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8조' 어닝 서프라이즈... AI 개발 속 GPU 생태계 독점
[게임플] 인공지능(AI) 광풍이 불러온 GPU 수요 속에서, 엔비디아의 비행이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에 IT 및 게임업계가 술렁거렸다. 5월부터 7월까지 엔비디아 매출은 135억 1천만 달러(약 18조 원), 영업이익은 68억 달러로 나타났다. 각각 전분기대비 88%, 218% 늘어난 기록이다.
'역대급 실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있었다. 미 증권가는 엔비디아의 매출을 112억 달러 전후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장밋빛 전망마저 아득히 뛰어넘은 것이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원천은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있다. 그래픽카드 속 코어를 담당하는 작은 연산장치다. 생성형 AI가 새 산업혁명을 불러올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면서, 고속 연산에 필요한 GPU 수요가 모든 산업에서 폭증했다.
엔비디아는 이 GPU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점유 중이며, 질적으로는 더욱 대체재가 없다. 1990년대 초부터 게임과 디스플레이 경험 향상 작업을 주도했고, GPU뿐 아니라 프레임워크 등 관련 소프트웨어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점했다.
3분기부터 지금 이상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빗발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47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최근 6개월 증가율이 236%에 달한다. AI 기술 투자가 차세대 산업에 합류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금의 AI 개발 수요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발표 후 "전 세계에 1조 달러에 달하는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이들 모두 가속컴퓨팅과 생성형 AI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GPU는 무조건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신감의 이유다.
중국이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엔비디아의 안정감이 더해졌다. IT시장조사기관 IDC는 중국의 AI 투자 규모가 매년 평균 25% 증가하면서 2017년경 38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갈등이 더욱 심화된다고 해도, 중국 빅테크 업체들이 제재 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대거 선매하고 있어 당분간 수요 폭증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현재 AI를 미래 승부수로 읽고 국가 차원에서 기술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결국, 엔비디아의 단독 비행을 막아설 변수는 타사의 차세대 GPU 개발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인텔과 AMD 등 경쟁사들이 격차 따라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인텔은 지난해 차세대 GPU '아크'를 출시하면서 구도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엔비디아 역시 GPU의 세대 진화를 계속하는 한편, 개발 생태계를 엔비디아 제품으로 일원화하면서 영향력을 더욱 굳히고 있다. AI 시대를 향한 엔비디아의 GPU 아성은 당분간 그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