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 5090 한국 물량, 중국 중고 거래에 다수 풀린 정황 발견
"한국은 돈 있어도 못 구하는데..." 고환율, 대작 게임 겹쳐 '막막'
신규 그래픽카드인 엔비디아 RTX 5090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 가격 문제를 떠나 물량이 없어 구매가 불가능하다. 그 가운데 중국발 '되팔이'들의 재고 싹쓸이 의혹이 나타나면서 불만이 더욱 치솟고 있다.
RTX 5090은 엔비디아가 CES 2025에서 공개한 최상위 하이엔드 라인 그래픽카드(GPU)다. 1월 30일 공식 출시됐지만 생산량 부족으로 유통이 지연됐고, 본격적인 국내 판매는 현재까지 활성화되지 않았다. 소수 쇼핑몰의 5090 판매 페이지는 모두 품절 상태다.
그 가운데 중국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RTX 5090 상품들이 화제로 떠올랐다. 그중 상당수가 상품 사진 표지에 한국어로 보증 안내문이 적혀 있다. 한국 시장에서 가져온 물건이라는 의미다.
가격은 최대 4만 위안을 넘어서는 제시가 발견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800만원 안팎이다. 국내 최초 시세가 400만원 내외로 예상된 것을 감안할 때 2배 가량 뛴 가격으로 '웃돈'을 얹은 셈이다.
중국 되팔이 업자들의 한국 GPU 침공은 오래 된 문제다. 중국 내 고사양 PC를 원하는 구매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한편, AI 연구 붐으로 인한 수요도 폭증하면서 국외 GPU 물량을 쓸어오기 위한 시도가 자연스럽게 늘었다. 주요 IT 시장 중 압도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받으면서 원성을 샀다.
국내 되팔이 문제도 여전하다. RTX 5090을 약 60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으며, 업자 일부가 50시리즈 단품 판매를 거부하고 재고 상품과 묶어 판매하는 끼워팔기 사례도 나오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RTX 4090, 5080 등 차상위 그래픽카드 역시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50시리즈 물량이 마르면서 다른 타협책을 강구하려는 '풍선 효과'가 발생한 것. 40시리즈 중 인기가 많은 4070 super 같은 모델도 신품이 희귀해졌다.
총판 단계 유통에서부터 유출이 많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중국 내에 풀리는 사재기 물량이 상상 이상으로 빨랐고, 국내를 포함하면 그 양도 매우 많기 때문. 한 유저는 "공식 판매로 나온 물량보다 중고에 웃돈 주고 올라오는 매물 수가 더 많다"면서 "시스템 자체를 손 대지 않으면 일반 구매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TX 5090 품귀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하지만 지난 40시리즈 역시 국내 유통 문제로 인해 다른 국가보다 물량 안정화가 장기간 이루어지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번 50시리즈는 고환율 사태도 겹치면서 더욱 출혈이 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이머들의 시름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이달 말 '몬스터 헌터 와일즈', 하반기 'GTA6' 등 고사양을 요구하는 대작이 쏟아지면서 최신 GPU 장착이 절실해졌기 때문. 반면 GPU 물량은 모델을 불문하고 역대 최악의 품귀로 흘러가고 있어 당분간 PC 업그레이드를 향한 갈망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