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출시 확정적, 일정 조율 중 알려져
글로벌 게임계 지각 변동, '붉은사막'만의 화풍과 내러티브 관건

펄어비스 '붉은사막'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8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한 게임쇼 '팍스 이스트(PAX EAST)'에서, 붉은사막은 북미 최초로 유저 대상 시연 행사를 제공하는 부스를 열고 참여했다. 지난해 여름 게임스컴, 11월 지스타에 이어 국내외 주요 지역에서 한 차례 검증을 마쳤다. 

시연 내용은 지난 게임쇼들과 마찬가지로 4종 보스전이다. 독특한 화풍으로 유려하게 표현한 오픈월드 그래픽, 역동적인 액션 상호작용은 붉은사막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출시 일정에 대한 전망이 조금씩 흘러나오면서 해외 유저들의 주목도 점차 커진다.

업계에서는 붉은사막이 "정말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2025년 내 출시는 확정적이며, 4분기 내 적절한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것. 개발 연기가 계속되면서 유저들을 애타게 했던 시간이 마침내 끌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개발이 길어진 주요 이유로는 PC-콘솔 오픈월드 영역 첫 도전, 그리고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이용해 외부 래퍼런스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꼽힌다. 반대로 기대만큼의 게임 완성도를 충족하는 데 성공한다면, 자체 엔진을 통해 뚜렷한 정체성을 갖출 수 있다는 강점이 존재한다. 

2025년 글로벌 게임계는 지각 변동이 감지되는 시기다. 가장 유력한 올해의 게임 후보였던 'GTA6'가 2026년으로 출시를 미뤘고, 그 사이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등 뜻밖의 걸작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게임사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으로 글로벌 게임계에 명성을 떨친 바 있다. 검은사막은 서구권 시장에서 가장 오래 성공한 한국 MMORPG로 불린다. 다만 온라인 게임 전문 스튜디오라는 인식이 강했다. 붉은사막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하고 글로벌 콘솔 시장으로 발을 넓혀야 하는 이유다.

오랜 과제 중 하나는 내러티브다. 시나리오의 기본 얼개도 중요하지만, 게임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흥미롭게 전달받는 경험이 중요하다. 특히 싱글 오픈월드 게임은  입체적 내러티브가 핵심으로 꼽힌다.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하든, 유저에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동감을 주는 동시에 깊은 여운을 남겨야 지속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최근 주목을 받은 게임들은 '매력'을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 2023년 GOTY를 휩쓴 '발더스 게이트3'는 유저 선택과 상호작용에 따라 요동치는 세계관 변화를 극한까지 구현했다. 지난해 '아스트로봇'은 조작의 재미를 놀라운 수준으로 올리면서 게임 본질에 대한 매력을 조명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은 당대 최고 수준 그래픽과 액션을 구현한 반면, 이야기의 매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러티브 관련 개선은 꾸준히 이어졌다. 스토리 진행 방식을 전면 개편했고, 완성도 역시 높였다. 한국적 세계관을 담은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 시리즈가 대표적인 발전 사례로 꼽힌다. 

붉은사막 개발 내부에서도 시나리오 관련 인력을 대거 구성하며 이야기 경험에 큰 비중을 둬온 것으로 알려진다. 하이퀄리티 대작이 전 세계에서 난립하면서 독특한 소재와 연출은 더욱 중요한 승부수다. 이 점을 충족할 수 있다면 곧바로 글로벌 경쟁력을 다지는 기반이 된다. 

붉은사막은 아직 스토리 파트나 오픈월드 콘텐츠 시연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관계자 대상으로 실제 오픈월드 플레이는 꾸준히 공개해왔다. 그리고 입을 모아 호평이 나온다. 출시 일정이 가까워지면서 관련 정보 공개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개발이 완료된 후 '도깨비', '플랜8' 등 미뤄둔 차기 프로젝트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붉은사막의 퀄리티와 흥행 성적은 향후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가를 최대 분기점이다. 매너리즘과 싸우고 있는 게임계에서 오직 그들만의 '매력'을 빛낼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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