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기사 같은 묵직한 조작감, 실력 부담 줄이고 전략성 높여
대포, 영웅 변신 등 전황 바꿀 변수 존재... 전략적 판단이 승리의 핵심

[게임플] 첫 출전이었다. 하지만 전황에 맞게 판단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지난 18일, 넥슨에서 개최한 ‘워헤이븐’ 미디어 시연회에 참가했다. 기자는 워헤이븐을 처음 접한 신규 유저였지만, 나머지 참가자는 대부분 앞서 게임을 접했던 선배 기자들이었다.

게임에 대한 이은석 디렉터와 임덕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간단한 소개 이후, 튜토리얼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됐다. “조작감이 무겁다.” 워헤이븐에 대해 느낀 첫인상이었다.

대쉬는 없고, 공격엔 딜레이가 제법 크다. 실제로 무거운 갑옷을 입고 무기를 휘두르는 느낌이었다. 신속한 이동과 즉각적인 조작감이 스타일리쉬의 표준이 된 현시점에서, 워헤이븐의 조작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달리 말하면, 빠른 액션 게임에 익숙한 유저에겐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 더 해보니 이런 조작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워헤이븐은 다대다 전투를 기본으로 한다. 한 번에 여러 명이 뭉쳐지는 전선이 형성되는데, 조작 속도가 빠르면 혼란스럽다. 느리게 이동하며 진영을 구축해 싸우는 단체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게임의 조작을 느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튜토리얼과 여러 게임을 거쳐 최종전인 시한 쟁탈전에 참가했다. 시한은 가운데 거점을 두고 싸우는 전장으로, 거점을 오래 차지한 팀이 승리한다. 거점 주변에는 빠른 리스폰과 대포를 사용할 수 있는 보조 거점이 있어 이를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시한은 포격 시 가운데 거점이 무너지는 기믹이 있어 전황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게임이 시작되면 유저는 6개의 병종 중 하나를 선택해 전장에 참여할 수 있다. 공방의 밸런스가 좋은 두손검 ‘블레이드’, 사거리가 긴 창 ‘스파이크’, 느리지만 강력한 공격이 가능한 망치 ‘워해머’, 빠르게 진입해 공격할 수 있는 단검 ‘허시’까지 네 병종이 공격 역할을 맡는다. 군중을 제어하고 전선을 지키는 방패 ‘가디언’과 아군을 치료할 수 있는 향로 ‘스모크’가 지원 역할이다.

기자는 우직하게 가디언을 선택했다. MMORPG에서 탱커 역할을 주로 맡았었기에 가디언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다. 후에 알고보니 유저 테스트 당시 최악의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병종이었다.

병종을 선택하면 스폰될 지점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일단 가운데 거점으로 향하는 쪽을 선택했다. 스폰 지점에서는 초록색 화살표를 따라가면 거점으로 갈 수 있었다. 거점에 달려가니 금세 전선이 형성됐다.

전투에 참여해 보니, 선공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섣불리 무기를 휘두르면 이어지는 딜레이엔 꼼짝없이 적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적절하게 스킬을 활용해 반격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했다.

어찌어찌 거점을 먹고 나서 대포 거점을 먹기 위해 이동했다. 그런데 가는 길을 몰라 한참을 헤맸다. 보조 거점들은 중심 거점 좌우에 있는데, 거점과 거리가 제법 된다. 스폰 지점에서 초록색 화살표로 방향을 보여줬듯 거점으로 향하는 길은 표시를 해주는 게 필요해 보였다.

치열한 접전 중에 가운데 거점에서 기자를 제외한 모든 아군이 전사한 상황이 닥쳤다. 적군은 멀리서 진열을 다듬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오는 위기의 순간, 과감하게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먹바람으로 변신한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화면 아래쪽에 게이지가 차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궁극기’ 개념으로 이 게이지가 모두 차면 영웅 중 한 명을 골라 변신할 수 있다. 검과 방패로 어느 상황에서든 꺼내쓰기 좋은 ‘마터’, 유일한 원거리 공격 영웅 ‘레이븐’, 대규모 부활이 가능한 힐러 ‘호에트’, 그리고 기자가 선택한 ‘먹바람’까지 총 네 명의 영웅이 존재한다.

먹바람은 말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며 진영을 무너뜨리는 영웅이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길게 누르면 창을 세우고 적에게 돌진하는데 이때 게이지에 따라 추가 공격이 가능하다.

“어차피 죽을 거 곱게 죽진 않겠다”는 일념으로 다가오는 적진을 들이받았다. 한번 돌진할 때마다 두세 명의 적이 꿰뚫렸다. 조작이 어려워 힘들게 방향을 돌려가며 두세 번 돌격했더니 전황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고군분투하는 사이 아군이 합류하면서 거점을 지켰다.

스코어 보드를 보니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개발자들 사이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기분은 좋았지만, 대체 어떤 기준에서 점수를 얻은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른 게임처럼 게임 중간에 점수를 얻었다는 알림이 필요했다.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마다 곳곳에서 환호성이 나왔다. 조작 속도가 느리고 묵직한 만큼 전황에 맞는 전략과 판단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얻는 승리의 성취는 값졌다. 비록 아쉽게 지긴 했지만, 게임을 처음 접한 신규 유저도 1등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워헤이븐은 누구나 부담 없이 다대다 백병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피지컬 만큼이나 전략과 변수가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는데, 그것이 불합리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 워헤이븐은 하반기 얼리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6월 20일부터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얼리액세스 체험판을 무료 공개하고 마지막 완성도 점검을 위한 피드백을 받는다. 앞서 다룬 부분을 비롯해 아쉬운 점들이 잘 개선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대다 전투의 매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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