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뷰의 단점은 희석하고, 장점은 현실감과 함께 살리다
크래프톤 부스 최초 시연작... 펍지 스튜디오의 또다른 승부수
탑뷰의 단점을 희석하자 긴박감이 다가온다. 인상적인 멀티플레이 슈터다.
14일 개막한 지스타2024 현장, 크래프톤 부스는 가장 뒤쪽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작년과 같이 존재감을 뿜어내는 위치다. 그중에서도 '프로젝트 아크'는 처음 시연이 공개된 게임으로서 큰 주목을 받는다.
프로젝트 아크는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일궈낸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하는 탑다운 뷰 슈팅 게임이다. 5대5 멀티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밀리터리 성격을 띠며, 기존 탑뷰에서 보기 힘든 현실적인 슈팅 매커니즘과 전술적 팀플레이를 내세운다.
현장에서 진행된 시연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근처 유저들과 서로 팀이 나뉘어 총 10인이 대결을 치르며, 팀 데스매치로 기본 조작감을 익힌 뒤 폭파 미션으로 진입한다.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가며 폭탄을 터트리거나 해체하는 보편적 슈팅 미션이다.
각 특성에 맞는 캐릭터를 선택한 뒤 게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현실성이다. 마치 1인칭 슈팅(FPS)처럼 캐릭터의 실제 시선을 기준으로 시야가 부채꼴로 제한되며, 관성과 조준 흔들림도 모두 적용된다. 얼마나 신중하게 뷰를 밝히고 에임을 잡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기존 탑뷰 슈팅에 존재하는 '쏘면 맞는' 개념이 아니다. 총기별로 반동과 같은 분야에서 장단점이 나뉘고, 수류탄 등 가젯은 조준점에 따라 3D처럼 위아래 투척 범위가 있다. 정통 밀리터리 슈팅과 같이 깊은 플레이를 더 가벼운 시점에서 보는 개념이다.
'조준'은 프로젝트 아크에서 특히 신기한 개념이다. 조준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사격이 되지 않는다. 우클릭으로 조준을 한 뒤 좌클릭으로 쏴야 한다. 또 조준은 시야 회전도 겸하고 있어 평소에도 적극적으로 쓰며 팀원의 길을 조직적으로 밝혀야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사각지대에서 기습하는 쪽이 굉장히 유리하다. 시야를 먼저 잡고 상대 사각을 찌르는 것이 기본적인 승리 법칙이다. '배그'의 양각과 같고, FPS 게임들의 트레이드 개념과도 비슷하다.
위의 시스템 속에서 팀 시야 공유 시스템은 결정적인 정체성이다. 팀플레이 없이 혼자 모든 상대를 해치우기는 어렵다. 깜깜이 시야 속에서 선공을 잡기 힘들며, TTS도 짧은 편이기 때문. 그래서 전술적 움직임, 시야 및 사운드 확보 가젯의 가치가 높다.
어느 슈터보다도 마우스 감도에 영향을 받을 듯하다. 어느 정도 감각적으로 마우스를 이동한 다음 우클릭을 할 때 그만큼 화면이 회전하기 때문. 조준점을 얼마나 빨리 잡느냐에 따라 에임 싸움도 갈린다.
탑뷰는 굉장히 '고인물'을 이기기 어려운 장르다. FPS에 비하면 에임 중요성은 덜하지만 노하우가 훨씬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프로젝트 아크는 시야를 잡아줄 팀원이 있다면 팀 내에서 내 역할을 해낼 가능성이 커진다.
어느 정도 적응된 뒤로는 팀플레이 영역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우려와 달리 누구나 쉽게 진입할 만한 게임이 될 수 있다. 다만 맵 숙지에 따른 시야 기습은 결국 어느 슈팅이든 한 번에 죽게 만드는 장벽이므로 꾸준한 가이드는 필요해 보인다.
탑다운 슈터만 가질 수 있는 매력은 살리고, 고질적 문제는 어느 정도 희석시켰다. 여기에 정통 슈터의 현실적 재미를 첨가했다. 프로젝트 아크가 이번 지스타에서 보여준 '발상'은 분명 빛난다. 이제 어떻게 게임 완성도를 채워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