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다운 뷰 속에서 보인 전술 슈팅 잠재력, 뼈대는 이미 매력적
누구나 편하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구조만 마련한다면

크래프톤이 내놓은 탑다운 뷰 슈팅, 아직 만들어가는 단계다. 하지만 가능성은 선명하다.

'PUBG: 블라인드스팟'이 게임스컴 2025 출품과 함께 체험판 운영에 한창이다. 지난해 탑뷰에서 즐기는 택티컬 슈팅 포지션으로 지스타 시연을 실시해 신선한 이목을 끌었고, 올초 추가 테스트를 진행한 게임이다. 매번 콘텐츠와 시스템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정식 출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번 체험판에서는 신규 캐릭터 4종과 맵을 추가하고, 볼팅 액션 등 조작 체계와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향상해 본격적인 팀 슈팅 구조를 완성했다. 게임스컴에서도 크래프톤 부스를 통해 실시간 게임 시연과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다.

캐릭터별 기술과 가젯을 조합해 방어 구조물을 설치하거나 이를 뚫고 들어가는 공방전을 구현했고, 시야와 반응으로 승부가 갈리는 슈터의 재미도 살렸다. 지형 파괴를 이용한 전술 자유도가 높아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탑뷰 버전이라는 평가도 흔하게 나온다.

22일 한국 스트리머 참여 이벤트 대회가 예정되어 있고, 게임 공략도 점차 연구되면서 미리 플레이를 겪고 게임을 키워나갈 가치가 충분하다. 현재 체험판은 9월 2일까지 누구나 스팀에서 참여할 수 있다.

■ 완전한 '탑뷰 레식'을 위한 뼈대는 갖췄다

통칭 탑뷰 레식이라고 불리는 포지션에서 갖출 수 있는 장점은 보다 친숙한 접근성이다. 갑자기 천장이나 바닥이 뚫리면서 의문사를 당하는 일은 없다. 시선을 집중하는 축이 2차원으로 고정된 것만으로도 장벽은 크게 사라진다.

이번 체험판 업데이트를 통해 공격과 방어 전용 캐릭터가 나뉘었는데, 이 역시 레식 시즈 시스템과 유사하다. 장기적으로 환영할 만한 변화다. 당장은 캐릭터 수가 적어 체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라운드마다 캐릭터를 바꿀 수 있도록 해 캐릭터 연습과 전략 변경이 더욱 원활하도록 했다.

새로 추가된 볼팅 액션도 게임 방향성에 신뢰를 준다. 스페이스 바로 장애물을 바로 뛰어넘어 이동하는 조작이다. 탑뷰 특성상 방향을 바꿔가며 이동할 때 조작감이 불편했는데, 더 간편한 위치 변경으로 급박한 전황 변화에 대응이 편하게 됐다.

이번 체험판으로 택티컬 슈터의 특징을 탑다운 뷰와 밀접하게 연결시킨 느낌을 준다. 방과 방으로 연결되어 수많은 진입 경로가 존재하고, 각을 지워나가는 플레이가 필수로 요구된다. 방어 팀이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으로 핵심 루트를 차단하고, 공격 팀이 창의적으로 활로를 열어나가는 전술적 구조가 원활하게 돌아간다.

■ '깊은 택티컬' VS '편한 접근성', 그 사이 갈림길에서

FPS에 비해 3인칭 탑뷰가 가지는 장점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서 시작할 때 성공 문법이 나온다. 주변 전황 파악이 쉽고, 팀원 시야를 바로 공유 가능하며, 맵만 잘 공부하면 전술을 맞춰나가기 쉽다. 요약하면 '하드코어한 소통이 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가장 큰 과제는 플레이를 오래 즐길 동기가 무엇이냐다. 더 낮은 장벽으로 전술적 슈터를 경험한다는 것은 분명 잠재력이다. 단, 파고드는 맛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결국 깊은 게임성과 쉬운 접근성 중 한 쪽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왕이면 더욱 가벼운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아 보인다. 코어 유저를 위한 시장에 뛰어들 경우 FPS 계열에서 더 경쟁력 큰 게임들이 존재하기 때문. 정식 출시까지 시간이 남은 가운데, 누구나 재미있겠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합류할 수 있는 패치를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도달하지 못한 재미'를 향해 나아가는 게임

앞으로 총기 밸런스 안정화는 핵심 과제다. 각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총이 고정되기 때문. 여기에 더해 사격 반동도 조작이 편하도록 조정해나갈 필요가 있다. 맵 역시 어느 정도는 직관적인 구조로 추가 개편해도 좋을 듯하다. 신규 맵 요트는 초심자 기준에서 미로 속을 걸어가는 기분이었다. 총기 관련 음향도 추가 개선은 필요하다. 

그동안 탑다운 슈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끈 경우는 드물다. 누구나 '양학' 걱정 없이 쉽게 참여하면서 자유로운 플레이를 배워나가도록 촘촘한 설계를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블라인드스팟은 모처럼 그 과제를 단계별로 완수하고 있는 게임이다. 아직 빈 지점은 많다. 하지만 이 정도로 뼈대를 갖춘 것만 해도 현재 시점에서 반갑다.

튜토리얼을 꾸준히 보강하고, 누구나 부담 없이 게임을 즐겨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다듬는다면 오직 '블라인드스팟'만의 포지션을 확보할 잠재력이 보인다. 'PUBG'가 배틀로얄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듯,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의 끝에 도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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