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기밀 유출 의혹 커지며 전방위 공포... 발 빠른 차단 나서
차세대 AI, '저비용 고효율' 모델 승부수 떠올라

한국 정계 및 ICT 기업들이 '저비용 고성능' AI 전쟁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딥시크' 기밀 유출 공포로 차단 물결이 확산되는 시점과 동일하다.

지난 12월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발표한 동명의 언어 모델은 글로벌 AI 산업에 충격을 전했다. 오픈AI 모델에 근접한 기능을 보이는 동시에, V3 모델 개발비가 80억 원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 미국 트럼프 정부가 향후 4년간 AI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670조 원과 극명한 차이다.

모델 학습에 들어간 GPU는 엔비디아 H800 2천여 개에 불과했다. 오픈AI 등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10만 개 가까운 GPU를 사용한 분야다. 전문가혼합(MoE) 기술과 8비트 부동소수점 방식으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 전 세계 핵심 연구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상황이 반전되면서 '딥시크 포비아'가 퍼져나가고 있다. 사용자 개인정보를 중국 국영통신사 차이나모바일로 전송할 수 있는 코드가 딥시크에 숨겨졌다는 페루트 시큐리티의 보고가 나오면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연방의회가 딥시크 사용을 법으로 막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알렸다. 딥시크 앱을 미 정부 기관 기기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만일 딥시크 코드 전송이 사실일 경우, 정부 기관 사용은 국가 기밀 다수가 빠져나갈 만큼 치명적이다.

중국 당국도 해명에 나섰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중국 정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중시하고 법으로 보호하며, 지금까지 기업과 개인에게 데이터를 불법 수집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자국 신용도와 함께 최근 '틱톡' 사례가 영향을 미치면서, 구도는 점차 중국과 국제 사회의 AI 힘싸움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미 연방의회는 사용자 정보가 중국에 몰래 수집될 가능성으로 인해 틱톡 앱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빠르게 딥시크를 받아들였던 한국은 더욱 시급하게 차단에 나선다. 5일 국방부과 국정원을 비롯한 정부 부처는 인터넷이 연결된 업무용 PC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주요 금융권 은행들 역시 한 발 앞서 모든 망에서 딥시크 접속을 원천 차단했다. 이어 검찰청 등 사법계, 지자체, 일반 사업체까지 전방위적인 딥시크 차단이 진행되고 있다.

딥시크가 전방위 차단되면서 '저비용 고성능' 포지션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도 치열해진다. 이미 각종 개발 업무에서 AI가 유용하게 쓰이는 가운데, 비용을 절감하되 최고 수준 효율을 누리기 위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6일 열린 국내 AI산업 경쟁력 진단 간담회에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엑사원 3.5 32B 모델 개발 비용은 70억원"이라고 밝혔다. LG 계열사 임직원이 사용하는 AI 모델로, 맞춤형 프롬프트 추천과 데이터 분석 처리 기능을 통해 다양한 직무를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엑사원 3.5는 지난해 12월 공개했으며, 같은 달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딥시크가 사용한 전문가혼합(MoE) 기법을 통해 효율적인 계산과 학습으로 저비용 모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밖에도 국내 기업의 '포스트 딥시크' AI 개발은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딥시크가 보여준 모델 학습법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다만 아직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산업 법안,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밀리는 시장 확대 능력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장은 6일 간담회에서 "미중 패권전쟁 속에서 중국 AI가 멀티 LLM으로 승산이 없기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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