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수작 게임을 클리어하는 속도보다 새로 나오는 속도가 빠르다. 전 세계에서 쏟아져나오는 2023년 '갓겜 행진'에 게이머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0월 20일 콘솔 기대작 2개가 동시에 출시됐다. 닌텐도 스위치 플랫포머 신작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와 PS5 오픈월드 액션 '마블 스파이더맨2'이 그것. 이 둘은 출시 전부터 메타크리틱 초기 점수 90점대를 기록하면서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는 2D 마리오 시리즈 역사에서 새 지평을 열었다는 반응이다. 전혀 보지 못했던 독특한 기믹이 게임을 가득 채우고, 이를 상상하지 못한 재미로 엮어냈다. 나올 것이 모두 나왔다고 생각해온 횡스크롤 장르에 또다시 충격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블 스파이더맨2'는 전작의 호평으로 얻었던 기대치를 단박에 뛰어넘었다. PS5 기반 차세대 그래픽과 연출이 액션 어드벤처 한계를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도시 바깥 기동과 근접 액션도 큰 폭으로 발전했다. PS5가 새로운 걸작 독점 타이틀을 얻으면서 콘솔 경쟁에서도 구도 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게임(GOTY, 고티) 경쟁 구도 역시 혼란이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이 상반기 1순위 후보로 자리매김했지만, '발더스 게이트3'이 CRPG 사상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여기에 또다른 GOTY 후보가 하루에 두 개나 튀어나오는 전무후무한 현상이 벌어지면서, 최소 대여섯 종의 걸작 게임이 2023년 동시에 수상을 다투는 진풍경이 벌어질 전망이다. 플랫폼 역시 PC를 비롯해 닌텐도 스위치, PS5 등으로 다양하며 장르가 모두 달라 게임 풍년을 절감하게 한다. 

비주류로 취급된 장르에서도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게임이 속속 출현한 해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아머드코어6: 루비콘의 화염'을 통해 메카닉 액션 흥행과 장르의 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소울라이크 외 장르에서도 정점에 오른 개발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대전격투 장르 역시 시대를 이끄는 걸작이 쏟아졌다. '스트리트 파이터6'가 역대 시리즈 최고 완성도로 극찬을 받은 데 이어, '모탈컴뱃1'이 장르 최고의 그래픽과 연출력으로 무장해 나타나 최고를 다투고 있다.

그밖에 '호그와트 레거시', '바이오 하자드 RE:4', '파이널판타지16', '피크민4', '렘넌트2' 등 유명 IP와 신흥 IP 모두 전작을 뛰어넘는 진화를 달성했다. 심지어 팬들조차 게임성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페이트 사무라이/렘넌트'마저 훌륭한 퀄리티로 나타나며 "올해 무슨 기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설을 재확인했다. 

서구권 커뮤니티에서도 "다른 해였다면 무난하게 GOTY(올해의 게임)를 휩쓸었을 게임 중 다수가 한 자리에서 경쟁하게 됐다"면서 "각종 어워드에서 많은 게임이 아쉬움의 눈물을 흘릴 것 같다"는 반응이 지배하고 있다.

한국 게임계도 예년과 다른 성과가 빛났다. 넥슨의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의 소울라이크 액션 'P의 거짓'이 글로벌 PC와 콘솔에서 존재감을 휘날렸다. 

다른 어떤 해였어도 대한민국 게임대상 확정이라는 말을 듣는 게임 2종이 동시에 나온 것. 유저들은 "모처럼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흥미롭게 볼 것 같다"며 수상 1순위 후보에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 엔데믹과 개발 환경 안정으로 인해, 전 세계 게임계가 완성도 높은 신작 게임 홍수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벌써 연말 게임 시상식이 기대되는 이유다. 놀라운 점은, 2023년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