 '마비노기'가 활력을 찾았다. 업데이트 부제에 걸맞게 새로운 방식으로 '떠오르는' 움직임이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넥슨은 PC MMORPG '마비노기'에서 'NEW RISE' 1차 업데이트를 지난 10일 실시했다. 지난달 판타지 파티 쇼케이스에서 발표한 게임 개선과 신규 콘텐츠를 상당수 반영했다. 신규 유저를 위한 선물과 인게임 이벤트도 대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여름 반등을 시작한 시점이다.
1차 업데이트에서 먼저 체감된 변화는 대규모 전투 개편이다. 던전 솔로와 파티를 구분해 난이도를 새로 구성하고, 불필요한 던전 기믹과 볼륨을 삭제해 공략 부담을 덜었다. 그밖에 등급 구분을 통한 장비 개편, 기존 장비의 세공과 인챈트 계승, 세공 1랭크 3줄 확정 등 성장 편의성을 대대적으로 재설계했다.
그 결과는 PC방 점유율부터 나타난다. 더 로그 집계 기준 일간 50위권을 오가던 마비노기는 10일 21위에 올라섰다. 이후 우상향을 거듭한 끝에 주말인 13일 11위까지 올라오면서 TOP10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1년 지난 게임이 이런 활력을 되찾는 일은 드물다. 무엇보다 업데이트 당일 '반짝'이 아니다. 새로운 콘텐츠 호평이 이어지면서 신규와 복귀 유저가 늘어나고, 한 번 들어온 유저의 정착률도 높다.
이유는 명확하게 정리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라도, 최대한 많은 유저가 들어와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의지다.
마비노기는 6월 쇼케이스를 통해 올 여름 반등의 주인공이 됐다. 유저들 사이에서 "이것은 절대 못 건드릴 것"이라고 예상한 시스템까지 과감하게 건드렸다. 2시간 이상 걸린 발표는 역대 가장 풍부하고 파격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연히 외부 화제도 컸다.
NEW RISE 1차 업데이트 이후 찾아온 유저들은 "성장이 쉬워졌다"고 입을 모아 호평한다. 기존 마비노기는 21년이 지난 만큼 장벽을 뚫기 힘든 시스템이 도처에 있었다. 많은 시간을 들이거나 요령을 알지 못하면 성장이 막히는 구간을 마주하게 됐다. 하지만 그런 장벽 대부분을 과감하게 허물었고, 자연스럽게 커나가는 경험이 완성됐다.
기존 밀레시안들도 반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많은 유저가 몰려들며 경제와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됐고, 너무 길고 지루했던 엔드 콘텐츠 던전도 부담 없이 돌 수 있도록 바뀌었다. 앞으로 상위 콘텐츠가 나오더라도 부담 없이 재미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인 만족감이 높다.
넥슨도 업데이트 품질을 자신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띌 정도로 공격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결과 역시 만족스럽다.
한두 시간 광고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던 한 스트리머는 처음 겪어보는 마비노기에 자연스럽게 몰입했고, 5시간 넘게 플레이하고 나서야 다음 일정으로 인해 게임을 멈췄다. 그밖에도 새로운 플레이 경험에 만족하는 스트리머 및 유저들의 반응을 쉽게 살필 수 있다.
최동민 신임 디렉터를 향한 지지도 크게 늘었다. PC 마비노기 콘텐츠리더 직을 수행하며 장기간 마비노기 운영의 중추였던 인물이다. 최 디렉터는 첫 단독 발표부터 막힘 없이 게획을 발표하며 신뢰를 얻었고, 사후 소통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업데이트 닷새가 지난 15일, 개발자노트를 공개하며 초기 피드백을 빠르게 정리하고 향후 개선 계획을 추가로 밝히기도 했다. 일부 던전의 장비 아이템 드롭률 상향, 에르그 경험치 수급처 확대, 장비 등급 추가, 피버 시즌 오류 개선 등 디테일이 부족했던 부분을 바로 채워넣는다.
이 이야기들은 막연한 추후 계획이 아니었다. 공개 내용은 모두 이번 주 핫픽스로 바로 게임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주말 보너스 버프 혜택도 연장한다. 유저들 역시 "피드백 수용 속도가 예전과 다르다", "지금 진심이 재임 내내 계속됐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매출도 엮여 있기 때문에 고민했지만, 밀레시안 분들에게 어느 때보다도 북적이는 던바튼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쇼케이스 당시, 최 디렉터가 세공 최고등급 3줄 확정이라는 파격적 개선을 제시하면서 남긴 말이다. 어떤 게임이든 서비스가 길어지면 높은 장벽이 생긴다. 마비노기는 MMORPG 중에서도 독특한 부분이 많아 더욱 위험했다. 게임 뼈대를 다시 설계하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그 목표는 일단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추속 업데이트를 통한 콘텐츠 보강, 그리고 새로운 유저 잡아두기다. 마비노기는 언리얼 엔진 교체를 뜻하는 '이터니티 프로젝트'로 장기적인 미래를 구상 중이다. 그 시점까지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까. 이번 'RISE'는, 그럴 만한 힘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