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의 서비스 약관 개정이 불러온 소셜 플랫폼 AI 학습 논란
X(구 트위터)의 최근 서비스 약관 개정으로 창작자 커뮤니티가 혼란에 빠졌다. 개정된 약관에 따르면 사용자가 게시한 콘텐츠를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창작물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치열한 AI 경쟁 속에서 개인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는 현실을 반영한다.
지난 17일 X의 서비스 약관 개정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개정된 약관에 따르면, 사용자가 X에 콘텐츠를 게시할 경우 X는 해당 콘텐츠에 대한 비독점적, 무상 라이선스를 부여받으며, 이를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모델 훈련에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사실 X의 사용자 데이터 수집 논란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되었으며, 두 달 후인 9월 약관 개정에 이미 관련 내용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창작자 커뮤니티의 반발이 더욱 거세진 이유는 명확하다.
이전까지는 옵트아웃(정보 수집 거부)을 통해 자신의 콘텐츠가 인공지능 훈련에 사용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었으나, 이제 그 기능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EU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는 이 기능을 더 이상 설정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X만의 문제는 아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 역시 사용자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지난 9월 메타는 영국 사용자의 공개 게시물을 AI 학습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고 직후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현재 디지털 서비스법(DSA)과 디지털 시장법(DMA)을 통해 디지털 환경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 EU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사용자의 공개 게시물 대부분이 AI 학습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X는 최근 EU의 DMA 게이트키퍼 지정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게이트키퍼란 디지털 시장에서 일정 이상의 지배력을 가진 거대 플랫폼에 부여되는 지위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면 제3자 접근 허용, 데이터 이동성 보장, 자사 서비스 우선 노출 금지 등 DMA가 요구하는 엄격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또한 규제 준수를 위한 추가 비용 부담과 함께, 규제 위반 시 최대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현재 구글 알파벳, 틱톡 바이트댄스를 비롯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6곳이 EU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상태다. X는 3월부터 자사가 게이트키퍼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고, 결국 이를 벗어남으로써 EU의 규제에서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X가 모든 규제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EU의 DSA를 준수해야 한다. 서비스 약관에서도 EU 사용자는 DSA에 따라, X의 특정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EU는 DSA 규제 위반 혐의로 X를 조사 중이다. 위반이 확인될 경우 최대 매출의 6%에 가까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최근 18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EU는 이 벌금을 X의 매출이 아닌 일론 머스크의 다른 사업 매출을 포함해 6%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활용과 AI 학습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메타와 X의 AI 학습 정책은 창작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창작자들이 AI 활용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대안적 소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보인다.
AI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창작자와 사용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목소리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