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 5090 700만원까지... AMD, 차세대 라데온 2월 28일 발표
더 좋고 저렴해도 엔비디아에 밀린 역사, 과제는 '드라이버' 안정화

AMD가 가성비를 통해 그래픽카드(GPU) 시장 승부수를 던진다. 하지만 엔비디아에서 선뜻 바꾸지 못하는 이유가 존재한다. 

GPU 하나만 700만원을 써야 하는 현실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최상위 GPU인 RTX 5090은 국내 유통과 동시에 품절 대란을 겪었다. 실제 판매가는 400~500만원 선에서 형성됐지만, 중고 매물로 700만원까지 올려 거래되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3월부터 RTX 5070, 5060 등 보급형 모델 출시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성비가 낮고 초기 물량 부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GPU 구매자들의 고민은 계속된다. 차순위 모델 역시 가격이 치솟을 우려가 생겼기 때문.

RTX 가격 대란에 맞물려 AMD의 그래픽카드 라데온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AMD는 2월 28일 차세대 라데온 GPU RX 9000 시리즈를 공개한다. 출시는 3월 초다. AMD RDNA 4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엔비디아와 차별화된 매력을 강조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인다.

실제 RTX의 공백 사이 라데온을 찾는 발길은 다소 늘었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1월 초 14%에 머물러 있던 AMD 국내 판매 점유율은 2월 초 20%로 반등했다. 특히 RX 7600이 가장 크게 올라 차상위 대안을 찾기 위한 사용자들의 향방을 가늠하고 있다.

단, 라데온을 유의미한 대안으로 확정짓기엔 아직 이르다는 여론이다. 기존에도 가성비에서 앞서는 GPU를 선보였으나 엔비디아 점유율에 흠집이 가지 않았기 때문. 새로운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라데온에게 2가지 선결 과제가 요구된다.

■ 드라이버 문제 - 기술 안정성 이미지 확고해야

라데온 GPU가 쉽사리 추천 대상에 오르지 못한 핵심 이유는 사용 안정성이다. 

출시 초기 드라이버 불안정이 꾸준히 생기고 해결을 위한 편의성도 낮아, PC 관련 깊은 지식이 없는 다수 대중이 사용하기 부담이 컸다. 몇 번의 클릭으로 최적화 업데이트가 가능한 엔비디아 지포스 드라이버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지점이다.

과거 HD 시리즈를 비롯해 RX 5000 시리즈가 나온 2020년경까지 초기 드라이버는 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사양별로 무작위 오류가 자주 발생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드라이버를 수동으로 찾아내 설치해야 하는, 그렇게 해도 완전한 안정을 담보할 수 없는 경우가 오래 이어졌다. 

지난 RX 7000 시리즈 역시 초기 드라이버는 각종 오류에 시달렸고, 이후 개선과 업데이트를 거듭하고 나서야 준수한 안정성을 갖추게 됐다. 다만 안정화 전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저들이 자학을 섞어 "성장형 그래픽카드"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불안정 현상이 무작위로 발생했다는 점도 불안 요소였다. 같은 사양, 같은 조건에서 한 쪽만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려운 GPU' 이미지를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통적으로, 라데온의 약점은 성능이 아닌 소프트웨어였다
전통적으로, 라데온의 약점은 성능이 아닌 소프트웨어였다

■ 게이머 관점의 호환, 여전히 매력 떨어져

하이엔드 GPU를 원하는 수요층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AI 및 그래픽 작업, 다른 하나는 최신 게임 플레이다. 그중에서도 일반인 수요는 후자가 크다. 

게이머 입장에서도 라데온은 위험 부담이 크다. 현세대 대형 게임들이 DLSS는 기본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그밖의 옵션은 보편화가 덜 되어 있다. 그밖에도 전반적인 레이 트레이싱 옵션 퍼포먼스에서 RTX가 앞선다. 실제 성능을 비슷하게 맞추더라도, 유저 시점에서 체감되는 그래픽 효과 차이가 클 수 있다. 

지난 세대 경쟁에서, 라데온 RX 7800XT는 엔비디아 RTX 4070을 '깡성능'에서 앞서면서도 100달러 가량 저렴한 판매 가격을 내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크게 올리지 못했다. 약간의 가격 이득으로는 사용 편의성과 그래픽 옵션 호환의 매력, 그리고 기존 이미지를 타파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라데온이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은 발매 초기에 갈릴 전망이다. 가격 대비 훌륭한 성능을 갖추는 한편, 기술적 안정화가 초반부터 이뤄진다면 이미지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 다가올 3월에 차세대 GPU 왕좌를 지키려는 쪽과 위협하려는 쪽의 공방전이 예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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