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 11호 관련 복선 해결 눈길
트리거 선행 등장으로 매력 더해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와 스토리다. 하지만 복선과 뛰어난 연출을 얹으면 어떻게 될까.
호요버스가 제작한 액션 게임 '젠레스 존 제로'의 1.6버전이 출시하면서 메인 스토리와 에이전트 비화가 동시에 공개됐다.
메인 스토리인 '눈물은 과거와 함께 묻으리'는 시즌1 에필로그 상편이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지만, 아직 하편이 남았기에 평가는 조금 이르다. 대신 에이전트 비화 '실버의 부활'이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젠존제에서 가장 오래된 비밀 중 하나로 꼽히는 엔비와 11호의 관계는 이전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이는 의심과 예상을 넘어 확신에 가까운 복선이었기 때문에 '0호 엔비' 캐릭터 소개 PV부터 '올 것이 왔다'라는 평이었다.
'실버의 부활'을 통해 본 엔비와 11호의 스토리는 기대 이상이다. 스토리를 보고 결국 0호 엔비를 뽑았다는 유저도 있을 정도다.
■예상대로 평범한 내러티브
'실버의 부활'의 내러티브는 그렇게 특출나게 좋은 편은 아니다. 엔비와 11호의 이야기는 유저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투 방식이나 무장의 공통점과 지나치게 닮은 외모는 누가 봐도 수상했고, 다소 뻔한 예상들이 팬덤에서 제시됐다. 그리고 대부분 들어맞았다. 좋게 말하자면 예상을 긍정하는 것으로 유저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반대로 나쁘게 말하자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내용이 예상대로 진행된다.
대신 프롤로그 이후 큰 활약이 없던 엔비를 조명한 것은 캐릭터성 유지와 팬 입장에서는 좋았다. 지금까지 목소리만 나왔던 '트리거'에 흥미를 보이는 반응도 많다. 트리거는 1.6버전의 후반부 픽업캐릭터로 유저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더해 트리거의 에이전트 비화를 통해 '실버의 부활'에서 이어지는 내용이 나올 수도 있어 기대된다.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연출
이번 스토리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것은 연출이다. 지난 1.5버전의 스페셜 스토리도 혹평을 받는 와중에 컷신을 통한 연출은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해당 컷신은 분명 스토리를 감상하면서 모인 감정이 모여 폭발하는 좋은 장면이다. 다만, 지나치게 분산된 내용과 캐릭터 때문에 감성이 많이 모일 수 없었다. 결국 그저 화려한 장면에 지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실버의 부활'에서 볼 수 있던 연출은 그보다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방식으로 유저들에게 제공된다. 내용도 엔비에게 집중된 덕분에 감정이입 대상이 분산되지도 않았다.
모인 감정은 적절한 순간에 유저들에게 충격을 준다. 예상대로 말이다. 화려한 3D 컷신보다 적절한 2D 컷신이 오히려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되기도 했다.
악역도 그 행보가 단순하지만 딱 필요한 캐릭터성으로 무장했다. 적절한 서사를 부여해 감성을 자극하고 이를 연출로 극대화한 것도 좋은 요소였다. 그동안 등장한 악역들의 목적이 이상하거나 너무 비밀스러운 것과는 다소 다른 행보다.
신 캐릭터가 출시되면 관련 스토리나 이벤트가 진행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다만 0호 엔비 같은 이격캐릭터는 원본의 서사를 끌고 올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내용을 보여주기 쉽다. 이번 '실버의 부활'도 이런 혜택을 그대로 받은 사례다.
캐릭터의 인기를 한층 높여주는 스토리를 보여준 덕에 유저들도 마음을 움직였다. '0호 엔비' 출시 이후 모바일 인덱스에서 젠레스 존 제로의 주간 매출 순위가 30위 이상 껑충 오르기도 했다.
1.6버전으로 젠레스 존 제로는 시즌1의 마무리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스토리를 보면 굴곡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합격점을 받을 정도다. 주인공 남매에게도 큰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 상대할 악역들도 조금씩 구체화된다. 이를 통해 더 좋은 스토리를 풀어나간다면 서브컬쳐 시장에서 존재감을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