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진실 공방, 여론 뒤집힌 뒤 공식 발언 전무
마침표 없는 흐리기... 사실과 다르면 해명 필요, 잘못 맞다면 사과 필요

너무나 당연히 공식 입장이 나오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열흘 넘게 아무 반응이 없다. LCK 정규 시즌 개막일까지도 T1은 침묵을 지켰다.

'제우스' 최우제 선수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제우스와 그의 에이전시 더플레이 측으로 여론이 기울며 일단락되고 있다. T1에서 한화생명 e스포츠로 이적하는 과정에 대해 양측 의견이 충돌했고, 3월 22일 더플레이가 구체적인 타임라인과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T1발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T1은 지난해 11월 조 마쉬 CEO가 AMA를 통해 에이전트가 당연한 일들을 지키지 않았고 우리 제안에 대답이 없었다며 더플레이를 저격한 바 있다. 또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다른 팀처럼 탬퍼링을 하거나 다른 팀의 탑 라이너에게 먼저 연락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관련 이적 공방을 암시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탬퍼링 의혹을 확신으로 굳힌 팬들의 대규모 비난이 제우스를 향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T1은 반론 기회를 제공한 'G식백과' 질의에 3주간 대응하지 않았고, 더플레이 자료가 공개된 뒤에도 현재까지 반박 및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진실게임 속 수많은 루머에 시달린 '제우스' 최우제
진실게임 속 수많은 루머에 시달린 '제우스' 최우제

목소리가 한 번 나온 적은 있다. 타 매체를 통해 "조 마쉬의 AMA는 한 곳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업계 관행에 대한 우려 '의견'을 표한 것"이라며 "제우스 선수에게 상처를 주고 불필요한 의혹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정정 발표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응은 공식 답변이 아니며, 특정 책임자의 이름 없이 대리인을 통한 발언이었다. 또한 진실 공방에서 상대를 먼저 비판한 것도 T1측이었다. "해외 관계자들도 경솔하게 제우스를 비난한 사실을 직접 사과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논쟁의 중심에 섰던 T1이 침묵하는 것이 맞느냐"고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제우스를 위해 더 말하지 않는다"는 말도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플레이의 주장이 모두 맞을 경우 T1과 조 마쉬 CEO는 거짓을 사실처럼 말해 제우스의 명예를 떨어뜨린 것이 된다. 오해가 있었다면 해명이, 정말 잘못이라면 사과가 필요해진다.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밝힌 선수 및 가족 입장과도 정면으로 엇갈린다.

침묵을 지키는 사이 LCK 정규 시즌은 시작된다
침묵을 지키는 사이 LCK 정규 시즌은 시작된다

더플레이의 세밀한 자료 제시가 나온 3월 22일 이후, 지금까지 T1이 공식으로 취한 행동은 없다. 한 선수에게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졌던 사건의 중대함을 감안할 때 명백히 비상식적인 행위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직전에 공개된 조 마쉬 CEO의 선수 기용 변화 발표도 불안한 여운을 남긴다. LCK컵에 투입되어 활약한 신인 대신 기존 주전 기용으로 방향을 바꾼 것. 다만 이것이 코칭스태프와 의견이 달랐고, CEO 차원의 설득이 이루어졌다고 명시된 점이 이례적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구단주 의견이 선수 기용에 반영되는 일은 종종 있지만, 자신이 직접 내 의견으로 넣었다고 공표하는 일은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극히 희귀한 사례"라고 전했다. 어떤 결과든 불화로 번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결정권자 차원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정확히는, 책임을 진 적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제우스가 고통받기 시작한 방아쇠는 T1이 당겼다. 마침표 역시 T1이 찍어야 한다. LCK 정규 시즌은 이제 개막한다. 자칫하면 이런 심각한 일에서 모든 것이 잊혀질 때까지 선수와 팬덤 뒤로 숨는 팀이라고 비춰질 수도 있다. 팀 단위의 현명한 대처를 바라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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