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쳐', '레드 데드 리뎀션', '엘더스크롤' 등 명작 요소 다수 활용
아류작 평가 피하기 위한 정면돌파... 기대와 함께 우려도 일어

[게임플] “하나의 게임으로 모든 RPG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요? (What if one game was just, like, ALL of the RPGs at once?)”

지난 23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의 게임플레이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서문은 이를 본 한 외신 기자가 남긴 말이다. 실제로 이번 붉은사막의 트레일러에선 앞서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넘어 황홀감을 선사했던 명작들이 남긴 여운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을 여러 군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레일러는 펄어비스가 ‘검은사막’을 통해 입증한 강렬한 전투 연출로 시작된다. 인게임 시네마틱 이후 3인칭 시점에서 펼쳐지는 전투 장면 속 특유의 섬광이 튀는 이펙트와 역동적인 동작은 검은사막에서 본 듯한 기시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 외에도 중세 유럽 분위기의 판타지 세계에서 등장한 한눈에 봐도 한국의 무당임을 알 수 있는 복장과 조형물, 스치듯 지나가는 익숙한 자이언트 종족의 풍채에서도 이 게임이 검은사막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붉은사막은 여러 유명 게임에서 다뤄진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전면에 배치한다. 말 위에서 이뤄지는 전투와 액션은 ‘위쳐’ 시리즈와 ‘마운트 & 블레이드’ 시리즈를 연상시키며, 마을의 경비병들을 공격해 범죄 등급을 높이거나 다른 이의 마차를 뺏어 타는 모습은 ‘GTA’와 ‘레드 데드 리뎀션’ 등 락스타게임즈의 게임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물의 외벽을 타고 매달리는 자세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유구한 전통과 완벽히 일치하며, 한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우뚝 선 보스를 붙잡고 올라가 상대하는 모습은 ‘완다와 거상’에서 종일 봤던 그것이다. 또 망루 위에 올라 포효하는 용의 모습에선 ‘엘더스크롤: 스카이림’의 도입부 명장면이, 하늘 위를 장식한 부유하는 암석들 틈으로 떨어지는 모습과 ‘울트라 핸드’와 유사한 시스템에선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떠올랐다.

앞서도 다뤘듯 이러한 연출은 하나의 메시지를 함축한 다분히 의도적인 전략이다. 앞서 서구권 게이머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던 쟁쟁한 명작들이 역사를 장식한 현재, 붉은사막은 자신이 누구와 경쟁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들의 아류작으로 전락하는 것 대신, 오히려 이들과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호기로운 도전 의지를 이를 통해 전하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번 트레일러를 통해 붉은사막은 많은 해외 게이머들의 관심과 기대를 충분히 높였다. 이번 게임스컴 전야제를 장식한 유명 게임들에 밀리지 않을 정도다. 다만 기대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우려도 일었다. 이미 이들은 여러 장르의 게임들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크래프토피아’의 트레일러에 속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처럼 풍선처럼 부푼 기대가 순식간에 빠지고 실망만이 남을지, 혹은 기나긴 기다림 끝에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만나게 될지에 대해 전 세계 게이머들의 추측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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